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목회자 성경 연구회 세미나 소감
- 박 장 준 -
3년 전 개인적으로 큰일이 있어 이 문제가 해결되면 중동과 유럽에서 열리는 목회자 성경 연구 세미나 전체 재정을 후원하겠다고 하나님께 약속한 적이 있었다.
사실 이때는 개인적 일의 해결을 위해 하나님께 약속한 것이지 중동은 몰라도 유럽에 왜 선교사가 필요할까 의문을 가졌고 그래서 그 곳에 사역하는 선교사님들을 색안경을 끼고 본적이 있었다.
그러나 3년 전 유럽 세미나 강사로 참여하고 오신 박승호 목사님께서 설교시간에 신앙의 본산지라 볼 수 있는 유럽땅은 현재 복음이 황폐화해져 믿음이 바닥치고 교회가 팔리며 이슬람교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말씀을 듣고 조금씩 유럽선교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던 중 8월 네팔 선교를 다녀와서 성경 공부를 하던 중 스코틀랜드가 장로교가 시작된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런던에서 열리는 목성연 세미나에 개인적인 일도 있고해서 아내와 함게 참석하기로 하였다.
영국은 처음 여행하는 곳이라 계획을 세우고자 이번 세미나를 총괄하시는 현지에 계신 김종삼 목사님과 통화하니 목사님께서는 우리 부부의 일정을 담임 목사님보다 5일 전에 도착하여 일을 본 후 런던을 둘러보고 세미나 참석 후 믿음의 뿌리를 찾는 여행을 하는것이 어떠냐고 제안을 하였고 우리 부부는 그렇게 동의하였다.
그러나, 항상 선교가기전에 현지에 불안한 소식을 접하였듯이 언론에서 911 사태 테러 경보가 유럽도시에 발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하나님께서 기도안하는 나를 현지에 가기 전에 기도로 준비시킴을 직감할 수 있었다.
드디어 10월 7일 11시간을 비행한 후 런던에 도착하여 이번 세미나를 주관하시는 김종삼 목사님 부부를 만나 반갑게 인사한 후 런던을 여행하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하나님께서 우리 부부를 먼저 영국에 보낸 이유가 있었다.
김종삼 목사님께서는 이번 세미나가 왜 중요한지를 우리 부부에게 설명하면서,
현재 유럽은 자유신학의 영향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잃고 복음이 메말라 가고, 교회는 재정의 어려움으로 다른 용도로 팔려나가고 있다고 했다.
선교사님은 유럽이 심각한 선교지로 변하고 있는 이유를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이주자가 급증하고 있어, 유럽은 다인종・다언어・다문화・다종화된 대륙이 되어 20세기 식민지배 종식과 함께 식민지로부터 이주자들이 유럽의 여러 나라로 몰려들고 있고, 이들의 가족들이 계속 이주해 오고 있다고 한다.
또한, 노령화와 저 출산율에 따른 인구감소로 수많은 이주 근로자들과 유학생들이 몰려들고 있는 관계로 유럽 대부분의 나라는 이주자가 전체 인구의 10%를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이 들 중에는 복음의 전파가 금지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많은 관계로 이들에게 복음을 자연스럽게 전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유럽이라 하신다.
또한, 이미 복음화가 되었던 유럽에서 교회의 급격한 감소 추세가 수 십년간 지속해오고 있기 때문에 유럽은 현재 세계에서 기독교가 성장하지 않는 유일한 대륙이라 한다.
이런 이유로 유럽의 평균 개신교 출석 교인은 3% 정도이고 복음주의자가 1%도 안되는 나라가 22개 나라나 된다고 한다.
