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작은 변화들
3진 강성도지파 장국현가족 이진석집사
제가 이곳 생명샘교회에 온 것은 지금부터 8년전 이었습니다.오랜 객지 생활 끝에 아내와 저는 이곳 구성에 보금자리를 마련하였고 이곳에 아무 연고가 없던 아내가 어느 날 교회를 나가 보겠다고 했습니다. 직장도 그만두어 심심할 텐데 교회에 가면 아는 사람도 많아지고 좋겠다 싶어 적극 찬성했습니다.그런데 아내만 나가겠다는 것이 아니라 저도 교회에 같이 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교회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영~ 어색하기만 했습니다. 왜 그렇게 날보고 웃으시는지, 왜 자꾸 악수를 청하시는지...
이 시간 동안 회사에서는 신기할 정도로 하는 일마다 순조롭게 풀려갔고 제법 성과도 인정받는 기간이었습니다. 자연히 가정에는 소홀했지만 회사에서 인정받는 남편을 아내도 이해해 주리라 믿었습니다. 나름의 신념과 사명감을 가지고 일에 몰두 했었습니다.하지만 회사는 주변 상황에 맞추어 변화하는 것이기에 나 개인의 가치관이나 사명과 일치 할 수만은 없다는 것을 깨닫는 사건들을 겪게 되며 그동안 붙잡았던 수많은 가치들을 무력하게 놓아 버리고 의미 없는 일상을 반복해야 했습니다.
그러던 중 둘째 아이가 돌을 지날 즈음 아내가 조심스레 아이들이 세례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꺼냈습니다. 그렇게 하라고 했는데 이번에는 아이들만 받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가 받아야 아이들이 유아세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뭔가 아내의 작전에 말려든다 싶었지만 평소에 가정에 무관했었던 것 좀 미안하기도 하고 또 아내가 7년 동안 교회 관련하여 내게 큰 부담을 준적도 없었기에 부담 없이 세례 받는 것을 결단하게 되었습니다. 세례 교육을 통해 전해주신 십자가의 비밀을 들으며 신기하게도 오랫동안 풀지 못한 문제를 푼 것 같이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내 삶의 태도를 바꾸는 작은 변화의 계획이 시작되었습니다.
만나는 분들마다 ‘어! 세례 받으셨네요. 그럼 아버지 학교 하셔야죠’ 또는 ‘샘파 하셨나요? 안하셨으면 이번에 하세요’하며 교회 프로그램을 자꾸 권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내심 ‘ 이거 뭔가 엮인 것 같다’ 생각하면서도 세례 받으면 의례 해야 하는 프로그램인줄 알고 아버지학교와 샘파를 신청하여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 학교 첫날 ‘주님 제가 아버지 입니다’ 라고 고백하는 순간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율이 왔습니다. 참 당연한 고백이고 새로운 사실도 아닌데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꼈습니다. 순간 세상에 가치가 모두 바뀌어도 바꿀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 내가 아버지이고, 남편이고 가장이구나’‘모든 것을 놓아도 놓치 말아야 하는 것이 있었구나‘ 하는 깨달음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샘파를 통해 형제들과의 가슴 따스한 나눔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7년간을 교회에 나오면서도 교회에서 만나는 분들이 청하는 악수가 어색했고 왜 저렇게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 분들이 반갑게 인사하는지 이해 못했습니다. 그런데 샘파를 하는 동안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가장,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며 서로 이해하고 울고 웃으며 삶을 나누게 되었습니다.가장이기에 뭐든 감당해야 하고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되고 가족은 보고 하기 위해 강해야하고... 그래서 더욱 단단한 갑옷으로 무장해야 했던 우리 아버지들이 그렇게 가슴을 맞대고 서로의 마음을 녹여 갔습니다.
가슴과 가슴이 만나는 따스한 경험을 통해 새롭게 삶에 눈을 뜰 무렵 저는 일요일과 월요일의 온도차이 즉, 회사와 교회에서의 내 언어와 삶의 온도차이가 점점 심해져 가고 있음을 느끼며 나 자신의 이중적인 생활에 갈등이 커져만 갔습니다.
고민하고 있을 때 주변에서 대화법과 치유를 함께 해보라는 권유 받았고 주저 없이 대화법과 테라피를 신청하여 참가했습니다.
인지테라피를 앞두고 갈등과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내가 왜 치유를 받아야 하지? 지금까지 크게 실패한 것도 없고 상처를 주고 받은 일도 없이 살아왔고 바른 가정환경과 남부럽지 않은 직장과 단란한 가정을 가진 내가 아닌가. 이런 내가 왜 치유를 받아야 하지?
이런 갈등과는 상관없이 테라피는 시작되었습니다.
지나온 나의 역사를 돌아보며 어린 시절부터 형성된 많은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었고 특히 어린 시절 시골의 고된 삶을 살고 싶지 않아 벗어나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스스로를 엄격하게 통제하며 분투했던 시간들을 찾아냈습니다. 항상 스스로에게 만큼은 관대하지 못하고 외면했던 감정들과 그로 인해 상처받은 나 자신의 마음, 그것이 내 아이와 이웃들 동료들에게 흘러가고 있었던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 자신을 사랑해야 남을 사랑할 수 있다는 진리를 머리로 알면서도 메마른 가슴은 애써 그것을 거부했건만 주님께서는 비워진 마음을 성령으로 채우시고 뜨겁게 나 자신과의 화해를 주관 하셨습니다. 이제 불편한 마음이 들면 마음껏 주님께 고백하고 내 마음을 위로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나 자신이 위로 받고 나니 세상이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 일로 가득 차 있는지 보입니다.
만나는 사람들과 삶을 나누며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따스한 것인지 또 그런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 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지 이제 알게 되었습니다.
주님을 만난 후 내 삶에 찾아온 작은 변화는 내 삶을 가장 소중한 것으로 바꾸었습니다.
내가 빛나는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는 나의 삶이 만나는 사람들, 나누는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치기를 소망하기 때문이고 그분들도 주님과 만나기를 희망하기 때문입니다.
주님 이제는 아이처럼 기뻐하며 살겠습니다. 이제 청년처럼 꿈꾸며 살겠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