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1/14 10:18
이영애권사
성령은 우리가 믿을 때 이미 우리 안에 내주하며 영원히 떠나지 않는 주님이 승천하시며 주신 선물. 그 성 령은 우리를 진리 가운데 인도하시고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도우시는 분 이 성령님은 내 안에서 늘 내 마 음을 평안케 하신다. 우리 아이들이나를 놀리듯이 하는 말이 있다. “역시, 권사님이십니다.”
나는 누구와도 적대감을 가져본 적이 없다. 누가 나를 악의로 대하거나 속이더라도 그 당시는 물론이고 나중에라도 미운 마음이나 앙금이 남지 않는다. 오히려 측은한 마음에 기도하게 되고 아이들에게도 그 렇게 하길 당부한다. 이것은 분명 나의 지혜가 아니다. 내 안에 성령님의 도우심이므로 감사하다. 마음이 성전이라는데 내 성전을 평온케 하심에 감사하다. 그래서 이순이 넘은 나이에도‘순진하다’ ‘어린 아이 같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
그리고 내가 무시로 기도할 때. 주님이 내 곁에서 그 기도를 듣고 계심을 느낄 수 있어서 감사하다. 처음 영 세를 받을 때 신부님께서 내 책상의 서랍을 여시며, ‘이곳에 주님이 계십니까?’물으셨다. 난 그때는 주 님을 개념으로 만났으므로 높고 높은 보좌위의 주님으로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성령님이 내 안 에 나의 기쁨과 슬픔에 그리고 내가 처한 환경과 현장에 함께 하심을 느낄 수 있어서 감사하다. 남편의 소 천과 모든 재산의 묶임과 사위의 사업좌절 등 1년 사이에 견디기 어려운 고난 가운데도 이렇게 돌아볼 수 있는 여유와 그럴 수밖에 없었으니 주님의 가슴이 느껴짐에 감사하다.
나의 신앙관은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주님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엄마 손을 필요로 할 때는 교회 생활보다는 함께 시간을 보내며 양육에 더 힘썼다.
모든 일에는 그 때를 놓치면 영원히 할 수 없는 일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성장하자. 기도 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구했다. 그래서 시작한 일이 ‘장애자 상담’이었고 그 일을 20년 넘게 해 왔으 며 지금은 ‘노인상담’과 ‘독거 노인 생활 돕기’를 아이들과 하고 있다. 독거노인 돕기를 하며 많은 아픔과 눈물로 괴로웠다. 이 지구상에 35%가 기독교인이라는데, 당신은 진짜 크리스챤입니까?라는 질문에 나부터도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을지... 과거에 나는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부와 명예와 권세를 모두 누려 보았다. 그리고 그때는 카톨릭이었기에 행위에 비중을 많이 두었다. 그래서 내가 섬기는 일을 좋아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우리 집은 시간에 관계없이 늘 Open되어 있었고 어려운 환경에 처한 지금에도 그것에는 변함이 없다.
그래서 많은 문제를 가진 이들로 우리 집은 늘 북적거렸다. 그렇게 문제들을 내어놓고 나누는 가운데 치 유에 대한 지식은 많지 않았으나 이혼위기의 부부가 잉꼬부부로 가출한 자녀가 모범생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간혹 사업에 실패한 이들을 위해 우리 집의 별 채가 보금자리로 제공되기도 하면서 우리 부부는 주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을 누릴 수 있었고 감히 주님의 사랑을 경험하게 하셨다.
주님은 열린 마음과 준비된 마음만 갖고 있으면 언제든 그것을 사용하심을 알게 되어 너무나 감사한다 . 그리고 내가 가장 감사하는 것은 그 모든 그리스도적 사역을 내가 한 것이 아니라 주님이 나를 통로로 하 셨음을, 내가 알고, 자만하지 않음이다.
신앙을 갖은 후 나의 첫 딜레마는 ‘거룩함’과‘화평함’ 둘 중에 무엇을 우선으로 해야하는가 였다 . 물론, 나의 의는 화평함이 우선이었다. 그런데 그때 성경에서 예수님의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 를 접했다. 주님도 우리가 ‘참 이웃’으로의 사람을 먼저 원하심을 알았다. 사상이나 신앙, 그 모든 것을 떠나서 주리고 헐벗고 병든 자들을 먼저, 먹이고, 입히고, 치료하고, 그후에 복음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한 다. 유교와 불교의 전통이 내려오는 가정에서 주님은 다윗처럼, 사무엘을 통해, 왕으로 기름부으시지는 않으셨지만, 이 가정에 믿음의 어머니로 세우셔서 감사하다. 6.25때 어머니를 여의고 결손 동기를 통해 주님 은 나를 부르셨지만 믿음에 가정에 초석이 되게 하셨다. 그리고 첫 자녀를 ‘주의 종’으로 서원케 하셔 서 쓰셨으니 이것도 역시 감사가 넘친다.
오늘도 나와 아이들이 주님의 마음을 알기 위해 애쓰며 교회에서가 아니라 사회에 나아가,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일과 살리는 일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니, 그것도 감사하다. 기름부음에 감사란 우리가 말씀 안에 거하며 살 때, 매순간 매일 벌어지고 있는 일임을 깨닫게 하심에 감사하다.
나의 부정적 사고의 전환과 결단은 지금의 환경이 경제적으로 열악해짐으로서 주변에 손길이 필요한 이들을 외면할 수밖에 없을 때 스스로 자책하지 말아야겠다. “그래, 지금은 나도 고난 중에 있으니 이 정 도의 나눔도 주님은 기뻐하실거야!” “그리고, 지금은 물질보다도 상담과, 전화상담, 그 외에도 온몸으 로 독거 노인들의 생활을 돕고 있잖아” “우리 집은 좌절하고, 슬프고, 외로운 이들이 와서 기댄 후, 짐을 덜고 가곤 하니, 그건 내가 신실하다는 증거잖아!” 세상에 모든 사람들을 내가 다 돌 볼 수는 없으니 만족 하자. 그리고 이 일을 위해 오늘도 약속을 붙잡고 믿음으로 기대하며 회개하고 마음으로 믿을 뿐 아니라 선포함으로 성령님의 도우심을 구하도록 결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