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항의 신비
지난주에 전북 부안군 변산에 있는 모항에서 목회자성경연구회 모임이 있었습니다. 격포항에서 모항으로 가는 해변도로는 안도현의 시 '모항으로 가는 길'에서 처럼 한쪽에 바다를, 또 한쪽에 산을 끼고 달리게 되어 있습니다.
아직도 순박한 어촌의 여유를 잘 간직한 호젓한 바닷가로 주변의 경치가 뛰어난 아름다운 모항이 길 아래로 깊게 파인채 들어 왔습니다. 그곳엔 하얀 모래와 운치있는 해변풍광 그리고 노송숲과 주변의 경관이 아늑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숙소에 짐을 풀고 식당으로 가는 길에 이미 와서 삼삼오오 얘기꽃을 나누는 친구 동료 후배들을 보고 너무 반가워 나도 모르게 큰소리로 인사하고 돌아가며 껴안았습니다.
이 모임은 내가 가장 애정을 가지고 기도하는 목회자 모임입니다.1990년에 시작했으니 올 해가 만 17년이 되었고 벌써 70차가 넘게 모이게 되었습니다.유일교회를 개척하고 3년쯤 되던해 박승호 목사님을 중심으로 친구들 주변의 동료들과 시작되었는데 오늘까지 변함없이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박목사님의 영적 리더쉽은 물론이지만 한결 같이 헌신한 분들이 있었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그 동안 목회자성경연구회는 많은 변화와 성장을 가져 왔습니다. 주님의 모습을 닮기 위해 경건의 훈련을 했고, 자비를 출연 해 이웃 섬기는 실천을 했습니다. 세계비전을 가지고 기도하던 일들이 현실로 이루어 지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러시아 중국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미국까지 우리 연구회가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질을 보내는 선교뿐만 아니라 복음을 들고 현지인을 가르치고 파송하는 실제적인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첫모임을 가질때 우리는 모두 개척교회 목사였고 가난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큰나무가 되었습니다. 섬기는 교회들이 크게 부흥하여 한강 이남에 가장 큰 선교센타를 곧 착공하는 교회도 있습니다. 가시적인 모습 뿐만 아니라 작은교회를 섬겨도 내면의 아름다움 을 잃지 않고 항상 주님처럼 겸손하게 살려는 축복된 마음들이 날이면 날마다 더욱 새로워지는것 같아 너무 행복합니다.
셋째날 모항 해수욕장이 내려다 보이는 세미나실에서 여호수아를 큐티하며 조별 나눔을 하다가 ‘모항의 신비,라는 제목의 낙서를 해 보았습니다.
모항의 언덕에 오르면 모유빛 바다가 내게 다가온다.
그리고 어디서 본듯한 희미한 형채도 함께 오고 있다.
잔디에 나란히 누워 하늘보고 기도하던 친구 같기도 하고
실개천 여울물에 초록으로 함께 비친 옛애인 같기도 한데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오고 있음은 분명하다.
실패한 과거는 썰물로 밀려가고 승리의 비결이 밀물로 당겨오면
모항의 신비는 축복의 언어로 새롭게 격동한다.
아내와 함께 있는 모항의 벼랑에 씨와 통치의 약속을 심고
아름다운 낙원 모항 바닷가를 내 마음속에 새겨 넣는다.
어느덧 금년도 달력 한 장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올 해도 하고 싶은 일을 다 하지 못한채 가고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아쉬어 붙잡고 싶습니다. 그러나 마음속에 새겨진 약속이 있기에 가는 세월을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지고 사명이 끝날때까지 결코 죽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기에 인내하며 더 오래 기도 할 수 있는것 아니겠습니까. 심는데로 거두는 원리를 알고 있는자는 절대 좌절하지 않을것입니다.
축복의 계절 대강절에 목성연과 박목사님 생명샘교회 그리고 모든 교회들 위에 주님의 은총이 새롭게 되길 소망합니다.
2006.12 대강절에 남택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