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나눔

내적치유 인지치유 인턴십 소감문

2014년 2월 13일
유진국 목사

작년에 내적치유와 인지치유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웠고 신선한 도전을 받았다. 하지만 강의 내용 중 어느 부분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고 강의 분량도 많아서 3박4일의 기간 내에 소화해내기에 힘이 들었다. 더구나 소그룹에 참여하는 인원이 13-14명 정도 되어서 나눔을 할 때에도 자기의 생각이나 경험을 충분히 이야기하기 어려웠고 다소 어수선하여 집중을 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에 내적치유 인지치유 인턴십 과정이 열린다고 했을 때 나는 참가하기로 마음을 먹고 주저하지 않고 신청하였다. 30명 정도 참석하리라는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13명밖에 안 되는 적은 인원이 참가하여서 다소 분위기가 위축되었지만, 소그룹 강의에 들어가서 나눔을 시작하면서 마음이 활짝 열리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활발하게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나누기 시작했다. 30대 후반의 젊은 목회자로부터 50대 후반의 선배 목회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목회적 경험을 나눌 수 있어서 참 좋았고, 각자의 성장과정이나 현재의 가정생활 또는 부부생활이나 자녀와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험과 생각들을 나눌 수 있어서 서로를 깊이 알아가고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서로에 대해 알아 가면 알아갈수록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상대의 모습을 통해서 내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내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내 안에 작은 치유와 회복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더구나 내적치유와 인지치유에 관한 전문적인 강의를 듣고 배움으로 지식적 체계를 세울 수 있었고, 나는 어떤 기질이고, 어떤 부모양육 패턴 속에서 자랐으며, 자동적 사고를 넘어 합리적 사고로 그리고 나아가서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성경적인 사고로 발전해갈 수 있도록 훈련함으로써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지혜와 힘을 얻게 되었다. 내가 섬기고 있는 청년부의 리더들 중에 한 리더가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인 태도를 보이며 다른 리더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서로 간에 불신의 관계가 생겨나 사역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그래서 그 청년을 지난 주중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런데 그 청년을 만나기 전에 나는 마음속으로 이번엔 이 청년을 단단히 훈계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었는데, 그 청년을 만나기 전 기도를 하는 중에 내 마음속에 그 청년이 이전에 나에게 친절하고 잘 대해주었던 일들이 생각났다. 작년에 인도로 단기선교를 갈 때 얼마의 선교후원금을 준 일, 설교에 은혜 받았다며 나에게 감사를 표현한 일, 작년 전도축제 때 많은 일들을 도맡아 열심히 섬긴 일, 몇 개월 전 나를 초대해서 맛있는 식사를 대접해준 일 등 그 청년이 나를 잘 섬겨주었던 일들이 떠올랐다. 그러자 실제로 그 청년을 만나서 대화를 하는데 그 청년에 대한 분노, 실망 등의 감정이 많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결국 그 청년과 대화를 잘 마치고 문제를 선한 방향으로 잘 이끌어 갈 수 있었다. 인지치유를 배우고 적용했을 때 주어진 열매였다. 그만큼 인지치유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 수 있게 되었다.
또 한 편 개인적으로 내 마음과 삶에 변화가 일어난 것은 아내에 대한 나의 마음과 태도가 전보다 더 부드러워지고 따뜻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15년을 함께 살아온 아내인지라 너무 잘 알고 있고 편하다는 이유로 때로 함부로 말하고 거칠게 대했던 적도 있었다. 그 속에서 아내에게 상처를 주었던 것이 떠올라 미안함과 함께 후회스러움이 밀려왔다. 마음속으로 주님께 회개의 기도를 올리고, 늦은 밤 집에 돌아가서는 문을 열어주는 아내를 꼭 안아주고 살짝 입을 맞추었다. 약간 어색해 하는 듯했지만 참 좋아했다. 아내의 등을 두드려주고 손을 꼭 잡아주었다. 하나님이 나를 위해 예비하신 배우자인데 얼마나 힘들고 아프게 했나 싶어서 참 미안했다. 사과했음은 물론이고 앞으로 잘해주도록 노력하리라 약속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종종 다투고 싸우겠지만 전처럼 상처를 주거나 아프게 하지 않고 나의 생각을 다스리고 감정을 조절해서 상처를 주지 않고 합리적 사고와 성경적인 사고를 이끌어 냄으로써 주님이 원하시는 모습으로 서로를 사랑으로 대하며 살아가게 되기를 소망한다.
사랑은 표현할수록 더 커지고 배가된다고 했던가! 아내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부모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형제자매와 내 주변 사람들에게 더 자주 더 풍성하게 사랑의 마음을 표현하려고 한다. 아직도 내 안에 있는 상처 입은 모습들과 어그러진 모습들이 남아 있겠지만 살아가면서 계속해서 치유의 과정을 통하여 회복의 은혜를 경험하기 원한다.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되어서 상처 입고 아파하고 신음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싸매어주며 다시 일으켜 세우는 섬김의 사역을 감당하고자 한다. 이번 내적치유 인지치유 인턴십 과정을 위해서 멀리 한국에서부터 와주신 김경애 사모와 정정애 권사 그리고 우리 소그룹의 리더이셨던 이계대 안수집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내 교회와 내 목회만을 위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닌 더 크고 넓은 하나님 나라의 마음과 시각을 가지고 또 다른 교회와 목회자들을 세워가는 일에 효과적이고 활발히 쓰임 받기를 원한다. 뿐만 아니라 이번 내적치유 인지치유 인턴십 과정에 함께했던 동료 선후배 목회자들과 앞으로도 더 깊은 나눔과 교제를 해나가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사역들을 함께 협력해서 이루어가기를 원한다. 알에서 깨어난 병아리가 뒤뚱거리며 걷는 것처럼 우리가 내딛는 걸음이 어색하고 부족하다 할지라도 머지않아 힘차게 걷고 달릴 수 있게 될 것을 믿는다. 이런 귀한 기회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과 감사를 올려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