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나눔

2012년8월10일 김지열(고등부테라피)소감문

작성자 관리자 날짜2012.08.12 조회수1048




테라피 소감문


고등부 2학년 김지열



소문으로만 듣던 테라피, 내가 직접 가게 된다는 생각에 떨렸다. 막 부수고 소리지르고 난리가 난다는 얘기를 들어 긴장했었다. 테라피는 수련회와 달리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찾아가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사실 나는 평소에 내 마음을 잘 다스려 와서 내면 치유는 필요 없다고 생각해왔기에 가서 180도 바뀌고 올 거란 기대 같은 것은 없었다.


차에 30여명 가량이 타고 5시간을 달려 도착한 테라피 장소는 바다가 보이는 좋은 곳이어서 긴장 같은 것은 온데간데없었고 즐겁고 평안하기만 했다.


첫 강의 시간에 어린 아이와 같은 티 없는 웃음, 울음, 놀자 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어렸을 때를 빼고는 그런 적이 없었던 것 같았다. 속으로 티 없이 웃고, 울고 놀아보자 다짐을 했다.



핸드폰과 시계를 맡겨 버리니 집중하기 쉬웠고 쉬는 시간이 많았다. 강의에 이어지는 조별모임도 좋았다. 우리 조원은 김기란집사님이 조장을 하시고 나를 포함한 4명의 학생으로 이루어졌다.


처음에는 ‘나만큼 힘들었던 사람은 없을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조원들의 말을 듣다보니 나보다 더 심해서 내가 조원들을 다독여 줘야 할 정도였다. 모임 중 공감대가 형성되어 서로 웃기도 했지만 ‘저런 일이 있었는데 어떻게 현재와 같은 모습을 보일 수가 있는 거지?’라는 생각을 하였다.


밤마다 있던 내적치유시간도 조모임 못지않게 좋았다.


첫 날은 부모님에 대한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었는데 소리 지르면서 하나님한테 고자질한다는 느낌으로 소리 지르면서 기도했다. 그렇게 기도를 해도 조금 답답한 느낌이 들었는데 순간 부모님의 모습이 아닌 나 자신의 모습을 뒤돌아보게 되었다. 부모님이 잘못을 하셨지만 그런 모습을 아직까지도 용서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떠오르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봐도 부모님을 향했던 분노의 마음에서 나의 모습을 떠올리고 생각이 전환되었다는 것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인 것 같아서 감사하다.) 주님을 영접하고 난 후 흘렸던 어떤 눈물보다 더 많은 눈물을 쏟아낸 시간이 그 때였을 것이다. 매일 일찍 일어나셔서 기도하는 뒷모습을 보여주시는 아버지 모습이 떠오를 때마다 계속해서 한 층 더 강하게 울었고 나중에는 오열을 하게 되었다. 정말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이 차올랐다. 눈물이 나와서 휴지로 닦고 울고 닦고만 끝까지 계속했다. 기도회가 끝나도 여운이 남아 훌쩍거렸다. 마음을 다 추스르고 자리에서 일어나니 내 안에 불만 같은 것이 다 빠져나간 자리는 텅 빈 것 같았다. 그것이 허탈함과 힘 빠짐과 같은 종류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힘이 났다.



둘째 날 내적치유는 부모님에 대한 안 좋은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었다. ‘첫째 날의 감정표출로 인해 그나마 부모님과 가까워 진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거리감 생기게 왜 또 하는 거지?’라는 생각을 했지만 일단 누우라고 하셔서 베개를 감싸고 자리에 누웠다.


잔잔한 음악이 깔리면서 TV에서 보았던 것 같은 ‘이제 당신은 어렸을 적으로 돌아갑니다.’ 말이 들렸다. 그 말을 따라 의식적으로 그때 당시로 되돌아가 어린 내가 나의 앞에 서있다는 상상했다. ‘자신 앞의 부모님을 생각해보세요.’라는 말씀에 일단 어머니를 생각해 보았다. 웃음이 났고 행복했는데 어머니가 우시면서 계속해서 잘못했고 잘 자라줘서 고맙다고 말씀해 주셨다. 어머니는 잘못한 것이 없기에 안고 다독여드렸는데도 우시니까 눈물이 조금 고이기는 했다.


뒤이어 죄인처럼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 보였는데 알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거친 말이 터져 나왔다. 내 의지와는 달라 당황스러웠다. 분명 첫 날 내적치유시간에 부모님, 특히 아버지에 대한 안 좋은 감정은 다 풀린 줄 알았는데 내 입에서 터져 나오는 소리를 듣다보면 전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찰나 어린 소년이 아버지를 향해 소리 지르는 모습이 스쳐지나갔다. ‘열여덟살인 지금의 나는 아버지를 용서했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때의 내가 아직 아빠를 용서하지 못했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렸을 적의 나를 도와준다는 생각으로 같이 소리를 질렀다. 그럴수록 아버지의 고개는 점점 숙여졌고 평소 같았으면 그만뒀을 테지만 이상하게 멈춰지지 않았다. 오히려 소리가 더 커져만 갔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한 집사님한테 안겨있었고 숨만 강하게 내쉬고 있었다. 마음 속의 침전물이 빠지는 느낌이 들면서 마지막 숨을 내쉴 때는 안정과 만족을 느꼈다.


마지막 내적치유의 밤. 자기 안의 나쁜 영을 내쫓는 축사 시간이었는데 내 안에는 나쁜 영이 없을 것 같아 편한 마음으로 임했다. 내 주위의 사람들은 은혜를 받는 지 주변의 소리는 커져가고 나는 역사하심이 없는 것 같아 불안해졌다.


나중에 기도가 안되는 사람들을 위해 섬김이께서 오셔서 처음부터 기도를 시키셨는데 불안감을 천천히 내려놓고 기도를 하자 마음속에 평안이 찾아왔다.



빛줄기들이 어떤 장면을 보여줬는데 멀리서 봐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자 그림이 멀어지면서 하나의 큰 장면이 보였다. 내 미래의 모습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구름 위에 빛으로 형성된 곳을 보았는데 그 곳이 천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수고했다 내 아들아.’라고 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직접 겪어보지 않았다면 모를 황홀한 느낌이 들었다. 다음날 집에 올 때까지 그 때 본 장면들이 떠올랐다.


기도를 할 때 받아 적은 글을 집에 와서 읽다가 어떤 한 문장을 읽는 순간 가슴에 쿵하고 와 닿고 피가 머리를 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문장은 바로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감 있게 나가라’였다.


고2가 시작되면서 나의 최대의 걱정거리는 바로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었다. 꿈을 확고히 붙잡았다고 생각했지만 불안감 때문에 주변의 말에 금방 마음이 흔들렸었다. 그런 내게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감 있게 나가라 라는 말씀은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말씀이었다. 마음에 확신이 들고 두려움이 사라졌다.


이번 테라피를 통해 부모님에 대한 마음이 치유되고 고정관념을 가진 나를 되돌아보고 진실된 생각으로 바뀌었다. 또한 하나님께서 항상 나의 옆에 계신다는 확신이 생겼다.


“저를 테라피에 보내주신 부모님, 저희들을 위해 봉사해주신 목사님과 집사님들 그리고 항상 저의 곁에 계시어 저를 지켜주시는 하나님 아버지께 정말 감사드립니다.”