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엄격히 다른 이에게는 은혜로
(욥기11장) 2006년 12월 09일 토요일
1. 본문 주요 내용
1절; 소발이 말한다.
4-5절; 네 말이, ‘내 도는 정결하고 나는 주가 보시기에 깨끗하다’하니, 하나님이 지혜의 오묘함으로 네게 보이시기를 원한다.
7-11절; 너는 하나님의 오묘함과 완전하심을 알 수 없고, 하나님은 허망한 사람을 아시고 악한 일한 것도 다 보신다.
14-18절; (그러니) 네 손에 죄악이 있거든 멀리 버리고 불의가 네 장막에 있지 못하게 하라. 그리하면 네가 굳게 서고 두려움이 없어지며 환란을 잊을 것이요, 생명과 희망을 가지고 평안히 쉬게 되리라.
⇒ 소발 역시 욥이 지은 죄로 인해 고난을 당한다고 하면서 하나님은 허망한 사람을 아시고 악한 일을 한 것도 다 보시기 때문에, 죄를 버리고 불의에서 떠나야 한다고 한다. 그렇게 될 때, 고통과 두려움이 사라지고 평안함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한다.
2. 내게 주시는 말씀
소발은 고난 중에 있는 욥에게 회개하라고 촉구한다. 죄가 없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하나님은 죄 한 가지 지으면 징벌 한 가지씩 바로 내리시는 분이 아니시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사람까지도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시는 분이시다. 하나님 앞에 은혜는 누리지 못하면서 행동 하나하나를 바르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곧 율법주의이다(New Thought).
신앙생활을 기쁨 가운데 하지 못하고 의무감만으로 하는 수가 있다. 은혜를 누리지 못하면 dry해진다. 형제를 사랑과 은혜의 눈으로 바라보아야 하지만, 자신이 메마른 상태에서는 그런 눈으로 보지 못하고 판단하는 눈으로 보게 된다. 나 역시 이런 모습에서 자유롭다고 말할 수 없다(Sins).
그렇다고 해서 하나님의 은혜를 빙자하여 자신의 성실하지 못한 것을 정당화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그냥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된다. 예배시간에 늦는 것, 교인들 간의 약속을 안 지키거나 시간에 늦어 다른 사람들을 기다리게 하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신앙과 은혜를 핑계로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다.
그로 인해 혹 불편하게 하는 사람이 있으면 사랑이 없다고 오히려 불평한다. 심지어 “피차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말라”(롬13:8)는 말씀을 인용하면서 사랑의 빚은 져도 된다며 다른 이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가려는 사람들도 있다.
다른 사람에 대하여는 사랑과 은혜의 너그러움으로 대하되,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과 질서를 따르는 엄격함을 가져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함께 은혜스러운 공동체 생활을 해나갈 수 있는 것이다(Promise).
은혜가 넘쳐 기쁨으로 서로 물건을 통용하며 살았던 초대교회(Example)의 모습처럼,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으로 서로를 돌아보고 솔선하여 기쁨으로 그리고 엄격함으로 다른 사람을 대하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야 한다.
내 모습에서 한 구석, 한 모서리까지도 하나님의 말씀대로 지켜 행하려는 결단을 하며, 한편으로는 형제를 하나님의 은혜로 대하는 가슴 넓은 사랑을 실천해가야 한다(Command).
3. 묵상 및 소감
소발은 엘리바스, 빌닷과 마찬가지로 욥을 위로하기는커녕 죄로 인해 고난이 왔다는 얘기를 반복한다. 욥은 죄로 인한 고난을 받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뜻을 모르고 겪는 고통을 하나님께 호소하고 있다. 소발은 그런 욥의 모습을 보면서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나님은 허망한 사람을 아시고 악한 일을 할 때 상관하지 않으시는 듯하나 다 보고 계신다고 한다. 그러니 너의 교만한 생각을 깨뜨리고 마음을 바로 정하라고 한다. 하나님께 고통을 호소하는 욥에게 네가 주를 향하여 손을 들 때, 네 손의 죄악을 멀리 버리고, 불의에서 떠나라고 하고 있다.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여 병원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에 누워 고통을 부르짖는 사람에게 찾아가 너의 죄로 인해 고난을 당한 것이니 그 죄를 모두 회개하면 하나님께서 치료하시고 사고를 낸 사람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예수님을 책잡으려고 따라다니며 시비를 건 바리새인, 서기관들도 비슷한 경우이다.
죄로 인해 고난을 당한다는 일반적인 원칙에 욥의 경우를 억지로 적용하려고 한다. 비형식적 오류인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친구들이라면 고난당한 친구를 진심으로 위로하며 사랑과 긍휼히 여기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기도해야 할 일이다.
4. 결단 및 적용
아픔을 위로해주고 품어주는 마음이 없이 지켜야 할 의무만 강조하는 사람들이 있다. 공립학교에 교사이다 보니 다양한 학교 관리자(교장, 교감)을 만난다. 그들 중 교사들을 칭찬하며 학교를 이끌어가는 분들보다는 계속된 질책만으로 조직체를 이끌어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지적하고 문제를 제기할 일은 하나님 앞에서 기도로 하고 단 1%라도 장점이 있으면 찾아서 지지와 격려를 하자. 이를 구호처럼 외치며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가르쳐주려 하지 말고 내 스스로 그 원칙을 지켜나가자.
좋은 것 한 가지 알고 있으면 그것을 자랑하고 싶어서 안달하는 모습을 갖지 말고 그저 묵묵히 실천해가자. 아는 것, 지식으로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했던 모습들 다 던져버리자. 내가 인정받고 나를 인정해주기를 바랄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 뿐이다.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말을 들으려 하지 말고, 사람들이 나에 대하여 말하는 칭찬이나 비난의 수군거림에도 초연하자. 나를 판단하고 인정해주실 하나님만 바라보며 하나님 앞에 진실한 모습으로 서도록 하고, 주님과만 동행하자.
5. 기도
주님! 늘 하나님께서 나와 형제를 어떻게 보실 지에 초점을 맞추어 생각하고 말하게 해주십시오. 하나님께서도 참고 지켜보시는데, 제가 감히 형제를 판단하는 말이나 생각을 하지 않도록 제 입과 제 생각을 지켜주십시오.
누가 뭐라고 하든 하나님을 위한 삶을 살게 해주십시오. 천인이 내 좌편에서 쓰러지고 만인이 내 우편에서 넘어진다 해도 안연히 주님만을 바라보며 나아가도록 인도하여 주십시오. 사랑하라고 하셨으니 그저 사랑하고, 용서하라고 하셨으니 그저 용서하며,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도록 붙들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