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나눔

2005년9월4일주일간증-정광훈안수집사

작성자 관리자 날짜2005.09.05 조회수3246
 

 안수집사 정  광  훈 입니다.


저는 내년이면 환갑인 60세입니다.  거의 빈손이다 시피 시작한 사업이 지금은  한국, 미국, 중국, 유럽 등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하여 몇 개 회사에서  2,000여명의 직원이 연매출 약 2,500억원을 올리는 코스닥 상장기업으로 성장하였습니다.   가정적으로는 부모님이 아직 건강하게 살아계시고, 매사에 힘이 되어주는 아내가 있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한 아들 둘에게서 손자 셋을 두고 있으며, 형제간에 우애하며 나름대로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또한 교회에서도 안수집사로서 교회와 교우들에게 신뢰를 잃지 않고 있으며, 객관적으로는 영적인 축복까지 완벽하게 누리는 하나님의 자녀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까지의 내 인생 여정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구비 구비의 길을 다 말할 수 없지만, 애쓰고 힘써서 땀과 정성으로 일구어 온 나날들이었습니다. 지금의 이 결과는 땀과 노력의 결정체로서, 거저 얻은 것이 아니기에 마땅히 누리고, 당연한 복으로 받아도 될 것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과연 지금까지 이루어 온 모든 것들이 하나님 보시기에 만족할 만한 기쁨이 되고, 참 성공인가 하는 의문을 얼마 전부터 깊이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2003년 12월 생명샘교회에 새 가족으로 등록하게 된 후에 샘명샘교회에서 하나님을 새롭게 만나면서부터입니다.


저는 두해 전에 그동안 내 신앙의 뼈대를 만들고,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 성숙시켜 준 교회를 떠나오게 되었습니다. 회사 근처로 집을 옮긴 때문입니다. 보내는 교회도, 떠나 오는 우리 가정도, 정든 교회를 떠나는 것이 마음 아파 몇 번이나 망설였지만, 결국 떠나야 하는 상황으로 귀결이 되었습니다.


원래 나는 기독교 신앙과 무관한 유교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아내를 만나 결혼하면서 기독교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결혼주례자 앞에서 약속한 신앙생활은  남편으로서 아내에게 신뢰를 얻는 한 가지 방법으로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본래 신앙도 없던 터라 사업상 주일을 못 지키는 일이 많았고, 그래서 때로 아내를 안타깝게 하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아내의 기도 덕분에 세월이 흐른 만큼 내게도 나름대로 신앙이 자라갔습니다. 언제라고 시점을 말할 수 없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 내 마음 속에 주님을 나의 구주로 모시게 되었고 교회에서도 직분을 맡게 되었습니다.


때로 실패도 있었지만, 대체로 승승장구하여 사업도, 가정도, 신앙생활도 그런대로 만족했습니다.  그리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오늘에 안주할 수만은 없으므로 또 다시 뛰어야만 하는 삶이 계속되었고, 나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던 게 사실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나는 내방식대로 열심히 살았고 내방식대로 믿음생활도 했습니다. 사회도 교회도 나의 방식에 대해서 간섭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생명샘교회는 교인으로서 정착하는데 제게 많은 불편을 주었습니다. 신앙생활이 35년이나 되고 나이도 많으며, 직분을 가진 나인데 새 가족 공부를 하라. 로마서를 하라. 알파를 하라. 배우라는 게 너무 많아서 교회를 옮긴 것이 크게 후회가 되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옮겨왔고 성격상 한 곳을 정하면 아니라는 결론이 날 때까지 적응하려고 더욱 열심히 노력하는 타입이라 꾸준히 시키는 대로 순종하며 나갔습니다. 역시 순종이 제사보다 낫다는 말씀대로 내가 참석한 프로그램마다 새로운  은혜를 얻게 되고 예전에 접하지 못한 분야들을 접하게 되면서 신앙뿐 아니라 삶에도  새로운 도전을 받게 되었습니다.


때마침 실업인 선교회가 탄생되면서 부족한 이 사람이 동참하게 되었는데, 회원 모두에게 비전을 일깨우시는  담임목사님의 열정과 솔선수범의 리더십에 감동을 받게 되면서 교회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마음에만 늘 있던 선교에 대한 열망은 몇 차례 선교현장을 가 봄으로써 서서히 구체화되어갔고,  앞으로의 내 신앙생활의 방향과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통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힘들게 느껴졌던 공부 하나 하나가 인간관계나 사업에도 적용하면  좋은 것들이어서 현재 회사 사원들을 교육하고 인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많은 부분들이 변했지만, 저의 변화는 영적인 변화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알파주말수양회, 인카운터와 같은 집회에서 난생 처음으로 성령을 체험하면서 남들이 기도할 때 부럽기만 했던 방언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고 더 큰 의의는 신앙인으로서의 내 삶의 방식과 우선순위가 재조정된 것입니다.


