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주기 - 소감문
샘파 46기 김 성 배 집사
어느 덧 8주가 지나갔습니다.
성령의 이끌림으로 하루하루 살면서 공중에 붕 뜬 느낌으로 받아주기에 임했던 것 같습니다. 수업이 진행되면서 내 속에 있던 해 묵은 감정의 우물을 다시 파서 더러운 것을 쏟아내는 작업을 해야 했고 무심코 내 뱉던 말들에 대해 점검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아버지학교 수료 후 나의 말투는 어느 정도 많이 순화되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나 아내에게 말하는 습관도 변화가 있었지요. 그러나 내 주변의 사람들과의 일상적인 관계나 세심한 상황에서의 감정조절 부분은 아직 숙제로 남아있었고 받아주기를 통해 비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 몇 주간은 적용이 힘들어 많은 애를 먹었습니다. 주변에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어떻게 적용해야할지 고민이 됐고 그것을 바라보는 눈들도 의식이 되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나의 변화된 모습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았고 오히려 오해까지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계속 반복해서 언어를 다듬고 적용 범위를 확대하다 보니 그들에게서도 변화가 일기 시작했습니다. 늘 모이면 부정적인 얘기 때문에 좋은 의도로 만났지만, 결국 누군가 마음이 상해 헤어지곤 했던 모임에서 그들이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얘기만 하게 되었고 그 속에서 저는 처음으로 그들의 아름다운 영혼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투덜이, 조변석개, 빈정맨... 이제는 그들을 그렇게 보지 않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연말에 그냥 보냈던 인사문자를 다른 방식으로 보내 보았습니다. 단체로 문자를 보내는 것보다 일일이 받는 분의 이름을 찍어가며 그 분의 장점을 쓰고 감성어로 칭찬하는 문자를 보내는 것이 훨씬 더 좋다는 말씀에 그렇게 해보았더니... 와~~~
돌처럼 굳어보였던 분들에게서 ‘무슨 일 있느냐...’, ‘너무 놀랬다...’, ‘위로가 된다...’, ‘감동이다..’, ‘내가 뭐 잘못한 것 있느냐..’등등 정말 여러 가지 반응들이 나타났고 그것들을 지켜보는 나는 이 놀랍고 비밀스러운 일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문자를 보내느라 6시간을 사용했지만, 그로 인한 마음속 감동은 한동안 내 속에서 메아리치고 있었습니다.
아내 역시 받아주기 첫 주 때 제가 보낸 휴대폰 문자인
“가을은 가벼운 농담에도 상처받기 쉬운 계절이라고 노래했던 어느 시인의 말처럼 나의 가을인 아내에게 상처받는 말들을 내가 하고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 속 깊은 미안함을 불러내 봅니다.”에는
“별말씀을...”이라는 간단한 답신을 보내왔었는데....
그 뒤 몇 주가 흐른 후,(제 아내도 같이 받아주기를 하고 있었지요..^^)
“나이가 드는 것이 꼭 싫은 것은 아니지만, 당신과 이 세상에서 함께 할 날이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소나무 끝에 걸려서 지고 있는 해까지도 조금 아쉽게 느껴지는 저녁입니다. 오늘도 충분히 행복했는지....”라는 문자를 보냈더니...이렇게 답신이 왔습니다.
“충분히 행복합니다. 징징거리는 아들 녀석과 어리지만 든든한 큰 딸, 천사처럼 미소를 날려주는 다솔이 때문에...나의 감성은 늘 성배씨를 따라가기에 역부족이지만 사랑하는 마음만은 뒤지지 않는답니다. 성배씨의 메시지 한 통이 나에게 행복의 절정을 느끼게 해주는 저녁이네요.”라고...
정말 큰 변화지요? ^^
그러다 보니 요즘은 사람들을 만나면 먼저 무엇을 칭찬해야하고 어떤 장점을 찾아서 얘기할까하는 것이 먼저 떠오릅니다. 혹 상대방이 마음에 상처를 입었거나 아파하는 것이 느껴지면 그 부분에 대해 집중을 합니다. 그래서 시간이 허락하는 한 그것에 대해 충분히 나누고 일을 시작합니다. 그러다 보니 서로 간 이해의 폭도 훨씬 커지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도 더 깊어짐을 알게 됩니다. 물론 앞으로도 감성의 우물을 자꾸 사용해서 신선하고 맑은 언어가 계속 흐르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계속 퍼 나르는 일도 멈추지 말아야 겠지요.
아! 한 가지 중요한 얘기를 빼 먹었네요. 어렵지만, 제가 감성어를 섞어서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참고로 우리 집은 아버지를 전도하려고 거의 30년째 기도하고 있는 중인데요. 여리고의 철옹성같이 움직이지 않던 아버지께서 얼마 전에 이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너희 엄마를 칭찬해서 이러이러한 부분을 바꾸게 하면 어떨까?...”
전 깜짝 놀랐습니다. 평소에 저희 아버지는 그냥 엄한 얼굴과 굵은 목소리로 한 번 화내시고 마시는 분이시거든요.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시다니....이것이 다 받아주기를 하고 그런 부분들이 아버지께 딜리버리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너무나 신이 납니다.
더구나 이틀 전에는 전도할 수 있는 계기를 준비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보게 되었고 그것을 통해 멀게 왔지만,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다시 한 번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제 소망이 있다면 그 끝없을 것 같던 기다림의 시간을 이번 여호수아 프로젝트를 통해 열매 맺어 아버지의 간증문을 듣게 되는 것입니다.
받아주기...그것은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첫 물결은 이것을 듣고 익히고 적용하려는 제 마음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도와주신 분들이 많아 이 지면에 그분들의 함자를 쓰고 싶지만, 하나님께서 위로와 격려로 채워 주실 것이라 믿으며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