프랑스 한 나라만 예를 들어도 60년 전에는 전체 인구의 96%가 천주교 미사에 참석했으나 지금은 6%만이 참석하고 있고, 개신교는 0.6%에 불과하다는 현지 상황을 말씀해 주셨다. 김종삼 목사님의 유럽현지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유럽선교에 대한 편향된 나의 생각이 깨지고 유럽 복음의 현실을 들으며 내가 생각하던 선교현장이 아니라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이러한 유럽의 어려운 현실 가운데 한국에서 파송된 선교사님들과 교회를 개척한 목사님들은 한국 교회들의 나와 같은 생각으로 인해 선교비와 기도의 후원이 제대로 지원되지 않아 재정과 영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목성연 세미나가 현지 목사님과 선교사님들에게 다시한번 말씀으로 돌아가 영적으로 무장되어 유럽 재복음화의 선봉에 서는 영적 지도자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하나님께서 우리 부부를 이 곳에 보내신 무슨 뜻이 여기에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은 세미나의 중요성 때문에 우리 부부를 먼저 보내 생명샘 교회에서 기도와 물질로 후원하는 분들을 등에 업고 세미나 장소 땅밟기와 행사 준비를 완벽하게 하라고 보내셨나보다.
런던에 도착한지 4일째가 되어 드디어 내일 세미나가 시작되는 관계로 우리 부부는 하루 전에 세미나 장소로 이동하였다.
월요일 오전 9시경 목사님께서 비행 일정이 맞지 않아 타이 항공을 타고 두 곳을 경유하여 20시간이 넘게 비행하여 도착하였다.
목사님의 얼굴은 생각보다 밝아보였다. 괜찮으시냐고 묻자 남미갈 때 40시간 넘게 비행해서 이 정도는 일도 아니라고 말씀하신다.
도착하자마자 간단한 식사 후 오후 3시부터 강의를 하신다고 일정을 잡으셔서 너무 무리하시는 건 아닌지 많은 걱정이 되었다.
12시가 넘으면서 각지에서 목사님들과 선교사님들이 속속 도착하였다. 우리 부부는 주인된 입장으로 오시는 목사님과 선교사님들을 맞이하며 접수가 끝나고 첫 강의가 시작되면 이 날 저녁 런던에서 열리는 아트페어에 참석하기로 선약이 되어 있어 이 날 저녁 집회만은 자리를 비우려고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나 강의 시간이 다가오면서 첫 날 강의가 전체 일정을 좌우하는 중요성 때문에우리 부부는 자리를 비울 수 없었다. 또한, 마음 한쪽에서는 불안한 마음이 엄습했다.
첫 날부터 교리 논쟁이 벌어져 강의가 잘 진행될지, 이 분들이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이 곳에 참석했는지, 별 생각이 다 들었다. 마음속으로 기도하며 모든 일에 하나님의 일을 우선으로 하려는 우리 부부로써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메시지로 인해 저녁 런던행사 참석을 취소하고 자리를 지키기로 결단하였다.
드디어 세미나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한국에서 열심히 기도로 후원하는 교인들 덕분에 첫 강의는 엄숙하고 은혜롭게 진행되었다. 진짜 이 시간 성령이 함께함을 느꼈고, 기도의 후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첫 날 목사님 강의는 거침이 없었다. 출애굽 전체 40장을 요약하여 설명하시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이 목사님의 입을 통해서 그대로 전달되는것 같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출애굽을 두 번 들었지만 지식으로 들었고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으나 이 날 강의를 들으면서 내 삶에 하나님이 어떻게 관여하셨고 나를 계획적으로 인도하시는 지를 크게 깨달으며 하나님께 감사하였다. 광야에서 나를 내려놓으므로 하나님께 집중하라는 말씀에 다시 한번 이렇게 살겠다고 다짐했다.
첫 날 강의가 끝난 후 목사님은 방으로 이동하였으나, 목사님들과 선교사님들이 첫 강의에서 받은 감동과 은혜로 인하여 자리를 뜨지 않고 교제를 나누며, 내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계속들 하셨다. 괜히 내가 강사가 된거 같아, 우쭐해졌다.
이튿날 오전 강의는 어제받은 은혜로 시작부터 웃음속에 진행되었다. 목사님도 이번 강의가 너무 잘되고 분위기도 예사롭지 않다고 말씀하시며, 하나님이 이 유럽땅에 여러분을 크게 사용하실거 같다고 격려하였다.
