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학교 수료 소감문 -
김 영 미
큰 아이 학원에 데려다 주고 오는 길, 집 앞에서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동네 지인인 집사님을
만났다. 내가 관심 있을 것 같다며 ‘어머니학교’가 있으니 한번 들어 보는 게 어떻겠냐고 말씀해
주셨다. 요즘 사춘기에 들어서는 딸과의 잦은 갈등 때문에 고민을 가지고 있던 터라 어머니
학교의 제안은 솔깃했다.
어머니학교가 뭔가 해결해 줄 것 같은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수소문 끝에 등록을 하고 기다렸다.
메르스 때문에 학교 휴업령이 내려지고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장소인데 다시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고민을 하였고, 또 그 시점에서 아들이 팔이 골절되어 기브스를 하여 학교를 가지
못하는 상황이 생겼다. 처음 시작이 왜 이렇게 꼬이나 하지 말라는 신의 계시인가? 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하지만 자꾸 방해하는 여러 일들은 고민하던 나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걸 꼭 해야겠다는 결심으로 바뀌게 하였다.
어머니학교에 오던 첫 날!
나는 무신론자이고 가끔 절에 한 번씩 아이들과 다녀오기도 한다. 워낙 open mind형이라서
종교적 색체가 어느 정도 녹아있으리라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기대감과 숙제에 대한
부담감으로 시작된 어머니학교의 첫날을 기억한다.
핑크빛 의상은 너무 예뻤고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나를 여자로 만들어 주는 것만 같아 마음을
설레이게 까지 하였다. 기타 치며 부르는 찬송은 진솔함이 느껴져서 좋았다. 하지만 율동과
함께하는 찬송이나 소리 내어 기도하는 시간, 모르는 사람들과의 스킨쉽, 감사함의 인사 등은
어색하고 거부감까지 들어 부담스러웠다. 소그룹에서 서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은 좋았지만
아버지, 어머니, 남편에 대한 편지를 쓰고 공개적으로 읽는 일은 쉽지만은 않은 숙제들이었다.
엄마가 어찌해 주어야 하는지를 알고 싶고 배우고 싶은 마음에 어머니학교를 등록했는데 자꾸
나를 들여다보고 끄집어 내고 찾아가는 과정이 힘들어 때로는 회피하기도 하고 애쓰다 말기도
하였다. 5주내내 숙제에 대한 부담감으로 끝나는 것 같았지만 5주를 보낸 지금 나에게 확실하게
남아있는 것은 주변사람들, 나의 가까운 가족들의 고마움을 알고 감사히 생각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 그것이었던 것 같다. 다른 타인들에게는 작은 일도 고맙다는 표현을 잘하면서
정작 나의 부모님, 남편 그리고 사랑스런 아이들에게 작은 표현조차 못하고 맘에만 담아
두었던 나를 발견한다.
5회로 내가 딸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 금 방 많은 것이 바뀌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항상 감사히 생각하는 마음 그 고마움을 밖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만은 잊지 않으려고 한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도 사랑받고 있고, 감사함을 잊지 않고 고마움을 표현하며, 표현 받는 것
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또한 표현 할 줄 아는 감사함을 아는 아이, 행복한 아이가 될 수 있도록
종교를 갖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으로 어머니학교를 마무리한다.
항상 전화해주시고 연락해주신 향기님, 울고 웃고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이야기해주신
팀원들 그리고 어머니학교를 위해 봉사해 주신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