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2/14 10:15
2003. 2. 12. 미국선교현장 소감문
케잌을 한 조각씩 거리에 줄을 세워 놓은 듯한 미국 주택가는, 미국 사람들의 덩치에 맞지 않게 아기자기했다.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미국 사람들은 주택의 모습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처럼 매우 소박해 보인다. 그리고 특별한 행사가 있는 날이 아닌데도 미국 성조기가 여기저기 걸려있는 걸 보고는 미국 사람들의 프라이드가 굉장하구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꿈을 주셨다. 꿈의 사람하면 요셉을 떠올릴 수 있는데 하나님은 요셉을 분명 사랑하셨지만, 어쩌면 요셉의 꿈을 더 사랑하셔서 축복을 허락하신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 또한 어렸을 때부터 막연하지만, 마음 속에 소원하며 간절히 품었던 그 꿈들이 몇 년이 지난 후 생각지도 못한 상황으로 나를 이끄시어, 이루어지게 하시는 기이한 경험들을 체험하게 된다.
10년 전 나는 서울에서 공부하길 원했다. 이루어졌다. 그리고, 중국을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이루어졌다. 중국을 갔는데, 미국도 가보기 원했다. 이루어졌다. 이제는 유럽에 가보기를 꿈꾼다. 이루어질 것이다. 그리고 나는 하나님 아버지가 계신 천국에 갈 것이다. 이미 티켓은 내 손안에 있다. 물론 점만 찍고 온다고 하더라도, 하나님께서는 여건에 맞게 우리를 인도하시기에 감사할 뿐이다.
물론 다녀온 것이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말하고자 하는 것은 , 꿈을 가지고 기도하면 우리가 심어놓은 것은 잊고 있어도 하나님은 끝까지 추적하신다는 것이다. 여건보다는 믿음의 분량을 키워나가면 하나님께서 이루어주신다.
미국으로 가는 직항이 없어 일본을 거쳐서 가는 비행기를 탔는데 공항에 눈이 많이 쌓여서 2시간이나 연착되는 바람에 일본에 아슬아슬하게 15분 남겨두고 비행기를 갈아탔다. 아무래도 이번 여행은 처음부터 심상치 않은 하나님의 은혜의 기운이 느껴진다. 뉴욕에 14시간을 걸려 갔다. 지하철은 매우 지저분하고 오래 되었지만, 100년이 넘는 것이라 한다. 그 견고함에 나는 충격받았다. 미국 어딜 가든 100년이 넘는 건물과 건축물들이 그대로 보전되고, 사용되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얼마나 기초공사가 튼튼한 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아무리 오래 된 낡은 건물이라 하더라도 미국 사람들은 역사의식이 강해 잘 보존하고, 역사의 발자취를 꼭 새겨두거나 시각화해서 남긴다. 그들의 조상이 남긴 유물을 소중히 여기고 작은 것 하나라도 귀하게 여기는 그들의 모습에서 작은 존경심을 느낀다. 동기야 어찌되었든 역사의식이 있다는 것은 귀한 일이다.
어딜 가나 한국 사람들의 끈질긴 학연 지연은 미국 땅에서도 십분 발휘한다.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주신 미국 유학생들과 한인목회 하시는 목사님들의 픽업으로 좋은 숙소로 안내되어 묶었다. 그리곤 13일간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유럽의 웅장함과 멋스러움을 한껏 자랑하며 도시 자체가 대학도시인 예일대와 아늑한 분위기에 끝을 알 수 없는 거대한 땅 가운데 있는 프린스턴대, 작지만 한국 최초 선교사 언더우드가 졸업한 뉴브런스윅대, 선교학과 상담학으로 유명하며 한국인이 30%나 있어 한국어 강좌가 있을 정도인 풀러대, 오직 말씀에 근거하여 보수적이지만, 매우 성서적인 바이올라대, 입학했다하면 10년은 공부해야 졸업할 수 있는 엄청 어려운 클레어먼트대, 작년에 은퇴하신 총장님이 명예총장으로 계신 미주한인장신대 등 신학교를 탐방했다.
