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설 연휴였다. 지난 교회에서 잘 알고 지내던 집사님으로도 부터 전화가 왔다. 이사를 해야 하는데, 급해서 그러니 얼마간의 돈을 일주일만 빌려달라는 것이었다. 몇년간 알아왔던 분이고, 1년 정도 그 집 아이를 과외했던 차여서~ 기쁜 마음으로 연말 보너스 거의 대부분을 기꺼이 빌려드렸다. 그 때는 몰랐다. 이 일로 1년이나 고민하게 될 줄은...
계속 집사님은 입금이 어렵다는 핑계를 대셨다. 시골에 있고, 은행문이 닫았고, 아버님이 입원하시고... 부모님께도 말씀 못 드리고 냉가슴만 앓았다. 준비하고 있던 시험에도 집중하기 너무 어려웠다. 거의 2달이 다 되어 집사님을 만났다. 3개월간의 말미를 드렸고 6월 10일에 갚으신다고 하셨으나 역시 약속을 어기셨다. 더이상은 어찌할 수 없어 중보기도 요청을 하고 받은 각서로 법원에 소송도 걸었지만 고의로 등본 송달을 받지 않으셔서 밤 11시에 집으로 찾아갔다. 집에 안 계신다는 것과는 달리, 아저씨와 애들이 집에 있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저씨께 말씀드렸고, 아저씨께서 대신 갚아주시겠다는 약속을 듣고 돌아왔다.
하지만 아저씨 역시 8월이 넘어서야 3번 정도 입금해 주시고는 12월 정도엔 연락을 끊으셨다. 알고보니 자신의 핸드폰을 부인에게 맡긴 것이었다. 연락은 하지 말라고 하시고 돈은 못 갚으시겠다고 하시고, 법적으로 조취를 취할 수도 없고...
또 다시 중보기도 요청을 하고 엄마한테 그동안의 일을 모두 말씀드렸다. 혼만 내실 줄 알았는데, 오히려 엄마는 그동안 얼마나 고생이 많았냐며 몇 가지 해결방안을 제시하셨고, 아저씨의 사회적 직위를 이용하여 국방부 사이트의 힘을 빌었다. 민원 신청한 지 10일만에 "언제 갚을지 모르겠다"던 분들은 남은 금액을 모두 입금해 주셨다.
이번 일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1) 돈거래는 하는 것이 아니다 - 평생 살면서 돈 거래는 절대 없을 것이다. 돈도 잃고, 인간관계도 잃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2) 내 주위에 하나님께서 많은 도움의 손길들을 주셨다 - 회사 동기들도 기꺼이 도와주었고, 엄마의 마음도 하나님께서 만져 주셨다.
3) 인내를 배웠다 - 하나님을 신뢰한다는 것, 그 분의 응답을 믿는다는 것, 인내한다는 것의 의미를 뼈저리게 깨달았다.
이제 고민을 모두 끝내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제 하나님께서 주신 비전을 위해 노력하는 일만 남았다. 많은 가르침을 주시고, 응답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함께 기도해 주신 중보기도팀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