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테라피에 참석하기까지 내 안에 참 많은 갈등이 있었다.
군중 속에 혼자 있는 시간들을 힘들어하고, 늘 나와 코드가 맞는 사람과 어울려 다니는 내 성격에 익숙지 않은 환경에 혼자 들어 간다는건 내겐 큰 도전이었다.
가야하나...말아야하나...
며칠을 고민하던 중...
새벽무릎을 다시 읽으며, 이스라엘의 사사 에훗을 생각하게 되었다.
에훗의 이름 앞엔 늘 왼손잡이라는 별칭이 따라다녔다.
고대 이스라엘의 문화는 왼손을 사용하는 것을 아주 싫어하는 문화였다.
뒷처리를 왼손으로 하기 때문에, 왼손으로 악수를 한다거나 사람을 가리킨다는건 굉장한 모독이었다.
그런 문화 속에서 에훗은 왼손잡이라는 핸디캡이 있었기에, 늘 하나님을 의지하고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안타까운 마음을 아신 하나님은 그의 쓰지 않는 오른팔이 되어 주셨고, 그의 약점은 하나님께 붙들리므로 강점이 되었다.
그래...모두 그분께 맡기자...
내 안에 있는 두려움...열등감...자존감 없는 것...늘 누군가를 의지해야하는 의지성...
모두 그분께 맡기자...
처음으로 떠나는 혼자만의 여행...
철저히 혼자가 되자. 그래야 그분을 더 가슴 깊이 만날 수 있을 거다...
잘 짜여진 프로그램에 시간 시간 누림이 정말 행복했고,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아주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첫날 저녁... 춤 테라피를 하면서..
내 몸에 붙어있는 팔과 다리가 그렇게 거추장스럽게 느껴지긴 처음이었다.
도대체 손은 어디까지 들어야하며, 몸은 또 어떻게 흔들어야 하는건지...
찬양할 때, 손을 드는것 조차도 쑥스러워하던 내가... 남들과 어울려 춤을 춘다는건 그야말로 나를 깨뜨리는 작업이었고, 철저히 망가지는 시간들이었다.
경직된 내 자아와 나를 얽어매고 있는 겉치레들이 하나씩 하나씩 벗겨져 나감을 느꼈다.
마지막날 밤엔, 손을 들고 찬양을 하며 기도하는데, 얼굴위로 물방울 같은 것이 떨어지는걸 느끼며, 성령의 임재를 경험하게 되었다.
시간 시간들이 의미로웠지만, 특별히 내 가슴에 각인 되었던 것은, 긴 천을 가지고 돌아가면서 매듭을 짓는 놀이였다.
내 인생에 꼬여있는 매듭도 결국엔 내가 만들어 놓은 것이라는 것...또 그 매듭을 푸는 일 또한 내가 해야 한다는 것...
옛 사람은 그 누구도 벗겨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벗어야하고, 그리스도안에서 새 사람 또한 내 의지로 입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마지막날 새벽...
물안개가 자욱히 피어오른 강가에 서서, 내 안에 있는 나도 모르는 슬픔...외로움..열등감...두려움...의지하는 마음... 모두 저 흐르는 강물에 다 흘려보내고
정말 그분 안에서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길 간절히 기도했다.
물론 오랫동안 굳어져온 나의 틀을 하루아침에 깨뜨리기란 쉽지 않겠지만, 3일 동안 그 방법을 배우고 왔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와 책임 있는 자세, 주인의식을 가지고 참여하는 자세, 원망...불평... 탐욕을 버려야 광야를 빨리 극복하고 가나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것..
머리로 깨닫고, 가슴으로 느끼고...이젠 실천하는 일만 남았다.
나는 할 수 없지만, 하나님의 배짱으로 밀고 나갈 수 있는 담대함을 갖길 바란다.
그리고 그분 안에서 정말 눈물나도록 행복한 삶을 살고싶다.
끝으로 이렇게 좋은 교회, 좋은 목자를 통해 귀한 시간들을 누리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무더운 날씨에 영혼들을 섬기기 위해 준비하며, 애쓰고 수고하신 목사님과 선사모님...그외 섬기미 집사님들... 적응하기 힘들까 염려하며 이모저모로 관심 갖어주신, 조장 임정희 집사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주 안에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