오후에 우리 부부는 간증부탁을 받고 순종하는 마음으로 하였으나, 간증을 하면서 하나님이 나의 신앙을 한 단계씩 발전시키며 그 때마다 계획하에 재정에 기름을 부으셨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녁 강의는 환경을 준비하시고 세상나라가 헛된 것임을 깨달으며 유월절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죄 사함을 받아 애굽을 떠나 광야에서 나를 내려놓고 말씀을 받고 성막을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연습하며, 예배를 회복하는 하나님께 집중된 삶을 알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강의가 끝난 후, 목사님들과 선교사님들이 모여 벌써 내년 세미나를 계획하신다.
3일째 오전 강의를 은혜롭게 마치고 너무 분위기가 좋아서인지 목사님도 성령에 취해 쉬지않고 강의를 계속하셨다.
몸을 돌보지 않고, 무리를 하시나 싶더니 드디어 저녁강의 도중 어지러움을 호소시고, 잠시 자체 모임을 하라며 강의실뒤에 가서 눕는다.
간이 매트에 누으니 얼마나 피곤하신지 바로 코를 고신다.
목사님은 코를 안고는 줄 알았는데 과로에는 장사가 없나보다. 아내는 재빨리 한국으로 문자를 보낸다. 슬쩍 보니 중보기도팀장에게 보내는거 같다. 시계를 보니 한국은 새벽 4시다.
조용한 찬양을 하고 기도하며 기다리는던 중 리더목사님께서 이번 세미나의 소감을 제출할 것을 말씀하던 중 한분이 장난스럽게 답을 하는 모습을 보고 내 뒤에 주무시는 목사님을 보니 마음이 불편해진다.
선교지에서 가끔 느끼는 것이지만 보내진 선교사뿐만 아니라 보내는 분들의 수고와 헌신도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
그러지 말아야 하는데, 나는 손을 번쩍 들고 죄송하지만 한 말씀만 드리겠다고 일어섰다. 리더목사님이 앞으로 나와서 말하라 하신다.
이 시간 저희 생명샘 교회에서는 수백명의 성도들이 릴레이 기도를 하고 있고, 이 세미나가 진행되기까지는 많은 분들의 기도와 재정후원, 목숨을 건 목사님의 살인적인 일정등에 대해서 말씀드리며, 소감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부탁드렸다.
대부분의 선교사님과 목사님들이 내 말에 공감을 하자 다 아실텐데 괜히 말했나 하는 미안한 감정이 들어 이 분위기를 수습하고자 내년 독일 세미나 후원을 약속하는 돌발 발언을 하였다.
아내의 말대로 단순하게 행동하는 남편을 하나님이 쓰신다고 한 말처럼 나의 내면을 다시 한번 드러내었다.
목사님은 일어나시어 만류에도 불구하고 강의를 계속 진행하신다. 목사님의 열정에 경의를 표한다. 강의가 밤늦게까지 진행되며, 목사님의 개인 간증에 선교사님들의 흐느낌이 여기 저기서 이어진다. 하나님이 목사님을 간증의 모델로 삼아 선교사님들의 마음을 만져주나 보다. 서로를 격려하며 세미나 마지막 밤은 지나갔다.
마지막 날 오전 강의로 끝나는 날이다. 한 선교사님이 선교지에서 어려움 중 하나가 말씀 사역만 하시는 분들은 성령사역을 꺼리고 성령사역을 하시는 분들은 말씀에 약하다고 질문하자, 목사님은 두 가지를 하나로 봐야한다고 하면서 말씀의 능력에 의해 치유하는것을 우리 부부에게 기름부어 전수하여 우리 부부가 치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치유결과에 선교사님들은 경이롭게 놀라는 모습이었으나, 나는 선교지에서 자주봐서 그런지 내게 큰일은 아니였다.
은혜와 감동으로 3박 4일의 세미나가 끝났다. 소감을 나누는 마지막 시간 서로를 위로하며, 하나님이 주신말씀을 나누고, 선교사님들이 서로를 격려하는 감동의 시간이였다. 처음부터 3박 4일동안 꼬박 참석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출애굽을 통해 내 인생의 새로운 계획을 세우게 해 주심에 다시 한 번 머리 숙인다.
