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학교 수료 소감문
제 15기 졸업생 김상기
아버지학교!!
아내가 추천하고, 아들이 회비를 지원하며 “엄마는 어머니학교에 가는데 아빠가 가지 않으면 대화가 되지 않으니 꼭 가시기 바란다” 는 권유에 못 이겨, (사실, 아내의 강요에 한주를 편히 쉬기 위해) 참석한 아버지학교...
서먹서먹한 가운데 처음 보는 낯선 사람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나를 소개하는 시간에 아버지학교에 오게 된 동기를 묻는 답으로 처음과 같이 대답하자, 진행자는 “다음 주도 꼭 참석하실 거죠?”라고 물었고, 오늘 하루를 지내보고 결정하겠다고 대답한 지가 어제 같은데 벌써 4주가 지나고 지금 수료 소감문을 쓰고 있다.
첫째 날, “아버지가 바로 서야 가정이 산다 ”라는 말을 몇 번인지 셀 수 없이 외치고 되 뇌이며, 주님! 제가 어버지입니다. 제가 어버지입니다. 제가 어버지입니다... 라며 나의 정체성을 일깨워 주는 시간, 또 나눔의 시간을 통해 낯선 조원들과 마치 술에 취한 듯~ 분위기에 취해 좀처럼 속내를 내 비추지 않던 내가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 나의 속사정을 털어 놓고 있는 자신을 보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둘째 날, 숙제로 아버지에게 쓴 편지를 형제님들 앞에서 발표하면서 그동안 아버지를 일찍 돌아가시게 퇴원을 결정한 죄책감에 쌓여 가끔 아버지가 생각날 때면 멍해지곤 하던 나의 모습이 원망스럽기만 하던 것이 조금은 위안이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28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두 달째 쉬고 있던 나에게 뜻밖의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와 새로운 직장을 알선 받고 제 2의 도약의 발판을 디디게 되었다. 누구의 뜻인지 모르겠다. 직장을 그만 둘 때는 모든 것을 그만 두고 다시는 직장생활은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는데 사실, 쉬면서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지만 지금은 또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어느 정도 마음의 안정을 찾고 있다.
셋째 날, 아내에게 편지를 쓰고 아내가 사랑스러운 이유 20가지를 써 내면서 아내의 좋은 점을 생각하게 되고 안 좋은 꼬투리만 잡고 하였던 지난날이 후회스럽게 느껴지며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겹쳐 들곤 했다. 아울러 평생 마음에만 묻어 두었던 사랑한다는 말과 아내와 아들과의 허깅하기, 칭찬하고 야단치지 않기 등은 가족들에게 새로운 내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넷째 날, 자녀들에게 편지쓰기, 자녀가 사랑스러운 이유 20가지를 써 내면서 사랑하는 아들들이 건강하게 내 옆에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사랑스럽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세월호 사건으로 집에 오지 못하던 큰아들이 휴가를 와서 같이 여행을 갔다 온 뒤 귀대하면서 아내에게 아빠가 너무 바뀌어 우리아빠가 아닌 것 같다 면서도 좋았다는 얘기를 했다는 말을 듣고 약간은 혼란스럽지만 내심 기쁜 마음이 들었다.
그날, 죽음을 맞보기 위해 유서를 써놓고 관속에 누워있다 다시 살아났을 때는 정말 열심히 살아가야겠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찡함을 느꼈다.
이제 마지막 졸업 논문을 쓰면서 잠시나마 내 자신을 돌아보고 느끼고, 깨우치게 해준 섬김이, 진행자 그리고 많은 도움이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 번 “아버지가 바로서야 가정이 산다” 는 것을 명심할 것이다.
주님! 제가 아버지라는 것을 망각하지 않도록 도와주시기 바라며 제 아들들에게 신앙심을 물려 줄 수 있도록 교회생활, 기도생활의 본이 될 수 있도록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