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유초등부 여름수련회 소감문 =
수련회가 끝난지도 벌써 10여일이 지나가는데 아직도 귓전에는 수련회때 불렀던 찬양들이 맴돌고 있다. 아이들이 율동하고 박수치며 큰 소리로 함께 부르던 그 찬양들... 가끔은 공청과 공황현상이 발생하고 수련회로 인한 감동의 후유증이 너무 커 다시 한 번 춘천으로 달려가고픈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무엇이 날 지금 이렇게 붙들고 있는 걸까?
여름수련회 총진행 임무를 맡으면서 내 마음은 부담으로 얼룩지기 시작했었다. ‘유초등부 부감’이라는 막중한 직책을 떠안겨 줬을 때 전도사님과 부장집사님의 생각을 꿰뚫어 보았어야 했는데...그러나, 이제 와서 발뺌을 하기에는 너무 때가 늦었고, 어쩔 수 없이 임무를 맡게 되었었다. 수련회 총괄업무는 여름성경학교와 별다른 인연이 없었던 나에게는 엄청난 중압감으로 다가왔다.
거기에다 전도사님의 말레이지아 단기선교로 인한 2주간의 공백, 그래서 실제로 우리에게 주어졌던 1주일의 준비기간. 답사를 마치고 장소를 결정한 것 외에는 정말 윤곽만 그려져 있지 실체가 보이지 않는 안개속을 헤매는 느낌 그대로였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얼마나 놀라우신 역사로 우리를 도우시고 인도하셨는지 그 점을 지금부터 함께 나누고자 한다. 2박 3일간의 프로그램을 간단히 소개하면 첫째날은 도착예배와 오리엔테이션, 성경골든벨, 미니올림픽, 부흥회로 진행되었고 둘째날은 여는 예배, 공과공부, 조별 주제발표, 공동체훈련, 에니메이션박물관 관람, 부흥회, 캠프파이어 그리고 세째날은 여는 예배, 공과공부, 수영장가기등으로 계획하고 진행하였다.
여름수련회를 위한 중보기도 제목중 참석인원 95명 이상, 참석교사 20명 이상 되게 해달라는 내용이 있었다. 춘천생명샘에서 10명이상이 참석할 거란 귀뜸이 있었기에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첫째날, 선발대를 따라간 아이들 4명, 버스로 출발한 아이들 87명, 도합 91명이 떠났다. 나중에 부모님 차로 합세한 아이들이 2명, 그런데 춘천에서 10명정도를 기대한 학생들은 목사님 딸을 포함 2명이었다. 정확히 인원은 95명이었다. 교사들은 청년들이 많이 참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직장관계로 휴가일정을 조정하지 못한 분들은 중간에 합세하기도 하고 떠나기도 했다. 유초등부 등록교사는 전도사님을 포함해 27명, 그런데 정확하게 전도사님을 포함해 20명이 이번 수련회에 참석했다.
날씨는 첫째날, 둘째날은 구름기둥으로 인도해 달라고 기도했고, 3일째는 야외수영장에 가야하기 때문에 햇볕이 쨍쨍한 날씨를 달라고 기도했다. 첫째날, 둘째날은 뜨겁지 않게 바람과 구름으로 춘천을 덮었고, 세째날은 살갗이 벗겨질 정도로 뜨거운 날씨가 수영장에서의 시간을 한층더 기쁘게 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통해 역사하시고, 순간순간 우리에게 지혜를 허락하신다는 말씀을 익히 들어서 지식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이번 수련회는 그 말씀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귀한 기회를 내게 허락하셨다.
첫째날, 춘천생명샘교회에 도착하자마자 예배를 1층에서 드리게 되었다. 분명 나와 답사를 할 때는 2층에서 드리기로 계획했었는데, 수련회 3일전 3차 답사시 전도사님과 다른 선생님들께서 결정을 하셨다고 한다. 1층엔 식당도 인접해 있고 더군다나 도착하기 전날 에어컨이 고장이 나 제대로 동작이 되지 못하고 있었다. 불편한 마음으로 예배를 준비하고 진행하면서도 이미 결정된 사항이라 어떻게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목사님께서 나를 불러 2층으로 데리고 가셨다. 목사님께서 예배장소를 2층으로 옮기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셨다. 나는 쾌재를 부르며 부장집사님과 전도사님께 예배장소를 옮기자고 말씀을 드렸고 결국 저녁부흥회부터 2층에서 드리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목사님을 통해 예배의 처소를 옮기신 것이다.
