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편지 쓰는 날...
무슨 말을 먼저 해야 할지..
미안하다...고맙다...입안에서만 맴돌고, 도무지 나와 주질 않네...
부부치유시간 끝까지 할 수 있도록 순주 잘 맡아 돌봐주고 기다려줘서 덕분에 잘 끝냈어.
아마 당신 아니었다면 이렇게 풍성히 은혜를 누리면서 잘 마치지 못했을 것 같아.
고마워요 ~*
생각해보니, 아이들 키우며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남편으로서 받아야 할 합당한 존경심을 당신께 표현해 본지가 언제 인지도 몰라. 그런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가물가물함을 알고 어찌나 미안한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어들고 싶을 정도 였어요.
미-안-해-요.
내 소견에 좋을 대로 행동하고, 나 몰라라 하고..그래도 나를 참아주고 곁에 있어 주는 당신..
가정의 청지기로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묵묵히 참아주는 당신.
너무 익숙하고 편해서 고마움은 커녕, 당연하다고까지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확실히 붙잡는 시간 이었어요.
당신을 만나 한 가정을 이룸은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관하신 계획 중의 일부이며, 그분께서는 당신을 우리 가정의 가장이며 머리로 세우셨음을 온 몸과 마음으로 깨닫을 수 있었어요.
사랑하고 존경해요
이제라도 이런 진리를 알게 하시니 가슴이 벅차요.
지금은 좀 어렵더라도 함께 노력해요.
이게 끝은 아닐거라는 확신이 있어요.
우리 순범이, 순주를 생각해 봐요.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럽게 커 가는지..
우리의 미래이고, 당신의 열매 잖아요.
당신의 선함과 신실함이 우리 가정의 빛이고, 복이예요.
사랑합니다...
2004년 7월 13일
-당신의 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