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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1수요예배- 유선미집사RTC

작성자 관리자 날짜2011.05.11 조회수3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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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셀 유선미



◦ 설교제목 나이 드는 즐거움


◦ 본문말씀 전도서 3:9~15


◦ 설교요약


전 3:9~11 수고하고 애씀으로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다. 하늘을 그리워하라. 영원을 준비하라. 회개하고, 중보하라. 격려하고 지지하라. 전 3:11~12 시종을 측량하지 말고 죽을 때까지 배우라.


전 3:13~15 주어진 삶을 사랑하고 현재를 즐기라.



소감


어버이날과 연휴가 겹쳐 시부모님이 계시는 군산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3,4월을 거의 매주 군산에 다녀오느라 몸도 마음도 너무 지쳐서 3주 만에 가 뵙는 길이었습니다.


저희 시아버지는 올해 연세가 여든셋이 되십니다.


작년에 이어 울 1월에 두 번째로 방에서 넘어지셔서 골반뼈 골절로 수술을 할 때만해도


처음 수술 때 너무 건강하게 퇴원을 하셨기 때문에 이렇게 오래 병원에 계실지는 상상도 못했었습니다.


수술할 때에 동의서에 싸인하면서 연세가 있으신 분인데다가 계속 술을 드셔왔기 때문에 수술 후에 치매와 증상이 똑같은 선망이라는 증상이 염려된다는 말을 들을 때도 그것이 현실이 되리라는 상상은 하지 않았습니다.


선망이란 연세가 많은 노인이 무리한 수술을 할 시에 몸이 너무 힘드니까 정신을 놔버리는 증세로 회복이 되기도 하지만 그 상태로 돌아가시기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석 달이 넘도록 아버지께서는 가끔 정신이 들 때를 빼고는 가족도 알아보지 못하는 상태로 중환자실로 혹은 일반 병실로 옮기시며 돌아가실 것 같다는 연락에 심장이 덜컹 하다가 또 어머니 알아보신다는 연락을 받으면 한 숨돌리다가를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애들 아빠와 결혼하기로 하고 시댁에 처음 인사를 갔을 때부터 저는 아버님을 좋아할 수가 없었습니다.


30대에 기찻길에서 당한 교통사고로 한쪽다리를 살짝 절룩거릴 뿐 장애라 하기에는 너무나 멀쩡한 상황을 스스로 한탄하시며 30대 이후를 술로 사신 그 분을 이해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철길 사고라 보상 한 푼 못받고 계속되는 수술로 가세가 기울어 결국 어머니께서 시장에 행상을 나가시기 시작하셨을 때도 아버지는 술로 시간을 보내셨다고 했습니다.


알콜중독인 가장이 아이들에게 벌였을 행패 얘긴 듣지 않아도 상상이 되었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어린시절이 너무 가엽고 마음이 아파 들을 수도 없었습니다.


그저 그런 환경에서도 4남매가 너무 훌륭하게 잘 컸다는 감탄과 그런 남편를 돌보며 아이들를 그렇게 잘 키워내신 어머님이 존경스러울 뿐이었습니다.


제가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저희 시어머니를 지탱한 분은 바로 하나님아버지이십니다.


어머니께서는 길을 걷다가도, 행상을 하다가도, 전철 안에서도 늘 기도를 하셨다고 했습니다.


“아버지,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길을 알려 주세요.”가 어머니가 가장 힘들고 괴로울 때의 기도제목 이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만 해도 마음이 너무 따뜻해지고 살아갈 힘이 생기셨다고요.



아버지께서 병원에 입원하신 그 날부터 어머니의 시간은 아버지와 함께입니다.


아버지께서 드시면 어머니도 드시고 아버지께서 못드시면 어머니도 안드십니다.


간병인에게 맞겨두고 잠만이라도 집에서 주무시라고 해도 밤이 더 위험하다고 아버지 곁을 떠나지 못하십니다.


