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나눔

알파 17기 소감문 청년 김희선

작성자 김희선 날짜2005.05.08 조회수3095
 

  처음 알파를 참여하게 된 것은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된 신앙생활을 해보자라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엄마를 따라 17년을 한 교회를 다녔지만, 언제나 저는 엄마의 치마를 붙잡고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어린 아이였습니다. 어릴 때에는 엄마를 따라서 멋모르고, 조금 머리가 커서는 당연히 일주일에 한 번씩은 가야하는 곳이 바로 교회였습니다. 그나마 중고등학교에 올라와서는 공부한다는 핑계로 일주일에 하루는 늦잠을 좀 자고 싶다며 교회를 빠지기고 하였습니다. 한번도 뜨거운 신앙을 가져보지 못했기에 교회 생활은 들쑥날쑥 안정적이질 않았고, 그런 저를 대하는 친구들과 집사님들의 태도는 저를 더욱 교회에서 겉돌게 하였습니다. 학생회나 청년부에서 어울려 활동하는 친구들을 보면 더욱더 내가 이방인인 것처럼 느껴지고, ‘나는 교회에만 다녔지 가짜 신도이다’라는 생각이 언제부터인가 머릿속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교회를 옮기기로 결정한 건 엄마였지만, 어쩌면 제가 훨씬 더 오래전부터 새로운 계기에 목말라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구누구 집사님의 딸이 아닌, ‘나’의 존재로 인정받고 싶었고, 저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좀 자유롭고 싶었습니다.


  처음 우리 교회에 알파라는 모임이 있다는 것을 들었을 때부터 왠지 ‘꼭 해야겠다’,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는 막연히 교회 입구에 적힌 대로 알파가 초신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것만 알았고, 누구로부터 알파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는 못했을 때였습니다. 그런데도 왠지 알파가 나를 위한 모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엄마께 먼저 알파 모임에 가자고 얘기를 꺼냈습니다. 교회에서 하는 많은 활동들이 저를 위해 예비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오랫동안 나를 기다려주신 하나님의 음성을 그제서야 제가 느꼈던 것 같습니다.




“알파를 통해 나는 얼마나 변화되었는가.”라고 물으신다면, 이 변화는 ‘무엇무엇’이 바뀌었다고 말할 수 없을 만큼, 저를 완전히 바꾸시는 변화입니다. 17기 알파 이전의 제 모습이 어떠했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변화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뿌리없던 믿음이 알파를 통해 깊게 성장하여 단단해진 것 같습니다.




  처음 알파에 참여했던 날, 목사님께서는 “복음이란 무엇인가, 예수님은 누구인가”에 대한 주제로 토크를 진행하셨습니다. 토크 도중에 목사님께서 “만약 여러분이 오늘 밤에 사고로 죽는다면, 천국에 갈 자신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그 때 저는 마음속이 참 답답했습니다. ‘아니, 이제부터 열심히 믿어서 천국가고 싶어 이 자리에 왔는데, 왜 첫 날부터 저렇게 아득한 질문을 하시나’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제까지 교회를 다니면서 얻은 얄팍한 지식에 의하면 천국은 믿음의 종착지였기에, 구원을 확신하는 것은 자신의 판단일 뿐 죽어봐야 알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구원은 믿음으로 받은 선물이며, 죄를 고백하는 순간 이미 우리는 구원의 약속을 받는 것”이라는 목사님의 말씀은 저에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동안 때때로 하나님께 믿고 의지한다고 노력했는데 나에게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 저는 상심하여 ‘내가 너무 믿음이 약하고 부족해서, 나를 깊이 사랑하지 않으시는 건가’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이미 이렇게 연약해져 있는데, 어떻게 구원을 받겠는가’ 하는 회의도 들고, ‘믿음의 길이란 혼자 싸워 나가야하는 외롭고 먼 길’인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그런 저를 하나님께서는 그동안 기다리고 계셨던 것입니다.




