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치유를 마치며.....
심화반 안 애 진 집사
진정한 발견은 새로운 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라고 했는데 인지치유 두 번의 과정을 통하여 내 안에서 분명 새로움을
추구하는 변화가 일기 시작함을 느낀다. 이번에는 심화반을 통하여 좀 더 깊이 있게 이 과정의 본말을 섭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시작 했다.
소감문 작성을 앞에 하니 그간 시간이 제법 빨리 흐른 듯 여겨지고 어느 사이 막바지에 이른 과정이 아쉬움을 남긴다.
사물의 거죽만이 아니고 그 속 까지 깊이 들여다 볼 뿐만 아니라 자세히 그리고 오래 본 사람, 견자(見者)처럼 사색하고 관찰하고 질문하면
통찰이 생긴다는데 사물의 마음을 보고, 사물에 새 마음을 담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형상화하기엔 하루하루, 순간순간 많이 숨 가쁘고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내달리기에는 두 다리가 터무니없이 둔했기에 지금 여기까지 오는데 많은 날이 소요되었다.
사실 우리네 삶이란 것이 기쁘고 아름다운 순간도 많겠지만 동시에 좌절과 아픔도 겪어야하는 부침과 우여곡절의 인생이기 마련이다. 유도의
정신이 그렇듯 살아감도 휘어질지언정 부러지지 않을 유연함으로 대처하여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분히 부러질지언정 휘어지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생을 살았던 것 같고, 그러면서 완벽한 상황이 제시되지 않으면 기득권까지도 과감하게 버리는 무모함도 연출했다. 이 점이 나의 발전을
저해한 요소가 됨을 명명백백히 알게 되어 씁쓸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참으로 어떤 대상이나 상황을 깊이 있게 사유한다는 것이 오랜만이고, 깊어가는 불면의 밤들이 하나도 아깝지 않게 여겨지는 요즈음이다.
많이 감사한 것은 이 과정을 통해 메말랐던 네 혼에 헐몬의 이슬 같은 청량한 비가 내린 일이고, 이 과정의 일정들을 별반 힘들이지 않고
받아 드릴 수 있음이 나도 모르는 사이 생명샘 교회를 통해 접한 설교와 말씀 공부, 신의 성품에 참여하려는 욕구로 동기를 부여한 많은
지식과 정보가 충분한 지렛대 역할을 한 것 같다.
또한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고개 숙이게 하는 성실과 겸허함을 담은 장로님의 정갈한 매일의 감사일기와 많은 시간 나를 온전히 세우기
위해 제공해 주신 귀하고 방대한 자료들, 부드럽고 합리적인 첨삭으로 섬겨주신 목사님, 간사님들의 섬김이 저무는 하루를 행복으로 이끈다.
이제 어슴푸레 목표가 제시되려는듯하나 자정을 향해 치닫는 시간이 예쁜 유리 구두를 벗기려한다.
또 반(盤)중의 홍시를 품어 가 하나님께 드리는 효를 다하고 싶은데 가능할지 안타까워 그것이 섧다.
예수님은 장님에게 물으신다. 네가 무엇을 원하느냐고!
보기를.....
걷기를.....
분명한 어조로 답을 했던 그들에게는 원하는 것이 주어졌다. 목표가 분명치 않으면 하나님도 도우실 수 없음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과정이 나의 tipping-point가 되기를 원했으나 또 다시 베드로처럼 고백하려는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주님께서 이 마음 아시리....
마지막으로 장자가 논했던 속세에 즐겨 종사하고 있는 듯이 보이지만 그 마음은 저 멀리 드넓은 우주공간에서 노닐었던 진인(眞人)을 상고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성실하고 열심히 살면서도 세상사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로 초월성의 덕을 지닌 채 물아일체(物我一體)의
삶을 살아내고 싶다. 이를 가능케 하실 단 한 분, 그 분을 향한 순애보가 저물어 가는 하늘가에 노을처럼 타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