대부분 학교는 그 넓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컸다. 모두 특성들을 가지고,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들을 열어준다. 또한 건물 자체에 매력을 느끼게 잘 만들었고, 도서관이 학생위주로 꾸며져 있으며, 장학금 혜택의 기회가 많으며 대학 주변에 술집이나, 노래방, 당구장, 피씨방들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자매결연을 맺고 다른 대학에서 강의를 들어도 학점 인정을 해주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므로 다양한 학문을 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
미국 사람들을 대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오해할 정도로 눈만 마주치면 미소를 짓는데 그건 어렸을 때부터 교육된 것이고, 남을 배려하는 교육이 함께 어우러지므로 절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피해를 조금이라도 주었으면 I`m Sorry 를 연발한다.
릭워렌 목사님의 현대예배를 중심으로 한 시대감각적인 새들백 교회, 포스트모던의 분위기를 가장 잘 나타낸 크리스탈 처치, 예배당이 어마어마한 규모이고, 지역사회와 소외된 계층을 잘 품어주는 올란도제일침례교회, 100년된 교회건물을 잘 살려 한눈에 역사를 바라볼 수 있으며, 공간활용을 잘하고, 13세의 장애소녀로 시작하여 계속적으로 부흥하고 있는 레이크 에브뉴교회, 우리에게 숙소를 제공해주신 LA 온누리 교회, 제자훈련을 중점으로 하고 있는 남가주 사랑의 교회, LA 한 복판에 있는 청운교회, 뉴저지 한인교회, 나성영락교회 등의 교회를 탐방했다.
주로 큰 교회들을 탐방했는데, 더 작은 곳을 돌아보지 못함이 아쉽지만, 부흥하는 교회는 어떤 교회인가 분위기는 느낄 수 있었다. 박목사님께서 항상 말씀하시는 찬양, 어떻게든 우리의 엉덩이가 의자에서 들썩들썩 하며 하나님을 기뻐 찬양하는 모습을 기대하시며 강조하시는 찬양이 살아있는 교회와 지역사회와 동떨어져서 무인도처럼 홀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긴밀히 연관되어 주민이 교회를 귀찮도록 이용하며 사회봉사와 구제를 많이 하는 교회를 들 수 있다.
더 놀랜 것은 함께 동역하는 교역자 뿐 아니라 평신도들이 모두 전문가라는 것이다. 철저히 지도자를 중심으로 그 영성과 비전을 함께 공유하며 파트에 세워져서 전문가로서 헌신하는 것이 신선한 충격이었고, 거기서 긴장감을 가지고 돌아왔다.
교회를 가이드 해주시는 전문인 사역자가 따로 있었는데, 우리들의 지친 얼굴표정에 힘을 불어넣어주며 아주 기쁘고 즐겁게 하는 모습을 보았다, 나는 `과연 나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하나님을 자랑하며 얼마나 기쁨으로 이 일들을 감당하고 헌신하는가?` 라는 질문을 해보며 고개를 숙였다.
선교사 안식년 때 계속 교육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OMSC에서 세미나에 참석하고, 올란도에 있으며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전문성을 가지고 신학교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사역으로 선교를 감당하고 있는 국제 CCC 본부, 성경번역본부인 WBT, 선교동원과 미전도종족 선교본부인 U.S Center for World Mission, UN본부, 쌍둥이 빌딩의 자취는 사라졌지만 그 여운은 여전한 멘하탄 거리, 디즈니월드, 영화의 장면을 연출해 놓고 직접 영화도 찍는 세트장 Universal Studiio, 등을 짧은 시간에 다녔다.
가장 놀랜 것은 Universal Studiio에서였다. 줄을 세우기 위해 아르바이트하는 사람 같은데 그 사람들도 또한 전문가였다는 것이다. 우리가 지루하지 않도록 쉴새없이 연출을 하고, 분위기를 사로잡는 그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아주 작은 일에도 소홀히 하지 않고, 전문성과 프라이드를 가지고 일하며 사람을 소중히 생각해주는 그들에게서 다시 한 번 미국의 섬세함에 놀랬다.
