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감문
오선민
나는 어렸을 때부터 특별한 꿈이 없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딱히 좋아하는 일도, 잘하는 일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은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도 계속되어 누군가가 장래희망이 뭐냐고 묻는 것이 나한텐 가장 어려운 질문이었다. 그런 나에게 이번 수련회 주제가 비전에 관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속으로 무척 기대가 되었다. 조금이나마 내 삶의 방향을 명확하게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한줄기 희망 같았다. 그렇게 시작된 수련회, 첫날은 담임목사님의 강의가 있었다. 목사님은 ‘꿈꾸는 자의 자기관리’라는 주제로 말씀 해 주셨는데, 강의 중에 목사님께서 ‘성공, 꿈의 성취를 위해 가장 큰 장애물은 조건, 환경, 기회가 아닌 꿈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내 자신’이라고 말씀하셨다. 순간 그 말씀이 내 마음에 와서 박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지금까지 왜 꿈이 없었을까, 왜 꿈을 갖지 못했을까,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는 지금까지 내 자신에게 계속 ‘넌 할 수 없어’, ‘넌 그럴만한 애가 아니야’ 라고 말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부정적인 생각이 결국은 내가 꿈꾸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둘째 날, 셋째 날에도 이종철 연구원님을 비롯해 고창현 목사님, 어준경 선교사님, 정방철 교수님, 문성호 간사님 등 너무나도 휼륭하신 분들의 강의가 있었다. 모든 강의가 감동과 은혜로 가득했지만, 나는 특히 고창현 목사님과 문성호 간사님의 말씀에서 많은 은혜를 받았던 것 같다. 고창현 목사님은 창세기 42장 말씀을 통해 ‘다시보는 요셉의 인생관’이라는 주제로 이야기 해주셨다. 목사님은 요셉이 꿈을 꾸고 난 이후에 계속해서 꿈만 붙잡고 살았다면 오히려 낙담하고 좌절했을 것이라고 하시면서 요셉은 그 꿈을 이루려고 애쓰지 않았다고 하셨다. 그렇다면 어떻게 요셉은 그 꿈을 현실로 이룰 수 있었는지를 네 가지로 요약하여 말씀해 주셨다. 첫 번째는, 요셉은 하나님 한분만을 비전으로 붙잡고 살았다. 그의 삶의 궁극적인 목적은 하나님이었으며, 우리는 때때로 우리의 꿈과 소망이 이루어졌을 때만 하나님과 동행하는 척 하려하지만, 요셉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았다. 두 번째는, 요셉은 하나님의 주권을 전적으로 인정하는 삶을 살았다. 그는 꿈을 해석해 달라는 바로의 요청에 자신이 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라고 고백하며 자신이 아닌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했다. 또한 그는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원망, 불평하지 않고 인내로 하나님의 뜻을 신뢰하고 기다렸다. 세 번째로, 요셉은 성실함과 진실함으로 살았으며, 마지막 네번째로 그는 스스로 죄의 유혹에서 자신을 건져냈다. 목사님은 요셉이 이렇게 살았기 때문에 결국은 그 꿈을 실현할 수 있었다고 말씀하시면서 어떠한 비전과 소명도 하나님보다 앞서서는 안된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수련회 마지막 강의였던 문성호 간사님의 강의에서, 간사님은 ‘세상을 뛰어넘어 오천명을 먹이는 사람’이라는 주제로 말씀해 주셨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2가지를 주셨는데, 하나는 ‘하나님의 영’이고, 또 하나는 ‘자유’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우리의 집을 스스로 짓기를 원하시며 우리를 종이아닌 자유하는 자녀로 창조하셨다. 우리의 인생은 운명과 팔자로 묶여있지 아니하고 무한한 가능성으로 열려있으며,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것은 하나님 이외의 다른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한 삶을 사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세상적 욕구를 채우기 위해 예수를 믿는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 우리는 세상적욕구에서 자유해지기 위해서 예수를 믿는 것이며, 세상의 것보다 좋은 하나님의 영과 능을 받기 때문에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다. 크리스찬들의 시민권은 땅이 아닌 하늘에 있다. 우리는 땅과 세상을 뛰어넘어 자유하는 삶을 살아야한다 라고 말씀하셨다.
