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나눔

(아버지학교) 편지 - 사랑하는 아내에게

작성자 오동철 날짜2003.11.13 조회수3853
작성일 : 2003/03/21 22:43

사랑하는 나의 아내 종숙에게



옷깃을 스치는 바람이 지난 겨울 같이 매섭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봄이 오는 소리겠지

내 일생에서 이번 겨울같이 길고 지루하면서 속을 태운 날은 없었던 것 같아.

여보, 추위에 얼마나 고생이 많았소, 넉넉치 못한 집안 살림하면서 직장생활하느라고

제대로 다정한 격려와 위로 한번 못해주고 미안하구려.

저 멀리에서 들려오는 봄이 오는 소리같이 우리의 모든 것도 기쁨의 나날이 되리라

생각해요.

여보, 우리 하나님의 형상을 즐겨 바라보는 가정을 이루어 갑시다.



시간이 너무나 빨리 가고 있는 것을 윤미를 보면서 더욱더 느끼고 있다오.

당신을 만난 것이 지금으로 부터 21년전 당신이 21살 이제 막 소녀티를 벗고

쬐금 어른스러워 질려고 할때인데 지금 윤미 정도 이었지.

지금 그 시간을 회상해 보면서 당신에게 다시 한번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어

나없는 동안 홀로 부모님 모시고 시누이 시집보내면서 신혼 시절을 그렇게 보내면서도

불평한마디 안하고 살아준 당신은 정말로 훌륭한 여자라고 생각하면서 하나님께 감사드려

이렇게 좋은 사람을 나의 돕는 배필로 주신것에 대해서...



연애시절 당신을 힘들게 한일들을 이제 진심으로 사과해요

싫다고 하는데도 한달동안이나 당신을 쫓아 다닌일, 나, 선 봤다고 하는데도 괜찮다고

하면서 쫓아다닌 일, 극장구경 가자고 약속하고 극장앞에서 3시간 기다리게 한 일,

약속해 놓고 잊어버리고 사무실에서 일하느라고 바람 맞힌일, 결혼하면서 같이 매주 교회

간다고 약속하고 가끔씩 빼먹다가 아주 안간일, 교회에서 결혼 한다고 해놓고 예식장에서

한 일, 앞으로 만나지 말자고 해서 내가 당신 빰 때려서 턱 빠진일, 50만원 빌리고 지금

까지 안 갚은일...

그외 많은 사건들...

지금이라도 아버지 학교에서 당신에게 편지 보내는 숙제를 통해서 생각나게 해주어서

감사해.

당신이 먼저 시작한 사업을 내가 이어받아 하면서 10년동안 헌신적으로 내조한 당신의

수고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나의 실수로 정리하게 될때에 당신은 나에게 불평한마디,

원망한마디 안하고 나의 뜻에 따라 준 당신, 고맙고, 보증의 일로 살던 집을 내어주고

사무실을 한칸막이 방으로 사용하던 1년동안 당신 또한 나에게 용기를 주고 힘을 주면서

이 고난과 고통을 이겨내자고 나를 위로해 주던 당신 고맙고, 당신은 한겨울에도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는 찬물로 식사를 준비하고 치우고 하면서도, 또 얼음이 꽁꽁어는 난방도

안되는 방안에서도 잘 참아준 당신 고맙고 직원들 다 정리하고 둘이 같이 일할때도 나보다

당신이 더 많은 일을 하면서 나를 배려하는 당신 고맙고, 힘든 생활을 친척이나 친구에게

교회 사람들에게 보여 주면서도 챙피하지 않고 당당했던 당신 고맙고, 어려운 생활 하면서도

윤미에게 최선을 다하는 당신 고맙고, 이후 사업과 서울 생활 다 정리하고 이천으로 내려

갈때도 남들은 서울로 올라 올려고 하는데 우리는 지방으로 내려가는데도 한마디 불평없이

따라준 당신과 윤미 고맙고, 옮겨가는 회사에서 마련해준 사택인 지금의 아파트로 이사할때

좋아하면서 눈물 흘리던 당신의 모습이 지금도 선하여 내마음이 아려온다.

이제는 운전도 잘해 나를 늘 옆에 태우고 다녀 고맙고, 지금은 교회당 짓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고 격려하면서 힘든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당신이 대견 스럽고

고마워. 연로하시고 병환중에 계신 부모님에게 김장을 담아 드리고 꼬박꼬박 전화하고

최선을 다하는 당신 고맙고...

여보, 이렇게 지나온 시간들을 보니까, 어느덧 오십줄에 들어섰고, 당신은 사십중반이구려.

당신에게 못해준것이 너무나 많구려.

괜한 일로 속상하게하고 쓸데없이 고집부려 힘들게 하고 외출하기전에 마음 상하게 해,

기분잡치게하고, 당신 속만 많이 썩이고, 여보 미안해요.

그리고 당신 사랑해요.

여보. 우리 처음 만나 치악산에 놀러 갔을때에 가을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어 온 천지를 덮고

있는 언덕에서 함께 굴르면서 즐거웠던 시간들, 남대문 시장 좌판에서 똑같은 티셔츠를 사 입고

떡복이 먹고, 오뎅 먹던 시간들, 여름 휴가때에 수안보에서 함께 했던 시간들...

윤미가 세살인가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해삼을 잘먹는 윤미를 보면서 행복했던 시간들.

윤미 임신때 동해안으로 휴가 가서 고생만 진탕하고 온 일 들...

추억에 남는 시간들을 편지 쓰면서 혼자 생각해 보고 있어.

지나간 시간들이 다시 돌아올수는 없지만 우리의 사랑은 더욱더 깊어만 가고 사랑은 둘이서

한 곳을 쳐다보는 것 이라고 생각해.

여보. 한동안은 나에게 고통을 주시는 주님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지만 이제 그 일을

통하여 나를 훈련시키고 다듬어 가고 왕 같은 제사장으로 만들어가기 위해서 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하나님께 감사하고 잘 참고 따라와준 당신과 윤미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어요.

이제 당신에게 약속해요.

당신을 더욱더 사랑하고 주님안에서 백년 넘게 같이 살자고.

윤미 시집 보내고 손자, 손녀 보면서 ...

이제 편지를 그만 쓰고 빨리가서 늦게오는 당신을 위해 김치찌게를 맛있게 끓여야 겠다.



아내에 대한 결단 10가지

1. 사랑하는 남편, 자상한 남편, 따뜻한 남편이 되도록 하겠소.

2. 주님 안에서 대화의 시간을 많이 갖도록 노력하겠소.

3. 1년에 꼭 한번 이상 여행을 하겠소.

4. 그동안은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못했는데 집안 살림도 같이 열심히 하도록 하겠소.

5. 매일 아침 출근때 해주는 포옹은 그날까지 계속하겠소.

6. 밥 많이 먹어도 챙피주지 않고 뚱뚱해 진다고 놀리지 않겠소.

7. 당신의 인생에서 나를 만나 결혼한 것이 최고의 잘한 선택이 될 수 있도록 하겠소.

8. 지금도 하고 있지만 한달에 한번씩은 정기적으로 당신차를 점검하고 세차해 주겠소.

9. 하루에 세번 이상 사랑한다고 말하고 실천하겠소.

10. 마지막으로 당신과 윤미를 위해서 매일매일 기도하겠소.



2003년 2월 13일

당신의 남편 오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