  목사님의 인도를 따라 나의 죄를 고백하고 성령님을 마음에 영접할 때, 저는 마음속으로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제 안에 성령님이 들어오셔서 이 길을 이끌어주시고, 혼자 두려워하고 힘들어하고 지치게 하지 말아달라고 말입니다. 그동안 저에게 손 내밀고 계신 주님을 제가 보지 못하였으나 이제 주님께로 왔으니, 나를 향해 내미신 그 손을 제가 꼭 붙잡게 해달라고 말입니다.




  그렇게 시작한 8주의 알파기간 동안, 저는 성령님께서, 하나님께서 저와 함께 하고 계심을 서서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알파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바로 이렇게 나에게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좋은 음식과 찬송, 말씀 모두가 좋았지만, 내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다른 분들과 나누고, 또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 나만 이런 고민을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구나, 아, 다른 분들도 나와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성장하신거구나’ 느낄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마음이 앞서서 성경을 읽고 싶다는 생각은 간절한데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나도 기도를 통해 주님을 만나고 싶은데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 걱정이 될 때, 소그룹 집사님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서로에게 뜨거운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셨습니다. 믿지 않는 가족 때문에 힘들어 할 때, 세상의 유혹 때문에 범죄하고 괴로워할 때, 모두가 함께 염려하며 기도해 주었습니다. 한 주간 서로에게 있었던 일들을 간증하면서 모두가 놀라워하고, 감사하면서 뜨겁게 은혜 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알파에 참여하는 매 주마다 그 주에 가장 고민했던 것들을 말씀을 통해, 소그룹과의 교제를 통해 응답받을 수 있었습니다. 어린 아이가 하나하나 세상을 배워가듯이, 주님께서 저를 붙잡고 인도하고 계심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주말수양회 때에는 그동안 너무 낯설게만 느껴오던 방언을 내가 직접 체험하면서, 이제는 나는 주님의 사람이니 정말 내 뜻대로 살아서는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저는 방언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은사를 못 받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더욱이 만약 방언을 못 받으면 ‘역시 나는 안되는구나’하고 실망하게 될까봐 더 조바심도 났습니다. 그래서 방언의 은사를 받고 난 후 정말 많이 놀랐습니다. 수양회 구석에 앉아서 혼자서도 방언이 되나 안되나 벽보고 기도해 볼 정도였으니까요.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성령님의 임재하심. ‘이제는 나는 주님의 사람이니 정말 내 뜻대로 살아서는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주님의 뜻을 알기위해서 이젠 말씀을 알아야 할 때’라는 생각도 들고, ‘나의 행동과 말 하나하나를 통해 하나님을 보이는 삶을 살아야겠구나’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제 저는 제가 아닌 주님의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눈을 뜰 때면 제일 먼저 찬송이 떠오르고, 하루에도 몇 번씩 울컥울컥 눈물이 나올 것만 같습니다. 지금까지 저를 위해 예비하심에 얼마나 감사한지요. 저에게 주어진 모든 환경은 달라지지 않았으나, 그 의미를 깨닫고부터 모든 것이 새롭게 보입니다. 성령님께서 내 안에서 저를 다스리고 계십니다.




그동안 나를 너무나 오랫동안 기다려 주신 주님. 감사합니다.


알파를 통해 성령님의 임재를 경험하게 하시고, 연약한 저를 이끌어줄 지체들을 만나게 하시며, 이 모든 것을 예비해주신 주님 감사합니다.


이제 제가 주님 안에서 말씀을 따라 살기를 원하니, 지금부터 영원까지 저와 함께하여 주시옵고, 주님의 뜻대로 저를 이끄소서. 저는 부족하나 주님은 전능하시니 주님의 쓰임대로 저에게 능력주시고, 저를 강하게 붙드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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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 17기를 위해 애써주신 섬기미들과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말씀 드립니다. 특히, 저희 소그룹 섬기미 두 분과 그룹원들께 정말 너무 많은 것을 받았습니다. 감사해요. 그리고 마지막 모임에서 소감문 발표하던 날, 덥썩 안아주시던 많은 손길... 정말 따뜻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예비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