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겨울수련회 소감문
고2 여 안지수
나는 지금껏 3년 동안 교회를 다니면서 고2가 된 지금 처음으로 교회수련회를 오게 되었다. 예전에는 ‘친구가 없어서’, ‘학원 수업이 있어서’ 라는 핑계로 피하기만 했었는데 이번 수련회는 웬일인지 거부감이 들기는커녕 은근히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다. 아빠의 겨울수련회에 가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물음에도 나는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수련회에 가면 친구들과 더 친해지고 은혜도 많이 받고 온다는 주위 친구들의 말에 가기 전부터 설레기도 하고, 한편으론 낯선 곳에 가서 괜찮을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수련회 첫날 교회에 도착해서 버스에 올라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을 하고, 오랜 시간이 걸린 끝에 수련원에 도착했다. 이동하는 동안 속이 울렁거리고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 바람도 차가웠고, 조별활동을 한다는 말에 내 눈살은 더 찌푸려졌다. 아직 얼굴도 잘 모르는 친구들이 많은데 조별 활동이라니... 눈앞이 캄캄했고, 수련회에 괜히 온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의욕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늦은 점심식사를 다같이 하고, 강당에 모여 짜여진 조대로 모여 자기소개를 하면서도 나는 바닥만 쳐다보고 어색함에 눈만 깜빡거릴 뿐이었다. 조별활동을 시작하라는 전도사님의 말에 하는 수 없이 어기적어기적 일어서 밖으로 나가면서도 얼른 시간이 가서 내일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막상 조별활동을 시작하자 신이 나서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사람은 바로 나였다. 단체줄넘기, 조별 이미지 사진찍기, 놋다리밟기, 어묵 먹기, 공기놀이, 조별로 부싯돌을 이용하여 불을 피우고 그 모닥불에 소세지‧꿀호떡을 구워먹는 등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면서 조원들과 점점 친해졌다. 특히 몸을 부딫히며 미션을 수행하는 조별활동에서 더더욱 친해져서 어색함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그렇게 신나게 한바탕 놀고 나서 잠깐의 휴식 후에 내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찬양집회가 열렸다. 솔직히 교회에서도 말씀시간보다 찬양시간을 더 좋아하던 나였기 때문에 기대가 되고, 설레기도 했다. 수련회를 찬양집회에 참석하고 싶어서 참여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으니깐... 그렇게 한껏 기대에 들떠 시작된 찬양집회는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처음에는 찬양을 그저 따라 부르는 정도였지만 어느새 교회의 모든 친구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서 큰소리로 찬양을 따라 부르며 방방 뛰고 있었다. 그 차가운 바람이 부는 날씨에 어느새 이마에는 땀이 맺혔고, 그것도 모르고 나는 얇은 긴팔을 걷어 붙히면서 주님을 소리 높여 외치고 있었다. 평소에 교회에서는 남의 시선 때문에 뛰지도 않고 대충대충 박수만 쳐대던 내몸이 나도 모르게 들썩이고 있었다는 게 지금 생각해보면 신기하다. 그 다음으로 기도시간이 되자 이곳저곳에서 방언이 터져 나왔다. 처음에는 그저 아멘, 할렐루야, 주님을 반복하며 외쳐대던 내입이 나도 모르게 움직여대기 시작했다. 이게 방언이라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덜컥 겁이 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눈물이 나왔다. 기도를 하며 우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던 나에게 일어난 신기한 경험이었다. 어느새 나는 눈물을 흘리며 큰소리로 나도 알 수 없는 말을 중얼대며 주님을 찾고 있었다. 매일처럼 하나님께 내 옆에 있는 것이냐고 의심하며 물어대던 내 자신이 창피해지면서 내 눈에서는 더 많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후 또 한 번의 찬양이 시작되고 또다시 방방 뛰며 찬양을 하는 친구들을 보니 나또한 흐뭇했다. 이번 수련회에 오지 않았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나는 아직도 기도하는 마지막이 의심이었을 것이다. 하나님께 계시면 응답 좀 해달라며 투정을 부렸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제 그러지 않는다. 나는 알기 때문이다. 주님은 내 옆에 언제나 계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번 수련회는 나에게 아니, 내 인생에 있어서 정말 큰 도움이 된 것같다. 아직 수련회에 가보지 않은 친구들이 만약 있다면 나는 마지막이라 생각해도 좋으니 딱 한번만 수련회에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은 것으로 채워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