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나눔

(아버지학교) 편지 - 사랑하는 당신에게

작성자 박미자 날짜2003.11.13 조회수4149
작성일 : 2003/02/25 13:58

사랑하는 남편에게...



결혼전에 많은 편지를 주고 받았는데도, 결혼한 다음에 처음 쓰는 편지라서 그런지 조금은 쑥 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쓰고 싶은 말이 많은것 같은데 막상 무슨 말부터 해야할지 서두가 잡히질 않아 한참

머뭇거렸습니다.

함께 살아온 시간이 한 10여년 남짓 한것 같은데 벌써 22년 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요즘들어 세월이

유수 같단 말이 더욱 더 실감이 납니다.

훌쩍 커 버린 세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가 40대 후반의 나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됩니다.

평소에 마음속에 생각하고 있던것들을 몇자 적어 보고자 합니다.

먼저 22년 세월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아내를 대해준 것에 깊이 감사 드립니다. 늘 변함없이 성실하게

아무리 힘들어도 피곤해도 화나는 일이 있어도 일이 잘되지 않아도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거나

무시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은 당신을 보면서 참 특이한 사람이라고 생각한적이 있었지만

그 한결같은 마음에 신뢰감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그것이 어려운 시간들을 보내면서 또 큰 힘이 된것

같고요. 요즘은 그런 남편을 만나 대우받고 사랑받고 당신 때문에는 별로 힘들어 보지 않은 나는

참 행복한 아내임에 틀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늘 나를 믿어주고 나의 의견을 존중하고 인격적으로 대우해 주고 자상하기까지한 당신은 나의 인생의

동반자로 편안한 친구로 내 마음에 자랑거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우린 하나님의 계획속에서 만났고 사명을 감당하기 위한 고난속에서 마음을 같이하고 기도하며

물질의 엄청난 시련속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위로하며 불평과 원망없이 싸우지 않고 여기까지 온것은

크나큰 하나님의 은혜요 축복이었다고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음이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 부부의 가장 큰 자랑거리라고 할수 있겠지요.

어려운 과정을 묵묵히 성실하게 극복해 나가는 당신을 보면서 참 안스럽기까지 할때가 있습니다.

요즘도 아무리 피곤해도 늦게 잠을 자도 새벽 4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내가 꽤를 부려도

새벽기도를 쉬지 않는 당신을 보면서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론 측은하다는 생각과 오늘 하루 쉬었으면

하는 생각을 할때가 있습니다.

저도 이제 나이를 먹었나 봅니다. 아버지와 남편의 그 자리가 얼마나 힘들지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남편한테 많은 것을 받기만 했다는 생각이 들고 이젠 내가 당신을 위해 많은 것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것을 다 받아줄수 있는 아내로 아주 편안하고 포근한 자리를 마련해

놓고 언제든지 쉴수 있는 그런 자리 말입니다.

몇 번 딸 아이들이 아빠같은 사람과 결혼 할거라고 이야기 헀을때 존경 받는 아빠로 인정받는것

같아 기뻣습니다.

세 아이가 늘 엄마보다 아빠를 좋아하는데도 그것이 자랑스럽고 싫지 않습니다. 권위적이지 않고

명령하지 않고 늘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잘 이해해 주는 당신, 아이들과 잘 통하는 당신이

존경스럽습니다. 내가 물질적으로 엄청 힘들때에도 내가 당당하고 평안하고 잘 감당할수 있었던

것은 신앙의 힘도 있었지만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당신에게 사랑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님안에서 함께 고난의 길을 겪으며 사명을 위하여 같은 방향으로 비전을

나누며 대화 할 수 있음이 감사합니다. 이런 시간을 통해 아버지 학교 수료를 축하드리며 이제는

왕을 잘 섬기는 시녀가 되는 연습을 해보고자 합니다.



2003년 2월 22일

당신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아내로 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