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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위기 말씀사역자 임명 소감문

4진 안영수 지파 곽현구 집사

 

꿈을 꾸었습니다.

제가 짙은 남색 계열의 정장을 입고, 마이크를 손에 들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무언가 말을 전하는 장면이 스치듯 지나가는 그런 꿈이었습니다.

2007년까지 저는 세상 속 즐거움을 누리며 그 곳에서의 성공을 꿈꾸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해 마지막 날, 친구의 간곡한 부탁에 마지못해 나간 어느 송구영신 예배 자리에서 제 삶의 방향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여호와께 그의 이름에 합당한 영광을 돌리며 거룩한 옷을 입고 여호와께 예배할지어다."

시편 29 2절 말씀이 제 손에 쥐어졌습니다.

연금술사라는 책에 나오는 세상이 내게 주는 메시지를 찾고 있던 저는 이 말씀이 바로 그 것임을 깨닫고 교회에 나가기로 그 자리에서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신앙 생활을 시작한 지 몇 개월이 지났을 때 처음 말씀드린 그 꿈을 꾸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왜 그 꿈을 주셨을까요? 저는 저를 부르신 목적, 즉 말씀전하는 자를 목표로 삼으라는 하나님의 뜻을 전하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당시 말씀전하는 자는 오직 목사님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던 제 가슴 속에는 하나의 커다란 괴로움이 일었습니다. 목회자의 길을 가야하는 것인가? 그 길을 정말 원하시는 것인가? 당시 신혼이었던 저와 아내는 이 점에 대해 서로 의견을 달리했기에 제 생각만으로 그 길을 갈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늘 가슴 한 켠에 그 꿈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신앙 생활 시작한 지 2년이 막 지난 무렵, 직장 문제로 제 가족은 대전에서 아무 연고가 없는 안성으로, 그리고 그 후 3년 뒤 직장내 이동에 따라 용인까지 옮겨오게 되었습니다. 이 곳 용인에는 생명샘 교회가, 그리고 이 교회 안에는 평신도 말씀사역자 분들이 계셨습니다. 세상 말로 이럴 운명이었나 봅니다.

 

말씀을 공부하고 준비하면서 주시는 여러 은혜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결국 사람이다라는 것입니다. 레위기에 따르면 여호와의 계명 중 하나라도 부지 중에 범하거나 여호와의 성물에 대해 부지 중 죄를 지은 자는 그 때마다 속건제를 드려야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말씀은 이제 사람이 성전이며 우리가 산 제물이 되기를 원하십니다. 그렇기에 성전이자 성물인 나를 죄로 더럽혔다면 의무제인 속건제를 반드시 드려야 합니다. 비단 나에 대한 문제만은 아닙니다.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하나님의 성전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남의 신체에 상해를 가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내가 말로 남에게 상처를 주거나 마음을 아프게 했다면 이 또한 성전 훼손죄로 속건제를 드려야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것은 생각치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도 거룩한 하나님의 성전이자 성물임을 깨닫는다면 결코 남에게 함부로 행동하거나 말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비단 레위기만 그 말씀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 전체가 고귀한 존재인 이웃 사랑에 대해 말씀하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 나가시기 때문에 내가 소중한 만큼 남도 소중함을 알게 하려 하시는 것 같습니다. 결국 제 행동과 말 한마디 한 마디를 조심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이 것이 이웃을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메시지와 연결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소감문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다는 것이 기쁨이기도 하지만 부담이 많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말씀을 전하는 자로서 그 말씀대로 살고 있음을 제가 먼저 보여야 한다는 거룩한 부담도 있고, 혹 제가 전하는 말이 잘못 전달되거나 제 생각이 전달되어 하나님의 원 뜻과는 멀어지면 어쩌나 덜컥 겁도 납니다. 그러나, 이 것이 하나님께서 저를 부르신 뜻, 하나님의 비전임을 알기에 그저 묵묵히 따라가려 합니다. 구약 시대에 살고 있었다면, 나는 외인이요 소망도 없고 하나님도 없는 자로서 결코 누리지 못할 것들을, 이젠 다행히도 이 시대에 살고 있어 이 모든 것들을 누리고 또한 저 같은 존재가 레위기 말씀 전하는 자가 될 수 있음에 참으로 감사함을 느낍니다.

마지막으로 이 말씀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과연 제가 그 꿈에 적합한 자인지 수백 번 제 자신과 하나님께 되물었습니다. 어떻게 이루어 가실 지 도무지 알 길이 없어 고민도 하고, 저의 부족함으로 이 일을 포기할까 수없이 생각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그 꿈을 그저 붙잡고 있었더니 하나님께서 모든 일의 계획과 그 필요 과정에 맞춰 살도록 하셨고,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다 보니 어느새 그 꿈이 현실이 되어 있더라는 것입니다.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하셨습니다. 앞으로 또 어떻게 펼쳐 나가실 지 알 수 없지만, 그 부르신 소망을 따라 계속 힘써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