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나눔

영적 갈급함이 너무 심했던 요즘 갑작스럽게 4진의 요코하마 아웃리치팀에 합류를 하게 되었습니다. 일행보다 하루 늦은 출발이었기에 일본으로 향하는 비행기는 홀로 타게 되었고, 준비는 많이 하지 못했지만 일본땅을 향하게 하신 주님의 뜻이 반드시 있으리라 믿으며 인도해주시기를 기도를 했습니다. 바쁜 생활로 자꾸만 쫓기고 마음의 여유를 갖지 못하는 내 모습이 꼭 땅의 것들, 육신의 것들, 유한하고 없어질 것들을 매이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는, 짧지만 마음을 정비하는 2시간의 일본행 비행으로 요코하마 단기선교가 시작되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이미 전도활동 중인 장년분들과 임동호 목사님 일행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임동호 선교사님께서 동경지역에서 거점으로 삼은 지역 역주변을 두루 돌며 땅밟기 및 전도지 나눠주는 사역을 하였습니다. 교회에서는 잘 뵙지 못했지만 뜻밖에도 일본에서 인연을 시작하게 된 생명샘교회 집사님, 권사님들과의 동행이 그렇게 시작되었고, 이후로 3박4일을 함께 하며 믿음의 선배님들로부터 생활 속에 베인 신앙인의 자세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늦은 시각까지 지체들을 섬기기 위해 맛나를 준비하시는 모습, 특송을 은혜롭게 하기 위해 연습에 연습으로 노력하는 모습, 지친 지체들에게 재치 있는 말솜씨로 웃음을 선사하는 모습, 서로를 격려하고 아픈 지체를 위해 순간순간 기도하는 모습 등등. 생명샘 공동체에 일원임에 새삼 자부심과 감사함이 느껴지는 시간들이었습니다.
둘째날부터 요코하마 요한교회 한국인 일본인 지체들과 같이 1:1 관계전도를 나가게 되었습니다. 교회와 가까운 젊은이들이 주로 다니는 번화 지역으로 전도지를 들고 나가 한 명 한 명에게 다가가는 방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전도지에 소개된 일명 Gospel Night(복음의 밤)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며 관심을 일으킨 후 자연스럽게 4영리를 제시하여 영접까지 돕는 전도방법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요코하마 교회가 청년 위주의 교회이기에 전도대상은 지속적인 케어가 가능한 젊은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먼저 교회 프로그램을 설명하며 동아리 같은 느낌을 전달하여 교제를 트는 것인데, 내용은 한중일 외국인들이 모여 찬양하고 기타반주와 각국의 요리를 배우고 언어도 교환하는 좋은 프로그램이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하였습니다. 거부감 없이 관심을 일으킨 후 성경과 복음에 대하여 접한 바가 없거나 적은 일본인들에게 복음을 제시하고, 그 중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사람에게는 그 자리에서 영접기도까지 시키었고, 관심은 보이나 강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지속적인 관계유지를 위하여 연락처 교환 등 상황에 따라 전도방법을 다양하게 마련해 두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전도 방법은 감탄사를 연발할 만큼 체계화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더욱 놀랄 일은 전도의 방법 뿐 만이 아니라 이러한 전도가 생활화 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일주일에 3~4번은 정해진 스케쥴대로 마치 일상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전도를 나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르바이트와 수업을 피해 정해진 시간에 지하철역에서 삼삼오오 모여들어 마치 밥을 먹고 학교를 가듯 일상처럼 전도를 행하는 그들에 모습에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전도를 마치 큰 이벤트인 것처럼 부담감을 잔뜩 갖고 실제로 잘 행하지도 못하는 내 모습에 부끄러움이 한없이 밀려왔습니다.
한 자매가 일본인에 다가가 이야기를 꺼내려하자 '괜찮아요' 라고 말하며 무시한 채 가버리는 뒷모습에, '안괜찮은데 나중에 천국 못가면 후회할텐데'라고 발을 동동 구르며 안타까워 했습니다. 그 순간 지난해 연말 전도를 나갔을 때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정반대의 모습으로요. 제가 몸 담고 있는 공동체인 영어예배에서도 지난 12월 말 전도를 나갔습니다. 크리스마스를 막 지난 눈오는 주일 저녁에 전도지를 붙인 캔커피 준비하여 10여명 가량이 구성역을 향했습니다. 그 때의 내 모습. 연속이 아닌 그 하루에 그치는 전도행사를 준비하며 의견조율에 뭐 그렇게 힘들어했는지.... 전도에 나가서는 추위 때문에 얼마나 빨리 끝내고 싶어 했는지.... 그리고 복음을 제시하기는 커녕 무시하지 않고 손에 든 캔커피를 받아주기만 하고 교회 오라는 말을 건성으로라도 들어만 주는 것에 얼마나 감사함 혹은 뿌듯함을 느꼈는지... 영혼구원에 대한 간절함 없이 형식상으로 전도행사에 나간 것은 아닌지 하는 자책감에 멍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영혼구원에 애가 타는 그 자매의 모습을 보며 지난 전도 때의 내 모습이 오버랩 되는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요한교회 지체들에게는 그 열정이 느껴졌습니다. 일본 복음화의 1세대로서 누군가에 의해 전도되었고, 이제는 본인들이 그 전도에 힘써 양육으로까지 이어나가고자 하는 뜨거운 열정이 있었습니다. 박승호 목사님께서 왜 일본으로 단기선교를 가게 하셨는지 이해가 자연스레 이해가 되었는데, 바로 이 전도에 대한 스피릿 때문일 것입니다.
체계화된 전도훈련, 양육 프로그램, 순장, 보조순장 등으로 연계된 탄탄한 조직구성 등 감탄한 것은 한 두가지가 아니지만 이 무엇보다도 배워가야 할 것 영혼구원에 대한 간절함이다,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느낀 말로 표현치 못할 부끄러움 한편으론 단지 깨달음이 아닌 실천과 행동으로 옮겨내야 할 거룩한 부담감으로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복음에 미쳐 살아가는 이들의 삶은 뜨뜻 미지근한 내 신앙에 숙제를 하나 안겨준 듯 합니다. 어떻게 하면 뜨겁게 열정적으로 신앙생활을 해야하는가,라는 질문으로요. 답은 아마 전도와 양육, 복음을 위해 뜨겁게 사는 것일텐데 그 방법을 찾아 실천에 힘쓰도록 삶의 방식을 바꿔야할 것입니다. 이미 생명샘 교회 공동체안에 풍성하고 충분한 리소스가 있고 이미 여러 진 및 교회내 공동체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도에 대해 관심 갖고 배워가며 영혼구원에 대한 열정을 첨가하면 숙제가 풀릴까라고 아웃라인을 그려봅니다. 또 제가 속한 공동체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지체들과 함께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요코하마 단기 선교의 기회를 주신 주님과 갈 수 잇도록 도움을 준 하주리 자매, 장년이 되면 꼭 4진으로 오라고 찜해주신 4진 권사님, 집사님, 우리팀을 잘 이끌어주신 이승호 목사님 모두에게도 감사를 표현합니다. 생명샘 교회와 요코하마 요한교회에 빛이 있으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