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나눔

제 1기 아버지학교 수련 소감(이한기 집사)

작성자 박승호 날짜2003.11.05 조회수4139
2002/06/10 06:50
제 1기 아버지학교 수료 소감
이 한기
지난 3월 치유 과목을 수강하기로 하고 첫 수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과목에 대한 성격을 잘 이해하지 못했 었다. 내가 이 과목에서 얻을 수 있는게 무얼까 라는데 여러 가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솔직히 다분히 집사 람에 대한 견제의식도 들었다. 이병숙 집사는 부단히도 훈련과정을 들어 갔고 그래서 치유과정 다 끝내 고 목자훈련까지 받고 있는데 똑같이 들어 온 나는 아직도 기본 과정밖에 안한 상태로 마음의 부담이 적 지 않게 컸었다. 명색이 남자인데 마누라보다도 제대로 못한다는게 자존심도 조금은 걸리기도 했다.
교회내에서 아내의 역할이 점점 커 가는 것을 보면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이 되었 다. 아내는 결단력이 있어 무엇인가 한번 한다면 별로 재지 않고 그대로 해 나간다. 하지만 나는 이것저것 따지고 쉽게 일을 저지르지 못하는 성격이라 교회 내에서 내 역할이 커지는 것도 사실 쉽게 받아들이지 는 못하는 면이 있다. 그래서 어떤 때는 끌려가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나의 생명샘의 생활은 로마서와의 시작이었다. 3년전 9월 40일간의 로마서 새벽기도 중에 말씀의 은혜로 생 명샘에 등록한 이후 나는 새신자과정과 로마서 과정만 끝내고 성가대 활동을 하면서 훈련과정에 들어 가지를 못했었다. 당시에 성가대만을 위한 치유과정이 있었지만 순서대로 과정을 경험하고 싶었었기 때문에 복음기초 12강을 먼저 하고 나서 치유과정을 들어 가는 것을 생각했다. 그렇지만 복음기초 12강도 제 대로 할 수 있도록 시간이 되지 않아 계속 훈련을 미루게 되었고 회사 일로 인해 공부는 아예 포기하는 수 준이 되어 버렸다. 처음 교회를 오면서 가지게 된 열정도 어느덧 타성에 젖게 되어 기도시간이 줄어 들고 왠지 허전한 부분이 많아짐에 무엇이 문제인가 생각을 다시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교회를 향한 마음은 변 함이 없는 것 같은데 무엇인가 빈 느낌이 많아지는 것을 벗어 버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지난 해와 올 초까지 나에게 있었던 많은 변화는 더욱 갈등을 심하게 했고 늦은 퇴근시간으로 인해 심신 은 더욱 피곤해져 가기만 했다. 아직 마음이 안정되지 못했을 때 새학기가 시작이 되고 이때 훈련을 받아 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성가대 활동을 제대로 못한다는 부분이 좀 걸렸지만 나의 마음은 공부에 대한 부담을 지울 수가 없었고 더하여 나를 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과정을 찾게 되었고 `치유과 정`을 택하게 되었다.
처음에 과정을 볼 때 기존의 프로그램에 따라 우선 `내적 치유`를 먼저 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첫 모임에 서 선사모님이 이번 과정을 `아버지학교`로 할 것이라 말씀하시는데 뜻밖이었다. 나 혼자 생각은 내적 치 유 →부부 치유 → 가족 치유 등 일반적인 치유 코스로 해 나가야겠다는 것이었는데 아버지학교라는 과 정은 좀 생소하게 들렸고, 사랑의 교회에선가 어디선가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얘기를 전에 좀 들었던 정도였고, 그냥 큰 교회에서나 하는 프로그램이겠지라는 수준으로만 받아 들였었는데 막상 우리가 한 다니까 여기에서 나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라는데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선 사모님도 학교에서 이 프로그램을 보고 갑자기 결정하게 되셨다는데 내 마음 속에는 기대보다는 어떻게 이 과정이 진행될 까라는데 대한 걱정이 앞섰던 것도 사실이다. 짧은 시간동안 많은 것을 다루어야 한다는데 제대로 진행 이 될 수 있을까, 어느 정도까지 말을 해야 하지? 혹시나 숨기고 싶은 말까지 하게 하지는 않나? 등등 속으로 는 고민도 많았었다.

그렇게 첫 시간이 시작되었는데 첫날부터 충격은 찾아오고 있었다. 100여 쪽의 그렇게 두껍지 않은 책에서 나는 책장을 넘기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 책의 처음은 `아버지인 나`를 다룬다. 그리고 `남편인 나`, `남자인 나`, `예수그리스도와 나`, 마지막으로 `아내와 함께 하는 사랑의 축제`가 있다 한다 . 이 얇은 책 안에서 내 삶을 다 만진다고 하니 두려움이 앞섰다. 이제까지 감추어져 있던 내 모습이 다 드러내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사실 나는 혼자 많이 삭히는 성격이라 내 얘기를 많이 하고 싶어 하지 않는데 모든 활 동이 나를 드러내게 하는 것이라 생각하기도 쉽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당신은 아버지입니다. 자녀에게는 하늘과 같은 존재가 바로 당신입니다.
내가 아버지로서 바르게 선다는 것은 내 자녀의 일생에 사용될 올바른 나침반을 선물하는 것이나 다름 없는 것입니다. 지금 당신은 어떤 아버지입니까?
내 자녀가 나같은 아버지가 되어도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나는 자녀에게 자랑스런 아버지입니까?`

