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나눔

2014년3월30일-러시아공소대사역소감(나승희청년)

작성자 관리자 날짜2014.04.02 조회수674
청년 나승희
‘Россия’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한국을 떠날 때에도, ‘Шереметьево’ 공항에 도착해서도, 심지어 모스크바 장로 신학대학에 도착해서도 제가 이 땅을 밟았다는 사실이 전혀 실감 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가고 싶었던 나라를 단 2주 만에 부랴부랴 준비해서 왔다는 사실이 전혀 현실성 없었기 때문입니다.
1월 말, 아직 날짜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3월 중순 러시아로 공소대를 갈 계획인데 함께하지 않겠냐는 목사님에 말씀에 막연히 ‘가고싶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알겠다고 기도해보겠다고 말씀드렸지만,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3월 즈음에는 취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고, 무엇보다도 200만원이라는 재정이 제겐 불가능으로 여겨졌기 때문이었습니다.
명단에는 이름이 있지만 전체 경비의 절반을 더 채워야 하는 상황은 저를 너무나 힘들게 했습니다. 2주 안에 당장 100만원이라는 큰돈을 어디서 구하나 생각 할 때마다 한숨만 나왔습니다. 한편으로는 하나님의 일을 한다면서 돈을 걱정하는 것이 믿음 없어 보이기도 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역이라는 전제 하에 스스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닌지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그러다가 동생이 저축해 놓은 돈을 빌리기로 했고, 부족한 재정은 일단락되었습니다. 그러나 안도감과 함께 비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다른 분들의 후원을 받는 것과는 다른 서글픈 감정이었고, 이렇게 까지 해서라도 가야할까 하는 마음에 너무 괴로웠습니다.
그러던 중, 필요한 재정이 200만원이 아니라 2000달러라는 사실을 통보받았고 환전으로 인해 약 20만 원가량의 돈이 더 필요해진 저는 ‘이건 정말 아니다’하는 생각에 러시아 공소대 사역을 포기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는 어떻게 말씀 드려야 할지 머리를 짜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 때를 기점으로 하나님이 어떻게 재정을 채워 가시는지 보여주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오래전 엄마가 바꾸어 놓으신 달러가 300정도 있었고, 지난 1월 캄보디아 때 사용하지 않고 남겨 놓았던 달러도 있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절반이 채워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간사님의 후원으로 환전에 들어가는 추가 비용을 충당되었고, 결과적으로 동생의 돈은 35만원만 빌리게 되었습니다. 100만원이 35만원으로 줄자 마음의 부담도 함께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일은 출발 하루 전 날 일어났습니다. 주일 교회에서 집사님과 권사님과 그리고 제가 따르는 리더를 통하여 정확히 35만원을 후원을 받았고, 저녁에는 언니가 현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50달러를 후원해 주었습니다. 2000달러가 2050달러로 차고 넘치게 채워지는 순간들이었습니다. 소름이 돋았고 불평했던 스스로의 모습을 민망해 하며 하나님께 감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이전부터 선교를 나갈 때마다 채우셨던 하나님의 도우심을 기억했습니다. 재정도 채워주시고, 내 마음의 부담과 눈물도 잠재워주신 하나님을 극적으로 체험하며 출발 전부터 큰 간증을 가지고 러시아로 향했습니다.
한 시간 이지만, 신학대학교의 수업시간을 할애하여 강의를 하는 형식이라 출발 전부터 큰 부담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도착 후 바로 다음 날 간증을 해야 했기에 더욱 그랬습니다. 통역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번역의 간증이 잘 이루어 질 수 있을까? 그분들이 내가 사용하는 단어와 감동을 고스란히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간증 날 당일, 떨리는 마음을 가다듬고 리더에게 받았던 사랑과 관심으로 교회에 정착하여 남을 섬기는 위치까지 올 수 있었던 이야기, 나아가 그 사랑을 흘려보낼 딸들을 양육하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사실 제가 나누고자 했던 간증은 제가 받았던 원투원은 무엇인지 또 제가 흘려보내는 원투원은 무엇이었는지의 대한 부분이었는데, 조금 다른 방향으로 간증이 흘러갔습니다. 제가 느낀 감정이 아닌, 하나님의 마음에 대하여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리더를 통하여 알게된 하나님의 기다림과, 팔로워를 통하여 알게된 한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기쁨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저 스스로도 바울이 ‘빌립보 교회를 향하여 나의 기쁨이요 면류관인 사랑하는 자들아’라는 성경 구절이 마음으로 와 닿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간증을 마치고 질문을 받는데, 한 청년이 제게 “그렇다면 그렇게 일하는 당신을 통하여 하나님께 돌아온 사람은 몇 명입니까?” 라는 질문을 하였습니다. 그 순간 저는 말문이 막혔습니다. 전도를 물어보는 그들에게 대답할 숫자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찰나의 시간이 무척이나 길게 느껴졌고 겨우겨우 생각을 짜내어 대학교 2학년 제가 해 주었던 기도를 통해 신앙생활을 시작했다던 친구를 떠올렸습니다. 그래서 1명이라고 대답했는데 그 때부터 스스로에 대한 당혹감에 어떻게 질의응답을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급하게 이야기를 마치고 강단을 내려왔습니다. 제 삶에 전도의 열매가 없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는 임원·간사진을 중심으로 준비하고 있는 캠퍼스 전도와 청년진 여호수아 프로젝트를 떠올리며 이제 하나님께서 제게 바라시는 것은 이 부분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진행할 전도 사역들을 통하여 전도를 부끄러워했던 제 모습에 변화가 오길 기도합니다.
저는 그들에게 공소대를 전해주겠다는 마음으로 그 땅을 밟았지만, 도리어 새로운 도전을 가지고 이 땅으로 돌아왔습니다. 정말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라는 것을 실감하며 하나님께 모든 것을 의탁드리며 힘을 내어보려고 합니다. 모든 곳에 무소부재하신 하나님과, 지난 2주간 기도로 함께 동역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너무나 잘 다녀왔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