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나눔

제9기 아버지학교를 바라보면서

작성자 여순태 날짜2008.11.30 조회수3076

    


주님! 제가 아버지입니다. 아! 아버지!


듣기만하여도 왠지 가슴이 울렁거려 옴은 어쩐 일일까? 왜일까?


그냥 쓸쓸하고 허전한 슬픔이 강하게 몰려온다.


벌써 쇠약한 몰골로 변해 버린 것일까?


내 아버지의 옛날 늙은 모습그대로 나도 따라가는 것일까?


몸과 마음이 허공을 둥 둥 떠다니는 허수아비로 변해 버린 것일까?


울고 싶다. 울고 싶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하나님! 전 정말 바보처럼 살아왔습니다.


모든 것을 전부 잃어버린 것 같고 억울하고 분한마음이 제 육신을 감싸고돕니다. 지금까지 아버지로 행세하며 살아온 지금 무엇 하나 내세울 것 없고 자랑할 수 있는 티끌만한 그 어떤 것 없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는 옛 성인들의 말씀을 수백 번을 들으며 살아왔건만 그것을 알면서도 실행치 못하고 실수의 연발과 현실속의 착오를 범하며 60가까운 생활을 죄인 된 생활 속에 헤매며 악착같이 달려온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바로서야 가정이 바로 서고 교회도 국가도 바로 선다는 엄연한 진리를 알면서도 아버지라는 위대한 존재를 까맣게 망각한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나약한 나에게 아주 유익하고 기똥찬 아버지학교가 있다는 말을 예전에도 들어온 터인데 아내가 꼭한 번 참석해보라고 하여 반 강제, 반 어거지로 등 떠밀려 등록하고 어린애처럼 끌려 다녔던 제8기 지나간 아버지학교 때의 일을 회상해 봅니다.


처음에 어색하고 부끄럽고 얼마나 쑥스러운지 고개도 제대로 못 드는 죄인 그 자체였습니다. 그러나 하루하루를 지나면서 느낌이 새로워지면서 무언가 자꾸 변화되어 감을 알게 되었습니다. 문득문득 살아온 지난날을 돌아보며 얼마나 자책하고 반성하였는지 모릅니다.


매일매일 내주던 숙제 중에서 자녀가 사랑스러운 20가지이유와 아내가 사랑스러운 20가지를 써오라고 하였는데 집에 와서 막상 쓸려고 하니 5가지 정도 써내려간 뒤 그다음은 머뭇거렸습니다.


무엇을 적을까? 어떤 것을 적을까?


허! 이것 참 고민 아닌 고민이 밀려왔습니다.


내가 아버지인가? 얼마나 무관심하였나?


가족과의 대화와 사랑이 아득히 멀어져 있었습니다.


아내와 단둘이 데이트한지는 언제였던가?


아들과 터놓고 이야기 한지는 언제였고, 즐겁게 외식한번 하였든가? 까마득한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린 현실에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허깅, 축복기도는 나에게 낯설게만 느껴졌습니다.


체면, 권위의식 그 자체를 즐기며 살아온 자신이 미워 울고 또 울었습니다. 어리석었던 지난날 아버지로서의 소임과 책임을 다하지 못한 졸장부 같은 나의 과거를 돌아보며 용서를 빌고 또 빌면서 울었습니다.


제8기 아버지학교를 만나면서 저는 정말 은혜와 축복을 너무나 많이 받았습니다. 가족에게 마지막 유언을 남기고 관속에 들어가 누워 마지막 죽음을 체험할 때 관 뚜껑을 닫고 못질하는 소리를 들으며 뼈저리게 반성하고 통분했던 시간들!


세족식 그 순간들!


발을 씻기면서 만져지는 아내의 갈라지고 골이 패인 딱딱한 발뒤꿈치! 평생 고생으로 얼룩지고 모진풍파를 견디며 뛰어왔을 한평생이 못내 불쌍하고 안타까워 소리 내어 울고 또 울었던 정지된 그 시간! 시간!


여보 사랑하고 사랑합니다를 수없이 되뇌며 속죄하였습니다.


짧은 5주간이었지만 나에게 평생을 통틀어 느껴보지 못한 반성과 회한으로 자신을 변화시키는 시간이었습니다.


생을 통틀어 그렇게 울고 또 울어 본적이 있었던가?


울어도 고갈되지 않고 샘솟듯 솟구쳤던 눈물들!


죽고 싶을 만큼 나 자신이 밉고 후회되었던 허탈감!


티끌만한 가느다란 과거의 반성!


아버지로서의 양심고백과 새로운 각오를 부르짖으며 하나님께 회개하고 또 회개하였던 시간들!


좋은 아버지 존경받는 아버지 사랑이 넘치는 아버지 다시 살아난 아버지! 바로서는 아버지로 살아가게 해달라고 울고 울면서 외쳤던 시간들!


그러나 그렇게 마음을 다잡으면서 맹세하였던 그 마음과 각오가 시간이 지나면서 무디어짐을 고백합니다. 그래서 이번 아버지학교의 섬기미를 자처하여 살아계시며 모든 것을 주관하시고 지켜보시는 하나님과 여러분 앞에 저는 다시 한 번 결단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앞으로 현명하고 의지 굳은 아버지가 되어 사랑과 존경받는 아버지로 거듭나서 사랑이 넘치는 가족의 가장으로 교회와 지체를 섬기는 아버지가 되고자 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저에게 힘을 주시고 도와주시옵소서.


나를 미워하는 자의 죄를 갚되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로 삼사 대까지 이르게 하거니와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대까지 은혜를 베푸느니라. 하신 아버지여 제가 아버지를 사랑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