미군기지의 비리들과 동계올림픽 오노 사건, 그리고 전쟁을 선포하며 그 힘을 과시하는 부시의 행각 등 여러 가지 사건들을 통해 나는 미국에 대해 편입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미국을 직접 눈으로 체험함으로써 배울 점도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단어로 표현하자면, 전문성,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는 깔끔한 매너, 합리주의, 성실하고 정직함, 자신의 일에 대한 강한 프라이드 등의 일면을 보게 되었다.
시차적응문제로 걸어다니는 시간 외에는 거의 눈을 감고, 먹는 시간도 힘겨웠던걸 고백한다. 또한 미국은 워낙 방대한 나라라, 동부와 서부간의 시차도 3시간이나 차이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지으신 그 넓은 나라를 눈으로 가져와 내 마음에 새기느라, 안간힘을 쓰고, 좀 더 보려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장신대 동문들의 도움을 받아 신학교와 유명한 교회들, 선교지, 한인목회지, 관광지들을 쉴 새 없이 방문하였다. 그리고, 선교적인 마인드로 늘 관찰하며 열심히 조사하였다.
그런데 우리를 갈라놓으려는 사단의 장난일까? LA와서 동문과 선교학 교수님의 켜뮤니케이션이 잘 안되어서 우리를 가이드 해주시는 데 서로가 마음 상하게 되었다. 주체가 2쪽이 된 것이다. 서로 눈치 보고, 학생들은 학생대로 불만이고, 우리를 인도하시는 교수님은 중간에서 난처한 입장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했다. 평소 저녁에 1시간 하던 경건회를 2시간동안 찬양하며 기도했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나는 생명샘 교인에게 기도부탁을 하였다.
그 다음날 오전까지 우리는 아직 마음이 풀리지 않았는데 오후부터 계획과는 다르게 일정을 하나님께서 변경해주셨다, 2년 전에 예약해야 만날 수 있다는 유명한 선교학 교수님을 만나게 해주시며, 놓칠 기차를 타게 해주시며, 비싼 입장료를 절반 가격에 살 수 있게 해주시며, 융통성 있게 일정들을 재조정 해주셨다. 그래서 기대 이상으로 흡족한 탐방과 세미나 참석을 하게 해주셨다. 또한 한국에 하루만 늦게 도착했어도 인천공항에 안개 때문에 착륙하지 못하고 공중에서 헤매거나, 매우 불편할 뻔했다.
나는 과연 하나님은 멋지신 분임을 확인 할 수 있었고, 우리를 위하여 중보하며 기도해주시는 분들의 소리가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여서 기가 막히게 우리를 인도해주시며 승리할 수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중보기도의 힘은 대단하다.
하나님께서 왜 내가 미국 땅에 오게 하신 걸까? 왜 가는 곳마다 하나님의 섬세한 섭리들과 비전들을 바라보게 하시고, 소망을 품게 하시는걸까? 왜 이 사람들과 함께 오게 되었을까? 나는 과연 어떤 전문성으로 영혼들을 섬기며 도울 수 있을까? 나는 하나님을 진정으로 기뻐하며 찬양하는 자일까? 나도 영어를 저렇게 잘 할 수 없을까?
쉴 새 없는 질문들이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쏟아졌다. 이제 그 모든 질문들을 마음에 품고 기도하기 원한다. 하나님은 항상 먼 미래보다는 바로 코 앞에 닥쳐 있는 문제들을 품게 하시고 기도하게 하셨다. 이제 나는 하나님의 전문가가 되길 소망한다. 그리고 상처입고 힘든 불쌍한 영혼들을 위하여 내 모든 것을 던져줄 수 있는 선한 사마리아 여인이 되길 원한다.
넓은 미국 땅을 봄으로써 넓어진 안목과 넓어진 마음들을 잘 간직하고, 사역의 풍성함을 기대하며 기도한다.
미국을 다녀와 주일 아침 드리는 1부예배에서 `하늘에 계신 아버지...` 손을 들고 찬양하는 생명샘 교회의 예배가 가장 감격스럽고 좋았다.
새성전이 너무나 기대된다. 그리고, 나는 더욱더 겸손히 영혼 섬기기를 기뻐하며 하나님을 기뻐하는 하나의 밀알이 되기로 결단한다.
미국 여정을 위하여 여러모양으로 도와주시고, 기도해주신 성도님들께 감사를 드리며 이 모든 영광 하나님께 올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