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나눔

5월 9일 금요철야 생활간증

작성자 조성훈 날짜2008.05.17 조회수3696
 

큰아이가 아프기 시작 한 것은 작년 11월이었습니다.


 찬바람이 불어 가볍게  시작한 기침과 비염이 해가 바뀌어도 계속해서 심해지기만 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기관지계통이 약했던 첫애이기에 나아지겠지 하면서 가볍게 생각했으나, 병원을 계속해서 다녀도 진전은 없고 비염은 축농증으로, 귀는 중이염으로 오히려 병이 계속해서 심해져갔습니다. 3달이 넘도록 치료는 진전이 없고, 심지어 아이는 항생제로 얼굴이 검어지기까지 했습니다. 겨울방학동안  아이들의 나들이 성화에도 온가족은 근신하듯이 그렇게 겨울을 보내야만 했고, 밖에서 바람을 좀 쐬는 날이면 어김없이 밤에 기침과 고열이 이어졌습니다.


 3월이 되어 새학기가 시작될 즈음 기침과 축농증은 나아졌지만, 중이염때문인지 학교 선생님 말씀이 잘 들리지 않는다 얘기를 듣고 급기야 일손을 놓고 서울대학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더 이상의 약물 치료는 의미가 없다며 의사선생님은 딱 잘라 말씀하셨고, 당장 전신마취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2주후로 수술날짜를 잡고 약도 받지 못한채 집으로 아이를 데리고 돌아오는 길에 아내는 무심했던 자신을 자책하는 듯한 눈물을 흘렸습니다. 마음이 저려왔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하나님은 우리가정에 왜 이런 시련을 주실까? 무슨 뜻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를 붙잡고, 수술 없이 낫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또, 박승호 목사님과 마주칠때나, 다니시는 복도에 기다리고 있다가 수시로 기도받기도 했습니다.  약물치료도 안되는 아이를 붙잡고 할 수 있는 길은 2주후 아이가 호전되기만을 바라며 정말로 기도하는 것뿐이었습니다. 밤마다 아내와 저는 아이의 귀에 손을 얹고 기도를 했고, 새벽녘에도 무심결에 눈은 뜨면 자동적으로 아이의 귀에 손을 얹으며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2주후, 찾아간 병원에서 더 막막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중이염과 축농증의 원인인 편도도 제거해야만 재발이 없다는 것입니다. 의사선생님께서는 청진기를 가슴에 대시더니 청진소리가 안좋다고 소아과를 다시 가보고 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소아과진찰후 모세기관지염 진단을 받고, 염증이 나아야지만 수술이 가능하다며 결국, 수술날짜가 미뤄졌습니다.


 그런데, 병원을 나오며 저는 왠지 모를 평안함을 느꼈습니다. 그런 느낌을 아내에게 이야기했더니 아내도 그런 평안함이 느껴진다고 했습니다. ‘우리 조금 이상한 거 아니야?’ 라고까지 서로 얘기했습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우리는 목사님 뵐때마다 아이를 데리고 다니며 기도를 받았고 밤마다 아이의 귀에 손을 얹고 간절한 맘으로 기도했습니다.


마침내 수술날짜가 되어 병원을 찾은 우리부부에게 또다시 평안함이 느껴졌습니다. 아이 수술하러오는 부모의 마음이 이리 평안할 수가 있을까 이래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수술 전 엑스레이를 찍고 여러 검사를 한 후 의사선생님을 만났는데 저희는 그제서야 그 평안함의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약물치료도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는데도 편도가 정상으로 돌아와 제거수술 할 필요도 없었고, 중이염도 호전되어 간단한 시술로 처치를 받고 우리는 병원을 나올 수 있었습니다.


 입원할 모든 준비와 각오를 하고 온 아내와 저는 뛸 듯이 기뻤습니다.


긴장했던 아이의 마음을 가라앉힐겸 저는 카페테리아에서 아이에게 핫쵸코를 시켜주며 말을 건넸습니다. “하나님은 새온이를 사랑하시는데 왜 병원에 오게 하셨을까?” “잘 모르겠어요.” 아직도 긴장이 가시지 않는지 흐느끼듯이 대답했습니다. “아빠 생각에는 새온이가 더욱더 자기 몸을 신경써서 관리하라고 이렇게 조금만 아프게 하신것 같은데...”


 병원에 다녀와서부터 지금까지 아이의 식습관과 식사량이 많이 변했습니다. 식탁앞에서 밥을 통 먹지 않고 먼 산만 바라봐서 엄마의 애간장을 태웠던 아이가 이제는 밥먹고 돌아서면 배가 고프다고 하고, 어떨때에는 너무 먹는것 같아 걱정까지 되지만, 볼도 통통해지고 많이 건강해졌습니다.


작은 시련을 통해 더 좋은 것들로 채워주시고, 큰 시련을 통해 더 크고 좋은 것들로 우리를 변화시켜 채워주시는 하나님, 우리는 이번일로 통해 다시 한번 하나님의 뜻과 동행하심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항상 희망을 주시고, 식사 도중에도 수저를 놓고 기도를 해주신 박승호 목사님의 따뜻함에 감사드리며  간증을 이만 마칠까 합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