내가 당당히 그렇습니다라고 할 수 있을까 고민하도록 시작부터 화두를 던지고 있었다. 이 질문은 나를 심각하게 돌아보게 했다. 정윤이와 소연이에게 비추어진 내 모습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 아이들에게 아빠를 닮고 싶다는 마음을 주었던가? 그 아이들이 상처 입을 행동을 하지는 않았는가? 나는 당당한 아빠 인가? 새삼스레 아이들의 얼굴을 다시 보게 된다. 나와 아버지와의 관계가 나를 통해서 그들에게 내려지 는 것도 너무나 큰 부분임을 새삼 인식하게 된다. 나도 모르게 뇌리에 박혀져 있는 것이 표출되고 있는 것 이다. 내가 아버지에게서 받았던 것을 아이들에게 그 이상으로 전할 수 있을까 아니 줄이지 않고라도 행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부담이 생각 이상으로 다가왔다. 아이들과의 관계가 이젠 성숙한 관계로 되어야 한 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아이들은 이미 대화의 상대로까지 높여진 존재인데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아직도 작은이들로만 오해하고 있었던 부분이 많았다. 하나님은 모든 좋은 것의 근원이 되신다 고 하였듯이 좋은 아버지의 모델이신데 좋은 아버지는 무조건적인 사랑에 자신의 순결함으로 모범을 보이고 진실함으로 대해야 하며 믿을 수 있어야 하고 위로하고 붙들어 주는 성품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 다. 이렇게 완전한 아버지의 상을 나는 가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이를 만들어 가려 한다.
`남편인 나는 어떠한가`도 무거운 주제였다. 앞으로만 나아온 10여년의 결혼생활, 많은 부분에서 아내와 나 는 공감하면서 살아왔다고 자찬하기도 하지만 실제도 그러했을까를 고민해보는 시간이었다. 결혼하 고 1년만에 아이들이 나와 아내의 공간속에 들어 오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줄어 들어갔고 나는 일 에 빠져 있으면서 아내의 모습을 놓쳐 버리기도 했었다. 연애시절 그렇게도 많이 썼던 편지도 어느 순간 끊어진지도 모르고 대화의 시간이 얼마나 줄어들었던 지도 잊고 살았었는데 시간시간 아내와의 관계 를 되살리게 하는 프로그램을 좇으면서 잊혀졌던 처음 시절의 마음이 되살아나는 기쁨을 느끼게도 했 고, 더불어 나를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사람에게 내가 충실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회개하게 하고 돌아가 게 했다.

10여 년을 함께 살아 오면서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아내의 내면세계와 마음을 나누게 하는 프로그램은 우 리를 더욱 깊게 알게 하는 기회였고, 그래서 나는 주어지는 과제 하나하나를 빠짐없이 실천하려고 노력 했다. 언제 끊어진지도 모르던 편지를 아내에게 써서 전하고 내가 알고 있는 아내의 장점을 써 보기도 했 다. 아내가 가장 바라는 사랑의 5가지 언어가 어떤 순서여서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도 다시 알게 되기도 했 다. 나는 내가 제대로 못하는 부분이었던 지지와 격려를 아내에게 원했는데 아내는 함께 하는 시간을 갖 기를 원했다. 일에 빠져 있는 나에게서 이런 부분이 섭섭했나보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미안하기만 했다 . 더군다나 올해부터는 집에 들어 오는 시간이 더더욱 늦어져 있는데 아내의 바램을 만족시켜 주지 못하 는 게 미안하기만 하다. 또한 쑥스럽지만 아내소개도 써서 읽어 보았고, 아내가 무엇을 싫어하는지도 과 제를 해 가면서 나누게 되었다. 늦은 시간에 집에 돌아오더라도 숙제하느라 얘기를 하고 축복기도를 하 게 됨에 기쁨이 있었다.

시간시간 모임 속에서 서로의 얘기에 공감하고 나누고 풀어 가면서 다른 사람을 이해하게 되고 그 마음 을 안을 수 있게 된 것도 감사했다. 마지막의 순간, `아내와 함께 하는 사랑의 축제`는 모든 프로그램을 하나 로 승화시키는 Big Event 였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어 마지막까지 사모님이 수고를 많이 하시게 되 었지만 아버지학교 1기 멤버의 아내들과 로마서 찬양단의 도움으로 모두가 기쁨을 만끽하는 귀한 시간 이었다. 아내를 위해 다시 한 장의 편지를 쓰고 아내와 자녀에 대한 결단을 쓰면서 나는 이번의 아버지학 교가 얼마나 나에게 귀중한 경험이 되었는지를 되새기게 되었다.
나도 모르게 편지를 읽으면서 목이 매이게 되었고 울음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다시금 아내에게 나 의 마음을 고백하였고, 아내의 사랑에 감사했다.

나의 존재를 다시 찾게 하고, 자녀들과의 관계를 성숙시키면서 부부가 알아야 하고 느껴야 하고 이해해 야 하는 부분을 스스로 찾아가게 한 아버지학교를 1기로 경험케 하심을 하나님께 감사하며, 우리를 물심 양면으로 섬겨 주신 선선덕 사모님 정말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삶의 영원한 동반자인 이병숙 님께 내 온 마음을 드립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