우리 부부는 또다시 20시간을 비행하여 한국을 돌아갈 목사님을 배웅하고 영국을 돌며, 믿음의 뿌리를 찾는 선교 여행을 하였다.
웨일즈에 중보기도의 아버지라 불리는 리즈하월즈 목사님의 스완지바이블 칼리지는 바다가 보이는 너무 아름다운 해변 옆에 자리잡고 있었지만, 지금은 학생이 줄어들어 학교를 이전하고 이 곳이 매물로 나왔다는 말에 가슴에 메어온다.
일반인에게 팔리기 보다는 기독교인이 구입하여 리즈하월즈 목사님의 뜻을 이어 중보기도의 산지로 보존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였다. 자동차로 이동하여 같은 웨일즈에 있는 토마스 선교사님 파송교회를 방문하였다.
토마스 선교사는 조선땅에 처음으로 복음을 전하러 온 선교사이다.
대동강가에 성경책을 던지며, 27세의 젊은피로 조선땅에 복음의 씨앗을 뿌린 한국 복음사 최초의 순교자이다.
토마스 선교사 파송 교회를 들어서는 순간 벽에 걸린 태극기를 보니 감동과 눈물이 흐른다. 시골의 작은 교회에서 한국과 중국에서 사역하다 순교하신 선교사님을 기리는 흔적들이 교회 곳곳에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많은 한국분들이 다녀간 흔적을 보면서, 나 또한 복음 전한 선교사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또한, 이 곳을 지키는 의사선생님 부부를 만났다.
한국과 북한을 오가며 의료선교하시는 분들인데, 이 곳 교회가 다른데 매각이 되려고 하자, 교회사택을 인수하여 이 곳을 관리하며 북한에 의료선교사역을 하신다고 한다. 이 목사님은 이 교회 곳곳을 설명해주며, 이 교회를 지키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스스로 감동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다.
나는 뭔가 큰 일을 감당하는 것만이 의미있는 삶이라 생각하고, 교회나 주변의 작고 보잘거 없는 일에는 관심이 없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버밍험에서 7시간의 자동차 여행 끝에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공원 묘지의 한글 성경을 처음 번역한 죤로스 목사님 묘비를 찾았다. 이 곳 역시 버려진 묘비를 한국의 열정적인 신앙인들이 찾아 감사의 글을 묘비에 쓰고 기념비를 세웠다고 한다.
같은 민족의 신앙인으로써 자부심이 느껴졌다. 스코틀랜드의 멋진 고성속에 있는 아름다운 교회들이 술집과 카페로 변하여 사용되고 있는 모습을 보며 너무나 안타까웠다. 많은 교회들이 유지비가 없어서 팔려나가며 이슬람 사원은 자꾸 늘어나는 영국의 절망적 현실을 보며, 마음이 아팠지만 그러나 절망만이 있는것은 아니었다.
현지에서 만난 젊은 목사님께서는 런던에서 젊은이들 사이에 성령대부흥이 일어나는 곳이 많고 또한, 3년전부터 웨일즈에서 시작된 열방축제를 통해 성령회복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제 유럽의 재복음화에 우리의 기도와 전략을 세울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15일간 영국에서 보내며, 와서 우리를 도우라는 마게도니아인의 간절한 부름에 응답해 사도 바울은 선교행로를 유럽행로로 바꾼것처럼 복음의 본산이였던 유럽에서 아시아를 향해 아니 한국을 향해 와서 우리를 도우라고 부르짖고 있다.
우리는 이 나라들의 선교사들의 헌신과 죽음으로 복음을 받았다. 우리도 그 부름에 응답해야 할것이다.
유럽의 간절한 재복음화를 위해 나와 우리 모두는 유럽 선교지에 대한 편향된 인식을 바로잡고 기도와 재정으로 후원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소중한 선교 여행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