첫째날 저녁 부흥집회를 마치고 나서 찬양과 기도가 제대로 연계되지 않아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교사모임시 찬양중간중간에 기도시간을 갖도록 인도하고, 말씀 뒤에 있는 기도시간에는 교사들이 함께 큰 소리로 기도해 주길 요청했다. 둘째날 있었던 부흥집회의 결과가 어떠했을지에 대해서는 별도로 말씀드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둘째날 공동체훈련을 위해 아침일찍 전도사님과 코스훈련을 담당하신 선생님들이 코스를 둘러보았다. 고구마며 옥수수며 고추와 토마토가 널려 있는 밭을 가로질러 어떤 비닐하우스 앞에 이르렀을 때 5코스 미꾸라지 잡기를 여기서 한다고 하셨다. 땅을 파고 비닐을 깔고 미꾸라지를 풀어놓을 장소를 보니 미나리가 자라고 있었고, 또 주인과 사전교감도 없었다고 한다. 전도사님의 대담함에 감탄하며 결국 땅파는것을 포기하고 대야에 풀어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하고 나머지 코스답사를 마치고 교회로 돌아왔다. 그런데 교회에 도착하는 순간 미꾸라지 잡기를 여기서 하라는 감동이 밀려 왔다. 춘천생명샘교회 측면에 공터가 있는데 사토여서 땅도 잘 파지는 곳이었다. 부랴부랴 전도사님께 말씀드리고 5코스 훈련을 마지막코스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나중에 앞의 7개 코스를 다 돈후에 마지막 코스에 들어와 맨발로 흙탕물속에서 미꾸라지를 잡고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또 바로 옆에서 발을 씻기고 아이스크림으로 마무리를 지었으니 수고한 댓가가 진한 감동으로 남는 것은 자명했으리라...하나님께서는 아이들의 이런 마음까지도 미리 알고 계셨던 것이다.
캠프파이어를 준비하면서는 진행을 맡은 박대영 선생님이 선생님 5명 정도가 성극을 준비해야 한다고 한다. 다니엘의 세친구가 풀무불에 던지우는 장면과 그속에 계신 4번째 사람을 연출하는 성극이었다. 준비해간 하얀천이 없어서 텐트용 후라이로 앞가림을 하고 뒤에서 써치라이트로 빛을 쏘아 그림자로 연출하는 성극이었다. 써치라이트가 약해 자동차를 천막안으로 넣고 전조등을 켰다. 또 풀무불에 던져진 장면 연출을 위해 불꽃을 준비해야 하는데 빨간전등,,횃불,,등 다양한 방법을 찾던중 갑자기 불꽃모양을 오려 나무에 붙이면 가스렌지의 불꽃처럼 보여지게 된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고 결국 손쉽게 해결을 하게 되었다. 또한 그날 오후에 설진용 집사님이 오셨는데 그분의 목소리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보통 목소리가 아니었다. 결국 느브갓네살 왕의 역할을 맡겼고 너무도 훌륭하게 잘 해냈으며, 찬양시간에 키보드를 사용할 수 없었는데 키타연주로 분위기까지 맞춰주었다.
시간에 맞춰 일꾼을 보내 주시고, 목사님을 통해 주님의 감동을 전해 주시고, 지혜없는 우리에게 순간순간 지혜와 영감을 허락하셔서 더욱 풍성한 잔치로 열매맺도록 인도하여 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이 일 외에도 너무 많은 일들이 여름수련회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중에 있었습니다. 특히, 출발전날에는 사탄의 훼방하는 일들이 가장 연약한 아이들을 통해 강력하게 여러 임원들에게 일어났었으나 기도로 물리치며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특별히 첫째날 오전금식을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둘째날 아침,점심,저녁과 셋째날 아침까지 금식하시며 수련회를 인도하신 전도사님을 지켜보면서 목자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일하려면 힘이 있어야 해” 하면서 꼬박꼬박 식사 챙겨먹고 새벽에 배가 고프다고 하니 그곳 권사님께서 누룽지까지 끓여주셔서 먹었습니다. 그렇게 금식하시는데도 전도사님 그 몸매를 유지하시는 걸 보면 그것도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수련회를 통해 한마음으로 동역해 주신 임원선생님들과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중보기도로 준비해 주시고, 힘을 주시고, 하늘보좌를 움직여 주신 목사님과 중보기도팀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감동의 시간들이 되게 해 주시고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수련회가 되게 해 주신 하나님께 이 모든 영광을 올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