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나눔

2017년 10기 어머니학교 수료 소감문 (4조 공지영 자매님)

작성자 어머니학교 날짜2017.11.04 조회수565

《제10기 어머니 학교 수료 수감문》
4조 공지영 자매님


 샘파가 끝날 무렵, 아버지학교가 개설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결혼할 때부터 남편이 아버지학교를 다녀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남편은 아버지학교 스텝으로 섬기시는 둘째 아주버님의 강력한 권유에도 마다하고 계속 거부를 해

온터라 이번 기회에 다녀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아이가 생기기 전엔 다툼도 거의 없고 어떤 상황이건 신앙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강물 흐르듯이 평온하게 지나던 우리 가정이

아이가 태어난 후부터는 다툼이 잦고 나는 남편의 행동에 섭섭할 때가 너무 많아 은근히 남편의 아버지학교 수료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우리 교회가 너무 좋아서 오자마자 등록하고 샘파도 바로 시작하며 그 과정을 통해 마음 문이 많이 열린 남편은 흔쾌히 아버지학교에

등록하겠다고 했고,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드디어 하나님이 남편을 변화시키려고 역사하셨구나 하며 기뻐하던 것도 잠시,

동시에 어머니학교도 개설되었다며 나의 등록을 권유하셨다. 뭔가 상쾌한 기분은 아니었지만 하나님이 또 이렇게 배열하셨구나.

하는 생각으로 순종하며 등록하게 되었다. 첫날, 너무나 유쾌한 강사님의 강연을 들으며 웃고 울면서 은혜로운 첫 시간을 보냈다.

계속 이런 시간이라면 참 좋은 프로그램이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첫 조별 모임에서 ‘자존감 테스트’를 하는 순간,

어머니학교는 쉽지 않겠구나..하는 강한 느낌이 들었다. 예상은 했지만 너무 낮게 나온 자존감 점수는 말하기 힘든 나의 과거의 상처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위암 투병하시다 고2때 돌아가신 아버지와 우리 가족의 상처들을 다시 끄집어 내야했다.


첫 숙제인 돌아가신 아버지께 편지쓰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눈물의 시간이었다. 가족들이 깰까봐 숨죽여 울며 눈물의 편지를 썼다.

투병하실 때나 돌아가신 후에도 이런 편지를 써 본 적이 없어서 아빠에게 못 했던 감사의 고백과 사죄의 고백들을 하고 나니,

또한 아빠의 죽음을 놓고 마음껏 울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조금 위로를 받은 것 같았다.


두 번째 만남에서 행복의 조건에 대해 말씀해 주셨던 강사님의 행복한 가정 이야기는 그동안 헌신하지 못하고 받으려고만 하던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어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게 되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작게 혹은 크게 다투는 일이 많았던 남편에게

돕는 배필로서의 역할을 많이 못 해 준 것도 미안했고, 나도 몰랐던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과거의 나의 상처도 알리고 싶어 남편에게

쓰는 편지도 진지하게 써내려갔던 것 같다. 남편도 나도 지금은 공사중이라 여전히 예전처럼 부딪칠 때가 없지는 않지만, 서로 노력하는

방법을 알아가고 훈련하는 과정에서 더 성숙한 모습으로 변화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물론 상대방의 변화가 먼저가 아니라,

나의 변화가 먼저이다.


세 번째 과제는 함께 살고 있는 엄마와의 관계였다. 엄마에게 받았던 상처가 많다고 생각했고, 돌아가신 아빠와는 달리 지금 현실적으로

관계를 풀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엄마에게 편지 쓰는 일이 가장 어려운 숙제였다. 아무리 아니라고 생각해도 아들인 동생들을 더 편애하셨고,

지금도 그런 것 같지만 연세가 있으신 엄마에게 그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 좋을까~ 엄마의 비난 섞인 말, 부정적인 말에 많은 상처를 받았다고

말하는 것이 관연 의미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그런 것들은 접어두고 감사하다는 말, 죄송하다는 말로 편지를 써내려 가는 중에, 나보다

더 고통을 겪은 엄마의 상처를 생각하게 되었다. 어린 나이에 전쟁으로 아버지를 여의고, 내 나이에 남편을 잃고 3남매를 위해 고생하며

살아오셨던 엄마의 삶이 겨우 이제야 보이게 되었다. 지금 내 옆에서 살아 계시다는 사실로도 감사한 일이었다. 내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5살 딸과 남편의 발을 씻겨 주면서 부족한 엄마의 모습, 아내의 모습이 다시 보여 너무 미안하고 부끄러운 생각이 많이 들었다.

가족들을 위해 많이 기도하지 못했던 것이 너무 미안했고, 나의 사과에 “괜찮아요. 엄마”를 연발하는 딸의 모습에 감동이 밀려 왔다.

내가 발을 씻기며 했던 말에 눈시울을 붉혔다는 남편의 말에도 미안하고 감사했다. 깜깜한 어둠 속에서의 어머니학교 세족식에서

지금까지 어머니, 아내로서의 헌신을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회개와 함께,

앞으로 내가 해야할 헌신의 무게가 느껴져 흘렸던 눈물이 기억난다.


내 힘으로는 할 수 없고, 하나님의 능력으로만 할 수 있음을 알기에 “온유하고 안정된 심령”의 어머니가 되기 위해, 친밀하며

돕는 배필로서의 아내가 되기 위해 기도하면서 이 사명을 잘 감당하려 한다.
부족하고 연약한 나를 더 성장시키시고 풍성하게 하시는 소망의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애써주신 모든 향기 여러분 사랑하고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