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나눔

 

<복음원리 12> 소감문

한호진 전도사

 

복음이라는 단어를 너무 많이 들어봤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 안에 복음을 명확하게 설명하거나 전하지 못한다는 것이 어떻게 이렇게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강의 시간이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어 하나님의 씨(DNA)를 가진 존재로 생육하고 번성하며 충만함을 통해 하나님의 씨를 확산시켜야 하는(Sonship). 또한 하나님의 통치를 대행하는 자로 정복하고 다스리며 세상에 영향력을 끼치며 살아가는(Kingship) 우리의 정체성에 대한 확신을 점검해보는 시간이었다. 하나님이 우리를 창조하신 목적이자 사명인 이것을 분명히 기억하며 살아가지 못하고 있는 나의 모습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래서 때로는 상황 때문에, 때로는 마음의 감정 때문에 휘둘리고 무너지게 되는 힘없는 나의 모습이 내게 복음이 바로 세워지지 않았기 때문이었구나 생각해보게 되었다.

하나님의 씨(DNA)’통치권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는 아브라함에서부터 다윗을 지나 예수 그리스도에까지 이르는 계보와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임을 고백하는 베드로의 고백을 통해 본래 창조하신 하나님의 형상과 통치권을 타락함으로 인해 상실해버린 우리를 여전히 포기하지 않으시며 우리가 잃어버린 씨(DNA)를 가지고 오셔서 우리를 하나님의 형상이자, 아들로 세우시는 하나님. 우리가 잃어버린 통치권을 그리스도를 통해 기름을 부으심으로 그리스도와 함께 동역하는 자로 세우시는 하나님. 정말 이것이 왜 값없는 은혜라고 하는지를 이제야 알게 되는 것 같다.

교회를 다니면서 무엇을 믿느냐?’는 질문을 많이는 아니지만 살면서 몇 번 들어본 적이 있다. 그럴 때마다 막연하게 예수님 믿지.’라고 흘리며 이야기만 했던 것 같다. ‘예수님이 누군데?’ 혹은 예수 믿는게 뭔데?’라고 물어볼까봐 급하게 대충 지나갔던 것 같다. 교회학교 교사를 하면서도 아이들이 그런 질문을 하면 명확한 설명보다는 그 당시에 내가 느낀 하나님이나 순간 드는 감정에 따라 대답을 해주곤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전도사님을 통해 명확하게 복음이 들려올 때 물론 그것을 전혀 모르고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누군가에게 명확하게 문장으로 보여지고 들려질 수 있는 복음이 나에게도 들려졌음에 감사했다. “예수님이 오셔서 하신 일을 믿고, 그 일이 나에게 약속임을 받아들여서 그 약속의 영향력 아래 그 능력이 경험되는 삶이 복음대로 사는 삶이라는 것이었다. 하나님의 말씀을 약속으로 붙잡고 몸부림치며 살아가는 삶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말씀의 능력, 복음의 능력이 경험되어지는 삶. 그것이 바로 내가 믿는 것이라는 말이다. 마치 주문처럼 외웠던 사도신경에 우리가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다 담겨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예배의 한 순서로, 주문처럼 외우는 기도로 드렸던 나의 무지에 대해서 회개하는 시간이었다.

이후에도 영적, 정신적, 육체적 영역들에서 내가 복음을 믿는 자로 고백하며 살아가는 삶에 대해 막연하지 않고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었던 것이 좋았다. 흔히 믿음, 복음, 십자가, 세례, 성령...’ 이러한 용어들을 사용해서 화려하게 하는 말이 내가 믿음이 좋고 성숙한 신앙인임을 증언하는 것이라고 오해할 수 있다. 나조차도 친구들 혹은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이러한 말들이 튀어나온다. 그런데 이번 복음원리 강의를 들으면서 내가 이제까지 정말 뜬구름만 잡고 있었구나 하는 순간이 정말 많았다. 그럴싸하게 말은 했지만, 그리고 그것들을 내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결국엔 그런 말들을 통해 내 신앙과 믿음을 자랑하는 자기의였던 것이다. 이렇게 무지하기 그지없는 나를 하나님은 뭐가 예뻐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 십자가를 지게 하셨을까. 왜 이런 나를 대신해서 십자가를 지셔야만 했을까.

이번주 목사님께서 설교에서도 말씀하신 새 예루살렘을 전도사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내 스스로도 계속해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붙잡고 있는 이 땅에 예루살렘이 여기저기서 강의를 듣는 내내 튀어나왔다. 롯과 같이, 이스마엘과 같이, 에서와 같이 때로는 눈에 보암직한 것으로 때로는 내 힘과 내 의로, 때로는 충동적으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끌리지 못하여 꽉 붙잡았던 나의 예루살렘. 도저히 내 힘으로는 내어놓지 못할 것 같은 것들까지도 이제는 사탄의 공격에 무너지는 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기까지 순종해야 함을 결단하게 된다. 끊임없이 기도함으로 하나님의 형상인 나의 내면이 하나님을 닮아가도록 훈련되어지며, 하나님의 통치의 대행자로써 하나님 나라와 교회를 세우고 이루어가는 동역자로 살아갈 수 있기를. 인생의 수많은 광야에서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고 성령을 의지하여 기도하며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이제는 기대가 아닌 약속으로, 말씀의 힘으로, 기도로, 사람들과 합심함으로 목자와 동역하므로 승리하게 될 것을 기대하게 된다.

 

 

강의를 들었다고 모든 것을 다 해낼 수 있고, 이루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렇게 아는 것에서만 그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끊임없이 하나님의 말씀이 나의 습관이 되도록 생각을 구체화하고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가며 하나님의 형상으로, 하나님의 통치의 대행자로 살아가는 삶을 훈련하고 습관화시켜야 한다. 이제 특별히 사역자의 자리에서 하나님이 출발하게 하셨다.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나의 정체성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개인만을 위한 믿음과 복음이 아니라 열방과 만민에게까지 내 안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의 말씀이 미치도록 달려나가는 하나님의 종이 되기를 마음 깊이 결단하게 된다. 두렵고 떨림으로, 나는 부족하지만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께서 나와 함께 이루어가실 하나님 나라를 기대함으로 앞으로의 길을 나아가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