이번 인지테라피에 모처럼 3박 4일이라는 쉽지 않은 시간을 내어 참석하게 된 것이 중요한 것을 깨닫는 또 한번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프로그램의 유익은 많은 사람들이 간증을 했기에 다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제가 거기에서 발견한 것이 있습니다. 일상생활과 단절된 공간과 시간 속에서 내면의 자아를 솔직히 들여다보게 된 것도 귀하지만, 나와 함께 한  생명샘교회의 믿음의 식구들을 재발견한 것입니다. 


나는 떠나기 며칠 전부터 엉덩이 한쪽에 땀띠와 종기가 나서 통증이 심했습니다. 참을 수 없어 오기 전날 병원에서 바르는 약과 먹는 약을 처방받고 다 준비하였으나 부지중에 빠뜨리고 왔습니다. 첫날은 그냥 참고 지나갔으나 둘째 날부터는 견디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얼음찜질로 겨우겨우 이겨내고 있는데  아차! 사고가 터진 것입니다. 얼음주머니를 바지 속 엉덩이에 넣고 바닥에 앉아 설교를 듣는 중에 얼음이 다 녹아 물로 빵빵해진 비닐 주머니가 드디어 퍽 소리를 내고 터져버렸습니다. 바지는 물론이고 방바닥까지 물로 흥건했습니다.


그 때 이 위기의 순간들을 소리 없이 수습해주는 손길들, 알로에 젤을 건네주는 손길, 어깨를 주물러 주는 손길, 순간순간의 천사의 손길들의 터치가 내 가슴을 울컥하게 했습니다. 내 60평생에 아무 이해관계 없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로 부터 격려와 지지와 진실한 사랑을 받아 본적이 있었던가?  나와 무슨 상관이 있길래, 머리부터 발끝까지 터치해 주시며 불편한 몸을 챙겨주시는 것일까?


담임목사님은 물론이고, 선 선덕 사모님, 그리고 춘천생명샘교회 주방 봉사팀, 우리교회의 테라피 섬기미들은 제게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나의 삶을 되돌아보며 참 섬기는 삶이란 어떤 것인가를 생각케 했습니다.


이들의 수고는 마지막 날 소감문 시간에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처음과는 달리 다 천사처럼 빛나는 얼굴이 되어 있었습니다. 한 사람씩  떼라피에서 얻은 수확들을 고백했습니다. 그토록 아픈 상처들, 불우했던 어린 시절들, 그 어려웠던 순간들, 그러나 고생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고 오히려 견디지 못하고 포기하고 좌절 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는 것을 일깨우는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삶 가운데 어떠한 어려움이 닥칠지라도 절대 절대 포기하면 안 된다는 것을 서로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내 가슴속에서 진심으로 아픔과 고뇌를 딛고 일어서는 지체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와  맘껏 격려하고 지지해 주고 싶어졌습니다. 감동이 감상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며 조용히 거룩한 삶에 대한 거룩한 열망을 가슴 속 깊이에   새겼습니다. 이제 나만의 신앙생활이 아니라 우리의 신앙생활이 되어야 한다는 다짐을 하며, 함께 한 생명샘교회의 식구들이 더 없이 소중하게 다가왔습니다.


바쁜 일정 가운데서도 비를 뚫고 달려온 같은 호프샐원들 심 상희 안수집사, 강 준의 안수집사, 박 장준 집사님의 열의는 또 하나의 감동으로 남아 있습니다.


하나님은 제가 외롭지 않도록 이렇게 좋은 믿음의 동료들을 허락해 주셨음을 확인하게 하셨습니다. 인지테라피에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바로 이것입니다. 저는 돌아와서 경건생활에서 구체적인 행동의 변화를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나 했습니다. 그것은 사업상 만나야 하는 만남을 이제 술자리에서가 아니라 등산 또는 레져 활동과 식사로  전환한 것입니다. 술자리에서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등산과 식사를 하면서 내가 받은 은혜를 그들에게 말하게 되고 나의 하나님을 간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전에는 회사일과 교회일이 겹치면 언제나 회사일이 우선이던 것이 이제는 내 마음이  교회 일을 우선하게 된 것입니다.


 이미 말씀드렸듯이 저는 분수에 넘는 축복을 받은 사람입니다.


나를 내려놓고 나의 십자가를 지며, 나를 겸손하도록 하시는 하나님께서    넘치도록 주신 크신 은혜에 보답하지 못한 어리석음을  통회합니다.


그리고 더 늦지 않도록 새 삶을 시작케 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남은 삶을 어떻게 의미 있게 마무리 할 것이며, 후손들에게 어떤 유산을 남겨 줄 것인가를 생각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작하신 이가 이루실 줄 믿으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