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조원들을 만났을 때의 서먹함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아버지 학교를 같이 수료한 형제님이 있어서기도 했지만, 진솔한 남자들의 대화가 서로의 마음속으로 잘 스며들어갔으며 무엇보다도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성령님께서 계속 역사하셨던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30여년 넘게 신앙생활을 하다 보니 나에게 신앙은 반복되는 일상중 하나라는 의식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하루 세끼를 먹는 것이 건강을 위해서 중요한 것처럼 말이지요. 한편으로 보면 그 만큼 신앙을 빼 놓고는 삶을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은혜스럽게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또 다른 관점에서 보면 새로운 공급이나 흘려보냄, 뜨거움, 감사함 등등 하나님 자녀 됨의 참된 기쁨과 감사가 없는 그냥 “일상”을 살았다는 말이 더 정확한 표현인 것 같아 한없이 안타깝고 부끄럽기까지 했답니다.
그러던 중 샘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이번 기회에 샘파를 통해 모든 것을 처음부터 재점검하리라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아이 셋을 데리고 어떻게 9주의 과정을 참석하겠느냐는 주변의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계속 거기에 발목이 잡힌다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더 깊었고 최근 은혜를 사모하는 아내의 갈증도 못 본체할 수가 없었기에 부부가 함께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샘파가 시작되고 2주차가 되었는데도 마음 한 구석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기초적인 내용이 아닌가.’ ‘이런 내용을 9주나 반복해야 하는가...’ 그래도 기왕 시작한 것이기에 주변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지요.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알고 있었던 “그 말씀”들이 내게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때가 <3강, 왜 그리고 어떻게 성경을 읽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강의를 들을 때였었던 것 같습니다. 내 생애 중에서 가장 영향을 끼친 성경구절과 고난 중에 주신 말씀이 무엇인가 하는 내용이 있었는데, 그것을 무심코 들여다보다가 나는 그만 왈칵하고 눈물을 쏟아버리고 말았답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 8:32)’, ‘적은 소득이 의를 겸하면 많은 소득이 불의를 겸한 것보다 나으니라.(잠 16:8)’, ‘...원컨대 주께서 내게 복에 복을 더 하사 나의 지경을 넓히시고 주의 손으로 나를 도우사 나로 환난을 벗어나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대상 4:10)’
경험 미숙과 절친의 배신 등으로 인한 계속된 사업의 실패로 모든 것이 바닥까지 떨어진 내가 가장 힘들 때 나를 지탱시키고 살리신 말씀들. 때로는 그로 인해 오히려 더 큰 어려움을 당하기도 했지만, 결국은 그 말씀이 옳았다는 것을 알려주시며 나를 여기까지 이끌어 오신 하나님의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역사가 감사함으로 밀려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때부터 샘파를 참여하는 나의 태도는 180도 바뀌었고 모든 프로그램을 통해 내가 더 훈련해야 하는 것, 내려놓아야 할 것, 아주 버려야 할 것 등 오랫동안 습관처럼 해왔던 나의 신앙생활을 점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성령수양회를 맞이하게 되었고 처음 사랑으로 돌아가고자 했던 나의 마음에 ‘예전부터 내가 네 속에 함께 있었노라’라고 말씀하시는 성령님의 음성이 따뜻하게 들려왔으며 철모르던 시절 괴이하게 말하는 것이 이상하다는 생각에 받기를 거부했던 방언의 은사도 감사함으로 받게 되었습니다. 그날 밤, 집으로 돌아와 새벽까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도하였는데, 다음 날부터는 걷다가도 기도가 나오고, 운전하다가도 기도가 나오고, 거래처 사람을 만날 때도 기도가 나오고, 정말 틈만 나면 기도가 나오기 시작했으며 심지어는 성령의 성(聖)자만 나와도 가슴이 설레이고 눈물이 쏟아지기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은혜 속에 하루하루가 갔고 인카운터를 할 때쯤에는 모든 정신이 성령님에게 집중되어 붕 뜬 기분으로 1박2일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늘 이러셨던 것 같습니다. 철없이 거부하고 버티면 그것을 내려놓을 때까지 기다리셨다가 내가 문을 열었을 때, 기다렸다는 듯이 은혜로 가득 채워주시는....
그래서 내가 항복하느라고 들었던 두 손을 쭉 잡아 올려 만세로 바꾸어 주시는 그러한 역사를 늘 준비하시고 계셨던 것이지요.
끝으로 리더, 부리더님, 찬양으로, 음식준비로, 서빙으로, 보육으로, 중보기도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게스트들을 도우셨던 많은 스탭분들...일일이 감사를 드리고 싶지만, 마음의 빚으로 생각하고 차후에는 제가 직접 스탭으로 참여해 다음 게스트들에게 받은 은혜를 흘려보내겠다는 약속을 드리며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기까지 이끌어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