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나눔

(아버지학교) 편지 - 아버님께

작성자 김충호 날짜2003.11.13 조회수4544
작성일 : 2003/03/21 21:44

아버님 보세요.



추운 날씨에 건강은 어떠신지요.

또 어깨 결리신 것은 어떠신지요.

건강하셔서 오래도록 제 곁에 계셔서 오래도록 사랑하고 싶습니다.

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 하면 당연히 아버지는 평생토록 그대로 계시리라

생각했습니다.

요즘 아버지하면 얼마나 `아버지는 위대한 분인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 모진풍파 견디시며 아버지가 자식과 아내를 위해 이겨 나가셨다고

생각하니 새삼 존경심과 경의로움이 생깁니다.

또, 마음 한 구석에서 초라했던 옛 모습들이 그려집니다.

옛날 어렸을 적에 아버지랑 어머니랑 자주 싸우실때 왜 그렇게 아버지가

미웠는지 모릅니다. 어린 마음에 가족끼리 왜 다투는지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학교 다닐때 용돈 한 번 남들처럼 써봤으면 하고 여러번 생각했습니다.

`아휴! 아버지는 구두쇠야` 하면서 저의 마음이 아버지에 대한 미움으로

가득 찼었지요. 그리고 저는 공부도 안하고 공부시간에도 놀기만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내가 왜 그랬나 후회가 많이 되더군요.

이제 제가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되고서야 아버지의 위대하심을 조금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우리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하셨고 어려운 가정살림을 꾸리기

위해 구두쇠가 되어야만 했던 아버지가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릅니다.

또, 지금 우리 가족들이 화목하고 평화로운 것도 다 구두쇠 아버지 덕분

아니겠어요.

저는 구두쇠 아버지를 사랑합니다.

2003년 1월 25일

충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