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왠지 모르는 외로움과 슬픔이 내 마음속에 자리 잡았습니다. 외부 환경적으로는 일이 모두 처리하고 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은 늘 슬펐습니다. 감사를 모르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정말로 모든 일에 감사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슬펐습니다.
어릴 적 가정은 비교적 평탄했습니다. 물론 때로 가정불화나 상처등은 있었지만 환경적인 어려움이나 힘든 일들은 극복하고 이겨나갈 수 있었습니다. 항상 현재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웃고 다녔습니다. 그런 나와 상관없이 내 속에서는 나도 모르는 순간 울컥 눈물이 나고 불안하고 두렵고 내 속에서 분노가 올라왔습니다. 그런 나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늘 나는 이중인격인가! 비굴한 사람인가! 무정한 사람인가! 아닌 척 하는 건가! 강한 척 하는 건가! 내 자신을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내 마음이 무엇인지,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래서 늘 답답했고 다른 사람이 나를 표현하는 것 어떤 것도 받아지지가 않았습니다.
이런 내 감정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은혜체험, 은사체험, 성령체험을 하면서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느끼고 깨달아, 기쁘면서도 늘 답답하고 외롭고 슬펐습니다. 정말 너무 헛갈렸습니다. 그래서 내가 받은 하나님의 음성과 사랑과 확신을 조금씩 부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성령체험을 하면서도 ‘내 감정에 취해서 혼자 북치고 장구쳤구나’ 하는 느낌을 져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부모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현재도 어려운 상황은 담대하게 받아들이는데도 불구하고 슬펐고 샘파, 내적치유를 하면서 내 감정은 나도 알지 못하는 무엇에 휘몰아쳐져 마음은 어느 때보다 더 혼동 속에서 주체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본격적인 하나님의 치유가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보이는 문제보다도 보이지 않는 내 마음의 혼란스러움과 나도 모르는 또 다른 내가 나를 움직이는 데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책이름처럼 “ 내안에 울고 있는 내가 있어요! 그게 내 상태였습니다.
주변의 권유로 인지테라피를 가기로 했습니다.
프로그램이 하나씩 진행될 때마다 내 모습이 점점 더 어린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내 감정을 얼떨결에 표출하는 내 모습이 싫었고 당황스러웠지만 끝까지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기로 했습니다.
내면아이를 발견할 때에는 태아의 모습, 탄생의 모습과 함께 생후 2개월 된 아이가 방안에 혼자 누워있었고 그 아이가 바로 나였습니다. 아이는 슬펐고 외롭고 무서워했습니다. 엄마가 직장으로 외할머니 집에 맡기고 타지에서 생활하셨고 외할머니도 장사로 나가시고 늘 혼자 누워 있었던 어린아이의 모습이었다. 그 이후에도 7살 때까지 엄마와 헤어지는 장면 등의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내 속에 알 수 없는 슬픔, 외로움, 억울함, 불신, 두려움, 불안의 원인이 이것 이였구나! 를 깨달았습니다.
갑자기 내가 이해되지 않았던 나의 행동 ,생각들이 주마등같이 스쳐지나가며 이해가 갔습니다. 내가 나를 이해했습니다.
나는 늘 그 때의 감정으로 울고 있었고, 사랑한다고 하면서 나를 혼자 두고 간 엄마의 사랑을 불신했고, 갑자기 나를 두고 갈까봐 불안하고 두려웠고, ‘왜 항상 나인가’에 억울했던 것입니다.
원인은 알았지만 그래도 엄마가 용서가 되지 않았고 하나님도 그 속에서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용서하는 마음과 하나님이 그 때 어디에 계셨는지를 보여 달라고 했습니다.
마지막 날 기도 중에 어린 딸을 놔두고 간 엄마의 아픔이 느껴졌고 나를 그리워했던 엄마의 외로운 모습이 보였습니다. 공간은 달랐지만 엄마도 나와 함께 아파하고 그리워했을 엄마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 아픈 사연과 상처를 치유하시기 위해 현재의 상황까지 직면하게 하신 하나님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나의 어려움과 꼬여만 가는 나의 현실이 나와 부모님, 그리고 나와 하나님의 관계를 회복하시기 위해 기인되었고 내게 훈련대장을 붙여주셨음을 깨달았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께서는 나와 함께 하셨고 나를 기다리셨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이제 진심으로 하나님과 부모님의 사랑을 불신하지 않으며 내가 받은 은혜를 불신하지 않으리라 결단하고 인지테라피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소감문을 발표해야 되는데 또 불안과 의심이 생겼습니다.
‘내가 본 어린아이의 모습이 진짜가 아니면 어떻게 하지?’
엄마한테 확인을 해야 될 것 같았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여쭈어보았습니다. 엄마가 오히려 놀래면서 옛날이야기 물어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예전 같으면 ‘엄마는 뭘 물어보지도 못해요?’하고 짜증을 내었겠지만 이제는 꺼내고 싶지 않은 엄마의 아픔이 전해졌습니다. 무의식의 어린 나는 늘 ‘엄마 가지 마’ 였는데 이제는 ‘엄마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로 변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깨달았습니다. 3박4일 동안의 하나님과의 만남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마음을 지키기 위한 훈련의 중요함을 깨달았습니다.
인지테라피를 통해 얽히고설킨 내 마음과 복잡한 내 머리의 실타래가 풀렸고 해결열쇠를 얻었습니다. 이 key로 닫힌 문들을 열 수 있는 담대함과 내 마음을 치유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