그저 유동식 호스만 빼고 집에서 편안하게 얼굴 알아 보시면서 돌아가셨으면 좋겠다고 하시던 주말에 군산에 다시 내려갔습니다.


그날 병실에 들어가 그동안 못드시고 애 쓰셔서 너무나 말라, 이제는 작고 연약해져서 아이 같아 보이는 아버지, 어머니를 뵌 순간 저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지며 아버지 발을 붙잡고 기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저희 아버님을 깨어나게 해주세요. 그저 깨어 나서 저희 얼굴 하나 하나 다


알아보시고 손 한 번 잡고 눈 한번만 맞출 수 있게 해 주세요.


어머니 소원대로 집에 가셔서 어머니께서 해 주시는 죽이라도 드시고 가실 수 있게 해 주세요,“


그리고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었습니다.


서울로 모셔 오자고, 모셔와서 먼저 돌아가시게 생긴 어머니라도 우리가 보살피고 아버지도 우리가 직접 챙기자고 그렇게들 결론내리고 서울에 병원 알아보고 아버님이 오실 체력이 되는지 알아보면 며칠이 지날 무렵 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셨습니다.


이틀째 아버지께서 정신을 놓지 않고 계신다고, 어쩌면 이번엔 좋아질 수도 있을것 같다고요.


그렇게 3주일이 지나고 주말에 병원에 다시 갔을 때 아버지께서는 침대에 앉아 계셨습니다.


저를 보시더니 “개 두 마리는 아직도 키우냐. 그거 남 줘 버려라. 니 고생이 너무 많다.”


하셨습니다.


그렇게 맑은 정신으로 계시고 씹을 수 있는 힘도 있는데 유동식 호스를 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음식을 씹어 삼키면 음식이 기도로 들어가서 MRI판독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하나님께서 우리 가족이 서로 용서하고 아픔을 보듬을 수 있도록 시간을 주신 것 같다고 하루하루가 참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며느리인 저 조차도 아버지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용서받을 시간이 필요했는데 어머니나 자식들에겐 얼마나 필요한 시간이었을까요.


저는 평생 한이 되었을 수도 있는 남편을 사랑으로 끝까지 보듬고 계시는 어머니를 통해 아버지를 용서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당신을 철저히 내려놓으면서 아버지를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어머니를 곁에서 지켜보며 자랐던 자식들은 아버지를 원망하기보다는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늙어 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저절로 용서가 된 것 같았습니다.


결국 어머니는 저 조차도 아버지를 받아들이게 하셨습니다.


지난 주말 저희 가족 모두는 참 행복했습니다.


병원에서 집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어머님이 해 주신 맛있는 음식은 구경도 못하고 가는 길 오는 길이 막혀서 7시간 씩 걸렸어도 참 편안했습니다.



저는 3년 전 믿음도 없이 생명샘 교회에 등록부터 한 교인입니다.


하나님이 계신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을 하면 믿음이 생길 것 같다고도 한 사람입니다.


지금도 대표로 기도를 하라고 하면 도망부터 가고 싶고, 저 혼자 기도를 할 때도 기도 하고 싶은 내용이 문장으로 만들어지지 않아 말문이 막힐 때도 많습니다.


그런 제가 아버지의 발을 잡고 저도 모르게 눈물로 기도를 한 후에는 아버지, 어머니를 생각하면 기도가 절로 됩니다.


기도를 어떤 마음으로 해야 진짜 기도인지도 알 것 같습니다.



◦ 기도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저희 가족에게 서로 나누고 감사할 수 있는 시간을 주신 것에

감사하고, 아버님을 사랑으로 하나님 품에 보낼 수 있도록 시간을 주신 것도 감사합니다.


어머님을 통해 내려놓음에 대해서 배웁니다. 이런 시어머니를 주심도 감사합니다.


하나님 곁으로 돌아가는 그 날까지 지금처럼만 어머니 곁에 게실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지

켜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