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나눔


러시아 공소대 소감문


6 진 임 광래목사


톨스토이, 도스 도예프스키, 푸쉬킨의 나라. 부드러운 자작나무가 많이 있는 나라, 대문호들을 배출한 나라이지만, 90여년의 사회주의 시대를 보내면서 서로에 대한 비판과 충고가 강한 나라. 수업 시간에도 서로에 대한 비난과 비평을 서슴지 않은 나라.


러시아 사역이 결정 되었을 때 마음 가운데에 많은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과연 그 사람들의 언어를 바꿀 수 있을까? 쉽게 배우지 못하는 마음을 알기에 더욱더 걱정은 앞섰습니다.


광주 지역에서 사역하시는 세 목사님 부부와 함께 러시아 공소대 사역으로 동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를 제외한 여섯 분은 가까운 지역에 사시기 때문에 수시로 모여서 사역에 대해 나누고 기도하고,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저는 여건상 모임에 자주 참석할 수 없었고 개인적인 준비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공소대 세미나가 시작된 아침. 사역자들은 예정보다 두 시간이나 먼저 일어나 함께 모여서 기도하고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무엇보다 사역자들끼리 먼저 지지하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충분히 마음을 나누고 하나님만을 의뢰하는 기도로 사역을 시작하였습니다.


강의가 시작이 되고 한국 사람들에게도 설명하기 어려운 개념들을 통역을 통해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통역하시는 분은 책을 번역하시면서 대부분의 개념을 파악하고 계셨고 큰 무리 없이 의미 전달이 되었습니다. 강의에 집중하는 모습에서 소그룹의 가능성을 보았고, 가끔씩 있는 질문에서 세미나에 대한 열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소그룹을 걱정했지만 전체 강의와 마찬가지로 소그룹도 부드럽게 진행되어졌습니다. 칭찬과 지지를 하는 시간.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런 칭찬을 들어 본다면서 얼굴을 붉히는 목사님. 피드백을 하면서 어쩔 줄 몰라하는 학생들. 공감 소통 대화법, 그 중에서도 공감 5단계가 어떤 위력이 있는지 소그룹을 통해 참석자들 모두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통역으로 참석하셨던 장로님은 몇 달 동안 대화가 끊긴 아들과의 대화를 단 한번의 5점짜리 대화로 관계가 회복되기도 하셨습니다.


제일 많이 염려했던 시연시간, 7명의 사역자 사이사이에 3명의 통역자가 앉았습니다. 공소대 역사상 전무후무한 통역을 대동한 시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감성어를 비롯한 한국 사람들의 정서를 얼마나 전달 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역시 기우였습니다. 시연이 끝나고 참석자들의 평가와 피드백 시간. 지금까지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한 언어와 태도로 이야기 하는 사역자들을 보고 한국이 아닌 화성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에 꼭 필요한 대화법이라고 피드백을 하였습니다.


참석자들의 시연에서는 서로의 아픔을 나누면서 시연에 참석한 사람들과 관람하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눈물을 훔쳤습니다. 대화의 중요성, 공감하고 지지하고 격려하는 말의 힘을 새롭게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34일 동안의 세미나를 통해 삶 전체가 변화될 수는 없지만 참석자들의 언어의 문제점을 발견하게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아무쪼록 뿌려진 씨앗들이 자라서 열매를 맺어 동토의 땅 러시아에도 아름다운 하나님의 언어가 끊임없이 재생산되어지길 기대합니다. 공소대를 가르쳐 주시고, 섬길 수 있게 해 주신 담임 목사님과 여러 가지 모습으로 함께 해 주신 사랑하는 성도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