이 귀한 말씀들을 통해 나는 진정한 주님 안에서의 자유를 누리며 요셉과 같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하게 됐다. 짧게 간증 하나를 하자면, 사실 나는 요셉과 같이 내가 하나님을 의지할 때 주님께서 나를 책임져주시는 경험을 했다. 집이 안양인 나는 교회에 한번 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왕복 3시간이라는 시간이 결코 만만치 않았고 학기 중에는 더욱 그랬다. 학기 중에 나에게 주말의 여유는 생각해 볼 수 없었다. 금요일 날 수업이 끝나면 바로 교회로 와 원투원 교제를 하고 철야에 참석했고, 토요일에는 성경공부, 그리고 주일에는 초등3부 교사를 맡은 이후부터는 아침에 6시 반에 일어나 교회에 와야했다. 이러한 생활은 시험기간 때는 더욱더 나에게 버거웠다. 다른 친구들이 주말에 공부할 동안에 나는 금, 토, 일 모두를 교회에서 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교회일이 너무 즐거웠고 교회에 있는 시간들이 기뻤다. 그래서 시험기간에 집에 가면 공부하기 전에 책을 붙잡고 하나님께 기도했다. ‘하나님 제가 교회에 다녀와서 공부 할 시간이 많이 부족해요. 하지만 하나님 능력으로 제가 10시간 공부할 것도 5시간에 마칠 수 있도록 저에게 지혜와 능력을 주세요’ 그렇게 기도하고 나는 최선을 다해서 공부했다. 결과는 어떻게 되든 맡기기로 했다. 어찌됐든 내가 공부를 오래하지 못한 건 사실이었기 때문에 결과가 설사 나쁘게 나온다고 해도 할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내가 초등3부 교사를 시작한 지난 2학기와 이번 1학기에 연속으로 하나님께서 나에게 장학금을 허락해 주셨다. 내가 했다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부끄러워 차마 입을 뗄 수 없을 만큼 주님께서 해주셨음이 확실했고 명확했다. 왜냐하면 내가 초등부 교사를 하기 전까지는 지금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고, 시간투자도 많이 했지만 억울하다고 생각할 만큼 단 한 번도 장학금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님이 하셨다, 정말 주님이 해주셨다. 주님의 일하심에 너무나도 놀라웠고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이번 수련회의 강의들은 신기하게도 내용이 퍼즐을 맞추듯 이어졌다. 그리고 강의 들을 통해 내가 지금까지 생각해오던 비전에 대해 더 명확하게 해줬다. 내가 사는 이유는, 내 삶의 목적은 하나님께서 나를 불러주신 1차적 소명에 있다. 내가 무슨 직업을 갖고, 어떤 환경에서 살아갈 것인지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이종철 연구원님께서 해주신 말씀처럼 세상에서 성공하든 성공하지 않든 하나님께는 반드시 성공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이번 수련회를 통해 지금까지 부정적인 자아로 인해 작아져 있던 나에게 원대한 꿈을 품으라는 말씀을 주셨다. 그래서 나는 감히 세계 열방에 ‘그리스도의 증인’으로서 주님을 증거하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내가 전공 중인 일본어를 통해 그 어떤 나라보다 일본의 복음화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어떠한 직업을 갖게 될지, 내 삶이 어떻게 전개되어 갈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 마음 안에 주님을 향한 비전이 명확해졌기 때문에, 그리고 내 삶을 이끌어가시는 분은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그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조금은 두렵지만 빌립보서 4장 13절 말씀, ‘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하신 말씀을 붙잡고 이제는 내 꿈과 내 행복을 위해서가 아닌 주님이 나를 향해 계획하고 계시는 꿈과 주님의 기쁘신 뜻을 위해 살아갈 것을, 내 힘이 아닌 하나님의 능력을 믿고 나아갈 것을 다짐해 본다. 이번 수련회가 나에게 있어서는 또 다른 도약점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며, 이제부터는 더욱 더 담대함으로 나아갈 것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