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차 테라피를 다녀와서..
3진 오미숙지파-김진희집사
3박4일간의 테라피 기간중에 시어머니 제사가 있어서 다음기회로 미루려고 마음을 정하고 있었는데,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어머님 제사를
안지내기로 결정했다는 큰 아주버님의 연락을 받고서 ‘이번 테라피는 내가 꼭 가야하는가 보다.’하고 생각을 하였다. 설레는 마음으로 일주일
전에 급하게 등록을 하고 당일, 가벼운 마음으로 집을 나서 6시간만에 도착했다. 눈앞에 펼쳐진 탁 트인 넓은 시야가 하루의 피로를 씻어
주는 듯 했고, 잔잔하고 조용한 바다는 주님의 품처럼 따뜻하게 느껴졌다. 강사님께서 이번 테라피의 주제는 ‘사랑’이라고 했다.
4개월전, 건강하시던 엄마가 뇌경색으로 쓰러졌고, 오른쪽 마비가 와서 재활치료를 받고 계시는 중이다. 엄마의 병환으로 요즘 나는 아빠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었다. 4개월 동안 매일 같은 시간에 엄마 곁에 있어주고 손잡아 주고 격려해주시는 아빠에게서 평소에 보지 못했던 아내
를 사랑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완전주의자. 결벽증, 분노폭발, 폭언을 일삼았던 아빠! 춤추러 다니면서 엄마의 애를 태웠던 아빠.
아빠는 지금 용서를 비는 마음으로 엄마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중이다. 외모도 말투도 표정까지 달라진 아내에게 “걱정하지마, 당신이 제일 예뻐.”
라고 미소 지으며 편안하게 말씀해주시는 아빠! 이번 테라피 주제가 사랑이라는 말을 듣고 이 곳에 있는 동안 아빠에 대한 나의 부정적인 생각을
모두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첫째날, 친할머니 집에서 울고 있는 나를 떠올렸다. 고아로 자라다 커서 다시 만난 할머니. 할머니는 손녀딸을 왜 그렇게 차갑게 대했는지.
무서운 표정으로 말하고 매일 우는 나를 야단치는 할머니였다.
침묵시간. 풍선을 크게 불어 화난 얼굴의 할머니를 그리고 터뜨리고, 찰흙으로 빚어서 바닥에 내리치면서 할머니에게 못했던 감정을 한마디씩
하고 뭉개고 내리치고 반복했다. 그리고 넓은바다에 던지고 돌아왔다.
둘째날, 나의 주요감정인 두려움!
어려서부터 나는 아빠가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그런 아이였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면서 야단을 맞고 항상 바보란 소리를 들으며 컸다
아빠의 분노가 폭발했을 때는 무서워서 벌벌 떨었고 무능력한 아빠는 늘 집에 계셨지만시고, 아빠의 분노를 방어해줄 엄마는 장사하느라 집에
계시지 않아 너무 두렵고 슬펐다. 성령님은 아빠의 삶을 떠올리고 상처를 이해하게 하셨다.
친할머니는 어린 아들을 데리고 시집을 와서 딸을 낳았다. 아빠가 5살이 되자 그곳에 아빠를 남겨두고 딸만 데리고 다른 곳으로 시집을 갔다.
7살이 되어 집을 나와 그때부터 고아로 컸다고 한다. 어려서 한국전쟁도 겪었다. 아빠에게는 세상에서 혼자였다. 살기 위해서는 성격이 강해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성령님은 초라한 옷을 입고 울고 있는 사내아이를 보여주셨고 아빠의 상처와 분노의 뿌리를 알기에 아빠를 미워하지 않게 되었다.
셋째날, 대학교 1학년때 나이트 클럽에 갔다가 늦게 귀가했다는 이유로 아빠에게 몽둥이로 맞았는데, 함께 웃고 춤추며 노는 댄스타임이 있었다.
그 때의 기회로 땀 흘리고 놀면서 다 씻어버렸다. 토설시간, 나의 주요 감정인 뿌리를 찾고 상처를 준 부모를 생각하며 분노를 치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축사 시간에는 주님께 치유를 받았음을 알고 마음에 평온함이 느껴졌다.
둘째날 치유시간 이후부터 육체적으로 특이한 현상이 있었다 식사도 하고 몸도 아프지 않은데, 밤새도록 설사를 했고, 또 하루종일 멀쩡했다가
셋째날 토설기도 시작하기 전부터 다시 설사를 반복했다. 나를 치유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이라고 긍정적 생각을 하면서 상태를 지켜봤다.
신기하게도 치유시간을 마치고 나서 이런 아픔도 완전히 사라졌다. “내 안의 상처와 부정적 감정들도 주님이 이렇게 배설시켜주시는구나” 라고 생각하니
너무 감사했다. 아빠의 사랑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고 할머니를 용서하고 섬김이 품에 안기어 울면서 엄마품을 느껴보았다. 이곳에는 아빠의 품, 엄마의 품
가족의 품이 있다. 사랑과 용서의 품도 있다. 주님의 임재를 느끼며 매 시간마다 집중하고 치유와 자유함을 얻었다.
감성테라피를 위해 기도해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드리며 일정동안 함께 울고 웃고 함께 치유받을 수 있어 즐거웠다. 모두 감사드리고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