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소서 말씀 세미나
소감문 김창진 집사
1. 총회 말씀학교 에베소서 세미나 참석 동기.
총회 말씀학교 2주전 쯤 담임목사님께서 지나는 말씀으로 “에베소서 수련회에 참석하라”고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지나가는 말로 “알겠습니다”고 화답을 하였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이 말은 묘한 뉘앙스가 있는 말입니다. ‘그렇게 따르겠다는 적극적 의미’와, ‘그 말의 뜻을 이해한다’는 소극적 의미도 있죠. 저는 후자의 뜻으로 한 대답이었습니다. 그런데 제 말의 뜻이 적극적인 뜻으로 전달되었던 것 입니다. 여러 정황들이 참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죠.
저는 단순히 에베소서에 대한 강의만 듣는 줄로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중보기도팀의 일원이라고 주보에 났더군요. 저는 중보팀도 아니고, 기도에 대한 은사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또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떻게 3일 동안 꼬박 기도만 하고 있을까? 도무지 상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저는 20분이상 기도를 하면 같은 내용이 되풀이되곤 하기에. 참석을 포기하려고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저처럼 기도에 대한 은사가 없는 사람도 얼마든지 참석할 수 있다는 것을.
문득, 그때에 이런 생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저에게 기도의 은사가 없다는 것을 알고 계시는 목사님께서 참석하라고 권유하실 때에는 분명한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무엇일까? 알고 싶었습니다.
2. 예상보다 훨씬 많은 참석자들.
당초 준비팀에서 예상했던 인원보다 훨씬 많은 수의 목사님들이 참석했다고 합니다. 당초 준비했던 세미나실을 큰 예배실로 옮기고, 준비하여 가지고 내려간 교재가 부족하여 급히 추가로 준비하는 등. 준비가 부족했던 것이 아니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 왔던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왜 이렇게 많은 목사님들이 모일까?
저는 최근까지, 아니 이번 에베소서 세미나에 참석할 때까지 목사님들이 각종 세미나와 성경 공부에 몰려다니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거친 표현인지는 모르겠으나, 몰려다닌다고 생각했습니다.
목사가 되기 위하여 신학대학 4년, 신학대학원 3년, 2년간의 인턴. 최소한 9년 이상의 집중 훈련을 받은 분들이며, 교회를 맡은 후에도 계속 성경을 읽고 필요한 준비를 계속해 왔을 분들 일텐데. 시간과 경비도 줄이고 혼자서 노력해도 충분하지 않나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3. 담임목사님의 귀한 사역.
그러나 이번 에베소서 세미나에 참석한 후에 그분들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목사님의 사역이 얼마나 귀한 사역인지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박 목사님의 성경해석은 성경 전반에 대한 깊은 통찰과 말씀들을 공동체와 각 성도들의 삶과의 연계로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하는 대명제로 귀결시키는 누구도 할 수 없는 탁월한 해법을 제시합니다. 이러한 해법 제시가 많은 목사님들에게 성경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며, 올바른 목회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을 현장에서 피부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저는 목사님의 외부사역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약간은 불편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들보다 더 목마르고, 도움이 필요한 곳이 수 없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물 안에서 조금 벗어난 느낌이 들더군요. 혹시라도 저와 비슷한 마음을 가지셨던 분이 계시다면 이제 목사님의 외부 사역에 대해서 조금 더 그리스도인의 입장에서 적극적인 자세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4. 손님 대접의 모형을 보여준 광영중앙교회
이번 총회말씀학교는 전남 광양에 있는 광영중앙교회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참고로 이 교회는 우리교회의 서승걸 목사님의 부친께서 개척하시고 현재까지 섬기는 교회입니다. 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는 교회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생략할까 합니다. 그것이 본질은 아니니까요.
참석자들을 위하여 사택을 통째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여 주신 것, 홈 스테이를 할 수 있도록 가정의 일부를 제공하면서도 전혀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은 성도들.
교회가 비젼센터를 증축 중에 있으면서도 매끼의 식사제공, 그것도 참석자 모두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정성이 가득한 음식으로 봉사하며 섬기는 성도들의 표정은 가식이 없고 기쁨으로 가득찬 손님대접의 모형을 보여 주는 모습들이었습니다.
물론 우리 생명샘교회도 그에 못지않은 섬김과 봉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5. 말씀학교에 참석케 하시고, 소감을 발표하게 하신 목사님의 뜻은 무엇일까?
모든 공식 일정이 다 끝나고, 세미나에 참석하셨던 어느 목사님의 호의로, 담임목사님과 우리 일행 모두 함께 저녁식사와 소감을 나누면서 철야예배 시에 소감을 발표할 3분도 확정했습니다. 물론 저는 제외 되었죠. 마음 편안하게 이후의 일정을 즐겼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의 마지막 식사 중에 이승호 목사께서 외부의 전화를 받으신 후에 저에게 소감을 발표하라고 하시더군요. 갑자기 머릿속이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 진 느낌이었습니다. 타락한 인간의 머리가 이렇게 깨끗해 질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는 순간이었죠.
사실 저는 생명샘교회 등록후 17년째 되었으나, 아직까지 한 번도 앞에 나와서 소감을 나누거나, 간증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 생명샘교회에 출석하시는 대부분의 성도들은 여러 부문에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많은 복을 받고 풍성한 삶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되어집니다. 그러나 저는 나름대로 하나님 중심, 말씀 중심으로 산다고 애썼지만 경제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점점 미끄럼을 타고 내려왔습니다. 한 참 공부해야할 자녀들에게 아무 것도 제대로 해줄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하나님은 세 자녀들을 기적처럼 공부시켜 주시고 각자의 진로로 인도해 주셨습니다. 그런 생활 속에서도 오랫동안 목사님의 훈련에 적극 참여하였고, 성경공부에 집중하며 약속을 붙잡고 기대하며 늦은 밤 성전에서 기도하던 때도 있었지만, 점점 지쳐갔고 교인들과 대화를 꺼리게 되었으며, 이런 환경에 처하게 해주신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담임목사님을 통해 말씀을 사모하게 된 우리 가정의 대부분의 대화는 말씀 속에서 발견한 새로운 깨달음이나 약속들이었기에, 힘든 삶의 무게들도 비교적 잘 통과하며 살아온 것 같습니다.
성경을 공부하는 일이 가장 편안한 시간이 되었고 소그룹에서 성경도 가르치기 시작했으나 자존감은 점점 상실되어 갔고 이런 마음의 문제들을 다른 성도들과 함께 나눌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급적 그런 자신을 가리기 위해 강한 척하는 모습으로 저의 본 내면과는 다른 모습으로 보이게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강하지도 자랑할 것도 없는 부족한 사람입니다.
이번 에베소서 말씀세미나는 공동체 내에는 없는 자, 있는 자, 부족한 자, 넘치는 자 모두가 공존하며, 서로가 의지하며 돕고 살아가는 유기체라는 생각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박 목사님께서 가지고 계신 넘치도록 큰 은사를 없는 자, 부족한 자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 우주적인 교회론의 본질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의 지체로서, 마디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스스로 자기비하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세미나 기간 중에 나의 작은 은사도 공동체를 유익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신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교회공동체의 마디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할 것을 다짐하며 지체로서 공동체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힘쓰겠습니다. 풀어지지 않는 삶의 문제도 “무슨 뜻이 있겠지!” 생각하며 자존감의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