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나눔

정안자권사님의 멋진 신앙고백 시(II)

작성자 이옥경 날짜2007.08.17 조회수3960

세   월


정안자권사


빈 손임을 고백합니다.


한 줌 가득 무언가 움키듯 했는데


물인 듯


모래인 듯


어느 새 손가락 사이로 다 빠져버린


빈손임을 고백합니다.


 


어처구니없어 울었습니다.


가슴으로 바람이 넘나들고


가진 것 없는 자로


한 겨울 나무인 듯


허허로워 울었습니다.


 


자랑도 정열도 한줌 재되어 사위고


쓰야할 시간은


손바닥 넒이보다 좁아


마음만 조급할 뿐입니다.


 


가야할 길 또한 멀고 아득하고


해야할 일들은 있는 듯 한데


저무는 저녁을 바라보며


홀로 섰습니다.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고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다하신


그 생각과


그 길이


어떠한지 묻고 또 묻습니다.


 


생명을 주신 당신께서는


생명을 가지고 나아가야 하거늘


사랑을 주신 당신께는


사랑을 가지고 나아가야 하거늘


생명도


사랑도


마냥 제것인 듯 움킨


이 부끄러움을 용서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